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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252화 — 시장이 먼저 아는 것

별의 제국 · 252 / 29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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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의 자동화 법안이 아직 위원회에 있을 때 성계거래소에서는 이미 관련 기업 주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법안 공개 전.

정확히는 최종 수정안이 공개되기 전.

헤르메스 물류.

세라나 기계.

오르텐 제조.

자동화 비중이 높은 기업들 주가가 한 시간 사이 같이 흔들렸다.

정보유출 의심.

금융감독원이 거래기록을 뒤졌다.

상원의원.

보좌관.

장관실.

기업로비스트.

가족.

누구.

초기에는 명확한 내부거래가 안 나왔다.

대신 이상한 게 하나 있었다.

대형 데이터분석회사 ‘세크터 인사이트’가 공개된 회의일정, 장관 이동, 기업 로비등록, 의회 수정안 작성자들의 과거 투표성향을 합쳐 최종안 방향을 꽤 정확히 예측했다.

불법정보가 아니라 공개정보였다.

시장 참가자들이 그 분석을 샀다.

상원의원들이 화냈다.

“우리가 표결하기 전에 시장이 우리 결정을 안다고?”

정확히 아는 건 아니었다.

확률.

그런데 돈이 걸리면 63퍼센트도 움직임을 만든다.

에일린이 오래전 잘못된 63퍼센트 가설에서 배운 것과 비슷했다. 확률은 사실이 아니지만 행동을 바꾼다.

세크터 인사이트 대표가 청문회에 나왔다.

“우리는 의원들의 비공개 정보를 사지 않습니다.”

“그럼 왜 이렇게 정확했습니까?”

“의원님들이 공개적으로 많이 말씀하셔서요.”

회의장에 웃음이 조금 나왔다.

불편한 웃음.

회사의 모델은 의원별 발언, 후원기업, 지역산업, 위원회 출석, 과거 수정안까지 분석했다.

정치인에게는 감시처럼 느껴졌다.

법적으로는 공개자료.

어떤 의원은 이런 정치예측 상품을 금지하자고 했다.

표결을 금융상품처럼 만든다는 이유.

금융감독원은 반대했다.

주가·산업위험을 예측하는 건 시장의 기본기능이다. 정부정책도 경제변수.

문제는 비공개정보를 거래하거나 정치인을 조작하는 경우.

예측 자체를 막으면 시장이 더 어두워질 수 있다.

그때 진짜 내부거래 하나가 발견됐다.

세크터 회사가 아니라 상원 보좌관.

그는 자기 의원이 막판 수정안에 찬성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친형에게 알려줬고, 형은 관련 주식을 샀다.

규모는 크지 않았다.

범죄는 범죄.

보좌관 해임.

형과 함께 처벌.

사건이 생기자 정치권은 세크터까지 묶어 공격하려 했다.

감독원이 선을 그었다.

공개정보 분석과 비공개 의사결정 유출은 다르다.

같은 시장움직임을 만들었다고 같은 행위가 아니다.

이 구분은 기업에도 중요했다.

대형기업들은 자기 로비일정을 공개해야 했지만, 협상전략 전체를 공개하진 않았다.

의원들도 자기 입장을 말할 수 있지만 최종표결 전 사적결정을 팔 수는 없다.

정치와 시장 사이에 문 하나가 있는 게 아니라 여러 선이 겹쳤다.

성계거래소는 사건 뒤 ‘정책민감 거래’ 공시를 강화했다.

고위공직자와 보좌진, 직계가족의 관련산업 거래는 일정기간 공개.

전면금지?

일부 전략직은 금지.

일반 의원은 보유신탁 선택.

의원들이 반발했다.

“정치를 한다고 재산권이 없어집니까?”

없어지진 않는다.

그 대신 자기 표가 가격을 움직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결국 고위 상임위원은 관련업종 개별주식 거래를 제한하고 광범위 지수·신탁만 허용했다.

재상과 장관들은 더 엄격한 규정을 받았다.

정부 정보.

영향.

황실은?

황제 개인 투자.

이미 독립관리신탁.

황실재산 공개 논쟁 뒤 더 분리.

내가 직접 개별종목을 사고팔지 않는다.

현실적으로도 그 편이 낫다.

황제가 헤르메스 주식을 산 다음 운송정책을 정하면 아무리 정당해도 설명이 어렵다.

시장예측 산업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커졌다.

의회표결 예측.

관세.

보호령 전환.

탐사권.

기업합병.

사람들은 정부발표보다 먼저 시장확률을 봤다.

문제는 그 숫자를 미래 사실처럼 믿는 것.

어느 보호령의 정식령 전환 가능성을 세크터가 78퍼센트로 예측하자 부동산가격이 먼저 올랐다.

현지 주민들이 화냈다.

“우린 아직 투표도 안 했는데.”

외부투자자들이 집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지역정부는 거래세와 단기보유 제한을 검토했다.

정치결정 전에 가격이 사람의 선택을 바꾸는 상황.

황제에게 세크터를 막아달라는 청원이 왔다.

안 했다.

대신 내부정보 유출감사와 투기자금 공개를 강화했다.

예측을 금지하면 예측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돈 많은 사람만 비공개로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세라나의 한 젊은 부부는 정식령 전환예측 때문에 집값이 오른 보호령으로 이주하려다 포기했다.

정치분석회사 하나의 확률이 실제 가족의 주거선택을 바꿨다.

그 부부는 세크터가 누군지도 몰랐다.

몇 달 뒤 전환협상은 지연됐다.

78퍼센트는 틀렸나.

아직 모른다.

시간범위가 없었으니까.

세크터는 보고서를 수정했다.

[5년 내 전환: 46%.]

주가와 부동산이 다시 움직였다.

상원은 이 사건 때문에 예측회사를 금지하지 않았다.

대신 공공정책 확률상품에는 예측기간·불확실성·데이터출처를 표시하도록 했다.

63퍼센트가 무엇의 63퍼센트인지 쓰라는 규칙.

작지만 필요했다.

시장이 정치보다 먼저 알 수는 있다.

그러나 시장이 정치결정을 대신할 수는 없다.

그 구분이 실제로 얼마나 어려운지는 곧 헤르메스가 보여주게 된다.

세크터 인사이트의 성장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건 정치인보다 기업들이었다.

자기 주가가 법안확률에 따라 하루에도 몇 퍼센트씩 흔들린다.

어떤 기업은 세크터와 직접 계약해 자기 규제위험을 분석했다.

다른 기업은 경쟁사가 어떤 로비를 하는지 추적했다.

공개정보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걸 알 수 있었다.

문제는 작은 기업이었다.

대기업은 비싼 정책예측서비스를 살 수 있다.

중소기업은 못 산다.

같은 공개정보라도 분석능력이 돈에 따라 달라졌다.

상무원은 공공정책 데이터 포털을 만들었다.

회의일정.

법안수정.

공개후원.

산업통계.

모두 무료.

예측 자체는 민간이 하더라도 원자료는 누구나 접근하게.

세크터는 반발하지 않았다.

자기 경쟁력은 자료독점이 아니라 분석모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공공포털 공개 뒤 매출이 크게 줄지 않았다.

의회 내부에서도 데이터전문가를 채용하기 시작했다.

젊은 의원은 세크터 모델을 그대로 믿지 않았다.

“그 회사가 우리 표를 예측하면, 그 예측을 보고 우리 지역 시장이 움직이고, 다시 그 움직임이 우리 표에 영향을 줍니다.”

순환.

정치예측이 정치에 영향을 주는 자기실현 문제.

어느 의원은 법안에 찬성하려다 자기 지역 기업 주가가 급락하는 걸 보고 압박을 받았다.

결국 기권.

세크터 예측이 맞은 건가.

예측 때문에 맞아진 건가.

구분 어렵다.

금융감독원은 정책예측회사가 의원에게 직접 ‘당신이 이렇게 투표하면 시장이 이렇게 움직인다’는 유료자문을 제공하는 걸 제한했다.

시장분석을 공개고객에게 파는 건 가능.

특정 의원에게 자기 표의 시장효과를 비공개로 팔면 로비와 비슷해진다.

세크터 대표는 불만이었다.

“의원도 고객이 될 수 있지 않습니까.”

윤리위원회는 말했다.

“자기 행동으로 가격을 움직이는 사람이 그 가격예측을 비공개로 사는 구조는 안 됩니다.”

기업로비스트들은 이 규칙을 우회하려 했다.

세크터 보고서를 의원실에 무료 제공.

무료면 후원?

등록.

점점 서류가 늘었다.

나이아가 관련 보고서를 보며 말했다.

“투명성은 왜 늘 서류가 됩니까.”

“기록하려고.”

“아는데요.”

시장예측은 보호령 전환 이슈에서도 더 큰 문제를 만들었다.

78퍼센트 예측이 나온 티라엔 보호령.

부동산가격은 14개월 동안 36퍼센트 상승했다.

전환협상은 아직.

지역청년들 주택구입 어려움.

티라엔 의회는 외지인 단기보유세를 도입했다.

제국 상무원은 자본이동 제한이라고 우려했다.

현지정부는 주거안정.

법원.

합법.

보호령 자치세 범위.

시장예측 하나가 지방세제까지 바꿨다.

몇 년 뒤 전환투표가 실제로 열렸다.

결과는 아직 뒤에서 다룰 일이지만, 세크터 초기 78퍼센트와 최종표는 달랐다.

사람은 모델이 정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았다.

세크터는 오히려 이 사건 뒤 자기 보고서 첫 장을 바꿨다.

[본 예측은 정치적 선택을 대체하지 않음.]

법무팀 문구.

사람들은 잘 안 읽었다.

황실 전략원도 민간정책예측을 참고한다.

그렇다고 그대로 쓰지 않는다.

에일린의 경쟁가설 방식처럼 출처 하나.

한 번 세크터가 황실 전략권 법안 통과확률 84퍼센트라고 냈는데 실제 부결.

왜.

막판 상원 수정.

세크터는 실패보고서를 공개했다.

좋음.

예측산업이 신뢰받으려면 틀린 기록도 남아야 한다.

성계거래소는 점점 빠르게 움직였다.

의회보다.

황실보다.

하지만 돈이 먼저 움직인다고 권한도 먼저 생기는 건 아니다.

투표는 여전히 사람이 했다.

그 사람이 시장을 보고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게 더 복잡한 문제였다.

정책예측회사가 커지자 정당들도 자체 모델을 만들었다.

문제는 같은 자료를 보고도 결과가 달랐다는 것.

정부계열 연구소는 자동화세 통과확률 61퍼센트.

야당 연구소는 44퍼센트.

세크터는 58퍼센트.

실제는 첫 표결 부결, 두 번째 통과.

무엇이 맞았는지 사후에도 애매했다.

정치인들은 자기에게 유리한 숫자만 인용했다.

통계원은 예측모델을 ‘사실통계’와 같은 화면에 놓지 말라고 권고했다.

황실 브리핑도 분리.

현재값.

예측값.

가설.

레아스 틴이 지도에서 사실·예측을 다른 층으로 나눴던 방식과 같았다.

숫자도 층을 나눠야 했다.

한 번은 성계거래소가 황실 전략보고서 공개시간 8분 전에 크게 움직였다.

이번엔 진짜 유출 의심.

조사 결과 원인은 황실 방문차량 경로였다.

특정 기업대표가 예정에 없던 황궁 방문을 하자 자동시장모델이 회담을 추정했다.

방문주제는 기업 부도상담.

시장모델은 정부구제 기대를 가격에 반영.

실제로는 구제 안 함.

주가 급등 뒤 폭락.

황궁 차량 동선까지 시장데이터가 된 시대.

경호국은 방문차량을 숨기자고 했다.

나이아가 반대했다.

보안에 필요 없는 비밀을 더 만들면 오히려 내부정보만 늘어난다.

대신 방문주제 공시속도를 높였다.

시장은 계속 추측했다.

그걸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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