ORIGINAL FICTION
제254화 — 누구의 의원인가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헤르메스 파업 뒤 가장 많이 공격받은 사람은 회사대표도 노조위원장도 아니었다.
하원의원 세 명이었다.
모두 헤르메스 핵심항만 지역구.
지난 선거에서 회사 직원과 협력업체 가족 표를 많이 받았다.
기업 정치자금도 합법한도 안에서 받았다.
이들이 파업 초기에 정부개입을 신중히 해야 한다고 말하자 반대파가 즉시 이름을 붙였다.
‘헤르메스 의원.’
한 의원은 화를 냈다.
“우리 지역 유권자의 38퍼센트가 물류산업에서 일합니다. 그 사람들 의견을 말하면 기업의원입니까?”
반론하기 어렵다.
그런데 같은 의원이 과거 헤르메스 임원과 47번 비공개 면담한 기록도 있었다.
불법은 아니다.
로비등록도 돼 있었다.
숫자가 많아 보인다.
시민단체는 모든 면담 녹취공개를 요구했다.
의원들은 반대했다.
정책협상에는 비공개가 필요한 경우도 있고, 민원인 개인정보도 섞인다.
절충.
누구를 언제 만나 어떤 정책을 논의했는지는 공개.
대화 전문은 비공개.
금전·계약 제안은 별도 신고.
로비를 범죄처럼 몰지 않고 흔적을 남기는 방식.
문제의 세 의원 가운데 한 명은 실제로 헤르메스에 너무 가까웠다.
퇴직 뒤 회사 고문계약을 미리 협상한 사실이 발견됐다.
◆현직에서 항로상호운용성 법안을 다루면서.
이해충돌.
계약 자체가 불법인가.
퇴직 뒤 취업 가능.
하지만 현직 중 미래고용을 협상하면 표결에 영향.
윤리위원회.
직무배제.
과징금.
다음 선거.
낙선.
나머지 두 의원은 위법 없음.
그중 한 명은 오히려 상호운용성 법안 찬성으로 돌아섰다.
지역기업 헤르메스에 불리한 법.
왜.
“항만이 헤르메스 하나에 묶여 있으면 다음 협상 때 우리 지역도 회사에 끌려다닙니다.”
지역대표라고 기업대표는 아니다.
헤르메스 노동조합도 법안 찬성.
경영진 반대.
같은 회사 안에서도 정치가 갈린다.
선거운동에서 기업후원 문제는 더 복잡했다.
회사 자체 기부한도.
임원 개인기부.
직원조합.
협력업체.
어느 대형기업이 직접돈 대신 직원들에게 특정후보 후원을 권유한다면?
강요.
불법.
자발 안내.
경계.
선거관리원은 회사 내부메신저를 통한 ‘권장후보 목록’ 배포를 제한했다.
직원 정치자유 때문.
노동조합도 같은 규칙.
노조가 조합원에게 투표지시를 강제할 수 없다.
후보추천은 가능.
대칭.
한 노조는 반발했다.
“기업과 노조를 똑같이 봅니까?”
강제력 형태가 다르지만, 개인의 표를 조직이 소유하지 않는 원칙은 같다.
◆황실은 선거후원 안 함.
당연.
황실 고위직의 특정후보 공개지지도 제한.
황실은 선거후원에 관여하지 않았다.
상원에서는 귀족가문 후원도 논쟁이 됐다.
작위는 공적명예인데 정치자금을 줄 수 있나.
가문재단 돈으로 정당후원.
금지.
가문원 개인재산.
가능.
공인가문 이름을 내건 공식후원.
제한.
카르마인 브랜드 사건과 같은 구분.
공적지위와 사적정치.
오르텐 가문은 내부적으로 모든 후보후원을 개인명의로만 하게 했다.
메랄은 재단 연구정책 의견은 내되 선거후원은 안 했다.
가문마다.
‘누구의 의원인가’라는 질문은 결국 한 사람을 기업·노조·종족·지역 중 하나에 묶으려는 질문이었다.
현실은 더 복잡했다.
문제의 두 번째 의원은 다음 선거에서 재선됐다.
헤르메스 직원표도 받고, 회사경영진과 싸운 뒤에도.
선거캠프 분석을 보면 물류직원 가운데도 표가 갈렸다.
첫 번째 의원은 낙선 뒤 헤르메스에 취업하려 했다.
윤리법상 5년 냉각기간.
기다려야.
그는 자문회사를 세우려다가 그것도 우회취업으로 판정돼 막혔다.
“생계는 어떻게 합니까.”
전직 의원 연금과 다른 직업 가능.
정치영향을 바로 현금화하지 말라는 규칙.
◆5년 뒤 그는 실제로 물류산업에 취업했다.
합법.
그때는 누구도 크게 관심 없었다.
상호운용성 법안 표결일, 헤르메스 지역구 의원 셋 중 둘이 찬성하고 하나는 기권했다.
회사는 졌고 지역은 사라지지 않았다.
의원도 회사도 자기 몫의 권력만 가질 수 있었다.
의원과 기업 사이 관계공개 규칙이 강화되자 의원실 풍경도 바뀌었다.
예전에는 면담기록을 보좌관이 수기로 정리했다.
이제는 자동등록.
회사.
노조.
시민단체.
가문.
지역협회.
누구를 만났는지.
일정공개 때문에 사소한 민원까지 정치로 해석되는 부작용도 있었다.
어떤 의원이 제과기업 대표를 만났다는 이유로 식품세 완화 로비 의혹.
실제 지역축제 후원문제.
공개는 오해를 없애지 않는다.
검증할 자료를 늘릴 뿐.
의원들은 일정마다 주제를 짧게 붙였다.
[항만고용.]
[의료보험.]
[축제.]
또 서류.
로비회사도 전문화됐다.
예전에는 전직 관료의 인맥이 핵심.
새 규칙에서는 누구를 아느냐보다 어떤 자료를 제출했는지가 남는다.
전직 고위공직자 냉각기간 때문에 직접접촉도 제한.
로비업계는 ‘정책분석회사’로 이름을 바꾸려 했다.
실질이 로비면 등록해야.
◆이름.
상관없음.
한 회사가 등록을 피하려고 연구보고서만 발간하면서 특정 의원실에만 무료 브리핑.
감사.
로비로 판정.
과징금.
그렇다고 로비 자체를 금지하지 않았다.
기업이 법안 영향을 설명할 권리.
노조도.
환경단체도.
문제는 접근기회 불균형.
대기업은 전문팀 수백 명.
작은 시민단체는 다섯 명.
하원은 공개청문 슬롯 일부를 추첨·공익배정으로 바꿨다.
돈이 많다고 발언시간까지 살 수 없게.
기업들은 반발.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실제로 이상한 단체도 들어왔다.
근거 약한 주장.
위원회가 자료검증.
발언권과 사실인정은 다르다.
어느 청문회에서는 작은 프런티어 상인협회가 대기업보다 중요한 문제를 발견했다.
헤르메스 데이터 이전규격이 소형업체에는 너무 비싼 인증장비를 요구한다는 것.
대기업끼리는 문제 없음.
상무원 수정.
접근기회가 실제 기술문제를 잡았다.
의원 후원금도 상한을 낮추자는 주장이 나왔지만 통과하지 않았다.
돈이 정치에 들어오는 걸 완전히 막기보다 출처·집중도를 공개하는 쪽.
한 후보가 특정 산업에서 후원금 60퍼센트 이상 받으면 표지.
유권자가 판단.
실제로 ‘헤르메스 의원’이라는 별명을 가진 두 의원의 후원구조는 달랐다.
◆한 명은 회사·임원 중심.
다른 한 명은 노조·직원 개인후원 중심.
같은 별명으로 묶는 게 부정확했다.
선거방송은 후원금 원형차트까지 보여주기 시작했다.
시민 관심.
처음 높음.
나중 낮음.
숫자가 공개된다고 모두가 공부하는 건 아니다.
그래도 필요할 때 볼 수 있다.
황실도 기업대표 면담기록을 공개범위 내에서 정리했다.
전략기밀 제외.
황제가 누구를 만나는지도 시장신호가 될 수 있어서.
어느 날 내가 신형원자로 기업대표를 만난 뒤 그 회사 주가가 7퍼센트 올랐다.
실제 면담주제는 안전사고 보고.
긍정적 뉴스 아님.
시장.
추측.
황실은 면담주제를 몇 시간 뒤 공개했다.
주가 되돌림.
그 사건 뒤 단순접견은 더 빠르게 공시했다.
황제 표정 하나가 시장을 움직이는 사회에서는 의전도 정보다.
누구의 의원인가.
누구의 황제인가.
질문은 비슷했다.
답은 한 조직의 소유물이 아니어야 한다는 쪽으로 조금씩 가고 있었다.
의원 후원금 공개가 일상화되자 또 다른 문제가 보였다.
돈이 아니라 사람.
기업이 의원실에 ‘정책전문가’를 파견하는 관행.
급여는 회사가 내고, 의원실에서 1~2년 일한다.
◆전문성은 높지만 이해충돌이 분명하다.
기존에는 합법이었다.
파견사실만 공개.
시민단체는 사실상 기업이 의원실 안에 자기 사람을 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업은 정부·의회도 산업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반박.
둘 다.
새 규칙은 회사급여 파견을 금지하지 않았다.
대신 해당 전문가는 자기 회사에 직접 영향을 주는 표결·문안 작성에서 빠지고, 의원실 근무기간에는 회사의 평가·승진체계에서 분리된다.
비용은 회사가 낼 수 있지만 지휘는 의원실.
퇴직 후 냉각기간.
노동조합·시민단체 파견도 같은 규칙.
첫 적용에서 헤르메스 출신 항로전문가가 상호운용성 법안 작성팀에서 배제됐다.
그는 불만.
“제가 제일 잘 압니다.”
맞다.
그래서 자문은 할 수 있다.
문안을 직접 결정하진 않는다.
반대로 작은 프런티어항만 기술자가 공공전문가로 참여해 대체규격 문제를 잡았다.
전문성은 대기업만 갖는 게 아니다.
의원 개인의 가족관계도 공개범위가 늘었다.
배우자·직계가족이 기업 임원일 경우.
하지만 사촌 수백 명까지?
아님.
공인가문처럼 관계망이 거대해지면 무한공개는 불가능.
실제 경제관계 중심.
한 의원이 메랄 가문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메랄 연구기업 법안에서 배제돼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그는 가문원 수천 명 중 한 명이고 지분도 없음.
윤리위는 배제하지 않았다.
관계가 있다는 사실과 이해충돌이 있다는 사실을 구분했다.
정치적 공격은 계속됐다.
“가문원인데 어떻게 공정합니까.”
유권자가 판단할 수 있다.
법은 구체적인 이익을 본다.
한 선거에서 후보가 상대방 후원기업 목록만 광고에 띄웠다.
상대후보는 자기 정책성과를 내세웠다.
누가 이겼나.
후자.
그렇다고 후원금 문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유권자는 한 정보만 보지 않았다.
하원 윤리위원회는 매년 수천 건 면담·후원·파견을 검토했지만 실제 처벌은 소수였다.
일부 시민은 “그럼 규칙이 쓸모 없나”라고 했다.
오히려 대부분의 행위가 공개규칙 안에서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뜻일 수 있다.
감시는 처벌건수를 늘리는 게 목적이 아니다.
‘헤르메스 의원’이라는 별명은 몇 년 지나 다른 정치인에게 넘어갔다.
이번에는 회사 반대정책으로 유명한 의원에게도 붙었다.
말이 의미를 잃었다.
그가 말했다.
“이제 그냥 항만지역 의원이라는 뜻 아닙니까?”
거의 그랬다.
의원실 직원들 사이에서도 새 공개규칙은 생활을 바꿨다. 점심 한 번, 행사 한 번도 업무접촉인지 사적접촉인지 표시해야 했다. 처음에는 과하다고 불평했지만 몇 년 뒤에는 기록 없는 만남이 오히려 더 이상해 보였다. 공개가 정치인의 인간관계를 없애진 않았고, 이해관계가 생기는 순간 어디서부터 공적기록이 시작되는지만 조금 선명해졌다.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