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216화 — 03시 17분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03시 17분. 황궁 비상단말에 첫 경보가 들어왔다.
[중앙 시민등록 동기화: 중단.]
17개 핵심성계. 동시. 처음에는 사이버공격으로 보였다. 등록원 중앙중계소의 전력분배기가 비정상적으로 꺼지고, 예비전원 전환 직후 지하 냉각구역에서 화재가 났다. 서버 자체는 격리. 문제는 사람. 야간교체작업자 214명. 소방대 도착 6분. 중계소 내부 자동소화 일부 작동. 냉각재가 섞인 구역은 접근이 어려웠다. 첫 구조인원. 137명. 미확인. 77. 황제가 필요한 결정? 초기에는 없음. 현장소방. 등록원 비상복구. 정보원 추적. 각자 움직였다. 나이아가 상황실을 열었고 나는 9분 뒤 들어갔다. 에일린은 이미 말했다. “사보타주 가능성이 높습니다. 원격명령에 전직자 인증흔적이 있습니다.”
“다렌 포스?”
“가능성 높습니다. 아직 확정은 아닙니다.”
체포팀은 그의 집에 11분 뒤 도착했다. 비어 있었다. 차량. 추적. 중계소 화재가 커진 이유는 다렌이 예상하지 못한 정비공사였다. 전력분배기가 강제로 꺼지며 냉각펌프 일부가 멈췄고, 교체 중이던 배관구역에서 압력이 비정상 상승했다. 원격사보타주 설계 자체는 사람을 죽이기 위한 게 아니었다. 그렇다고 결과가 달라지는 건 아니다. 03시 41분. 첫 사망확인. 5명. 04시 03분. 11명. 등록서비스는 계속 멈춰 있었다. 병원. 경찰. 공항. 은행. 시민확인.
◆그런데 완전마비는 아니었다. 지역캐시. 오프라인 시민증명. 기관별 분산백업. 대단절 이후 행정망은 중앙 하나가 끊겨도 버티도록 설계돼 있었다. 다만 최근 AI 분기등록처럼 실시간 상태가 중요한 서비스는 더 크게 영향을 받았다. 신규 시민권 승인. 정지. 분기체 독립등록. 정지. 복수국적 갱신. 정지. 응급실은 사람을 치료하는 데 시민확인을 기다리지 않았다. 경찰도 현장에서 신원불명으로 임시등록. 은행은 고액이체만 제한. 상점. 평상.
시민등록망이 멈췄다고 사람이 시민이 아니게 되는 건 아니었다. 그 사실이 중요했다. 04시 20분. 다렌 차량 발견. 무인교통망 바깥 폐정비구역. 체포팀 접근. 그는 도망가지 않았다. 자기 기록을 송출하려고 준비 중. 체포. 저항 적음. 첫 진술.
“사람을 죽일 생각 없었습니다.”
수사관.
“왜 중계소를 멈췄습니까.”
“가짜 시민이 늘어나는 걸 보여주려고.”
가짜 시민. AI 분기체. 에일린은 진술을 듣고 바로 언론에 내지 않았다. 범인의 정치메시지를 정부가 대신 방송할 이유 없음. 05시. 화재 대부분 진압. 미확인 작업자 19. 05시 27분. 지하 격리실 하나 개방. 생존자 14. 사망 5. 최종 사망자. 19명. 중상. 61. 경상. 백여 명. 다렌이 공격하려던 건 시민등록 데이터였다. 죽은 사람은 냉각설비 기술자와 전력작업자. AI 시민도. 분기체도. 아님. 대부분 생물노동자.
◆이 아이러니를 언론이 크게 썼다. 황실은 논평 안 함.
등록망 복구는 예상보다 빨랐다. 원본데이터 손실. 없음. 지역백업과 세 개 원격보존소. 중앙동기화. 7시간 42분 뒤 단계재개. 완전정상. 14시간. 문제. 그 사이 처리된 오프라인 업무. 나중에 충돌. 같은 사람이 두 지역에서 주소변경. AI 분기체 하나가 두 번 등록요청. 사망신고와 병원임시신원 중복. 복구팀. 수동확인. 며칠. 누구 시민권이 사라진 건 없음. 본토에서는 안도와 분노가 동시에.
“등록망을 이렇게 쉽게 끊을 수 있나.”
쉽지 않았다. 내부경력. 유출점검표. 하청 접근지식.
“AI 논쟁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
정확하지 않다. 다렌의 선택 때문에 죽었다. AI 시민 전체와 연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시작된다. 그런데 정치권은 이미 연결하고 있었다. 분기체 시민권 심사를 멈추자는 긴급법안. 하원 일부. 법무원 반대. 공격받았다고 신청자 권리를 정지할 근거 없음. 황제에게 긴급명령 요청. 거부.
“수사와 복구에 필요한 권한은?”
에일린.
“현재 법으로 충분합니다.”
◆그럼. 추가 없음.
사망자 가족에게는 황실지원팀이 붙었다. 19명. 한 유족이 기자에게 말했다. “내 아버지는 AI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았습니다. 야간수당 때문에 거기 있었습니다.” 그 문장이 사건의 방향을 조금 바꿨다. 정치논쟁은 계속됐지만, 추모공간에는 AI 찬반구호가 금지됐다. 유족 요청. 경찰이 행사규칙으로 적용. 다렌의 집에서 나온 자료에는 중계소 도면 외에 긴 선언문이 있었다. 사람은 한 번 태어나고, 기계는 무한히 늘어난다는 주장. 그 아래. 퇴직통지서. 노동소송 패소문. AI 분기체 기사 캡처. 여러 불만이 한 방향으로 엮여 있었다.
에일린은 말했다. “이념만으로 보면 놓쳤을 겁니다.” 처음 시작은 노동분쟁. 나중에 정치극단화. 마지막에 기술지식. 정보원은 하청퇴직자 전체 감시를 제안하지 않았다. 대신 접근권 회수와 설비자료 관리부터. 구체적 취약점. 황궁 상황실은 정오 전에 축소됐다. 화재 끝. 복구 진행. 범인 체포.
19명의 이름은 그날 저녁 확인됐다. 나는 명단을 읽었다. 다음 문서는 시민등록망 복원보고서였다. 둘을 같은 화면에 띄우지 않았다. 시민등록망 장애가 시작되자 가장 먼저 큰 영향을 받은 건 선거가 아니었다. 병원 출생등록과 사망신고. 새로 태어난 아이들은 지역번호로 임시등록됐고, 사망자는 병원기록과 가족확인으로 먼저 처리됐다. 한 병원 행정직원이 말했다.
◆“중앙번호가 없다고 출생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습니다.”
당연한 말. 그런데 평소 중앙망이 너무 잘 돌아가면 이런 당연한 원칙이 문서에서 흐려진다. 공항도 비슷했다. 고위험 출국만 수동확인. 일반 시민은 오프라인 신분키로 통과. 처리속도는 느렸지만 국경이 닫히진 않았다. 일부 방송은 ‘제국 시민권 시스템 붕괴’라고 제목을 달았다. 실제로는 14시간 느려진 것. 나이아는 언론브리핑에서 과장제목을 반박하지 않았다. 정확한 상태표만 매시간 공개했다. 가동기관. 중단업무. 복구율. 사망자 수.
처음 6시간 동안 숫자가 자주 바뀌었다. 복구율 21. 37. 62. 언론은 매번 그래프. 황실은 같은 형식만 유지. 사고 4시간째, 한 지역은행이 중앙확인을 못 한다는 이유로 모든 비시민 장기거주자 계좌를 임시동결했다. 근거 없음. 금융감독원이 즉시 해제명령. 은행은 “사기위험”을 이유로 들었다. 감독원은 물었다. “왜 시민계좌는 안 얼렸습니까?” 답 없음. 위기 때 기존 편견이 안전조치처럼 튀어나온다. 해당 은행 벌금. 피해고객 이자보상.
◆반대로 어떤 병원은 AI 분기체의 신원키를 읽지 못해 응급수술 동의권을 확인하지 못했다. 의사는 치료 우선. 나중에 법적확인. 정상. 법무원은 사건 뒤 위기시 ‘치료·구조 우선권’을 더 명확하게 정리했다. 신원확인은 치료를 막는 문이 아니게. 다렌 포스 체포 당시 그의 차량에는 폭발물이 없었다. 대신 중계소 모형과 복구시간 계산표가 있었다. 그가 예상한 서비스중단. 6시간. 실제. 14시간. 사망자 예상. 0.
그는 시스템을 꽤 잘 알았지만 정비공사와 비상전환의 실제상태는 몰랐다. 기술자라는 사실이 전지성을 주지는 않는다. 에일린 팀은 그의 개인기록에서 몇 달 전까지 공격 자체를 반대했던 글도 찾았다.
[사람 다치게 하면 끝이다.]
그 다음 달.
[망만 멈추면 된다.]
그 다음.
[누군가는 보여줘야 한다.]
선이 조금씩 움직였다. 정보원 심리분석팀은 ‘갑자기 극단화’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노동분쟁. 온라인공동체. 정치적 인정욕구. 기술적 접근성. 시간. 하나가 원인. 아님. 사망자 19명 가운데 7명은 외주업체 정비기사, 5명은 등록원 시설팀, 4명은 전력설비업체, 3명은 안전감독. 종족도 섞였다. 아틀라스. 로하르. 벨로아. 메르탄. 사건을 ‘AI 대 인간’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명단. 한 희생자의 배우자는 세레프계 AI였다. 언론이 그 사실을 알자 상징화하려 했다. 배우자가 거부.
◆“우리 가족을 논쟁에 넣지 마십시오.”
황실도 개인정보 비공개 지원. 추모공간에는 이름만. 종족표시도. 직장표시도. 없음. 등록망 복구팀은 36시간 교대근무. 나이아가 근무상한 확인. 예전 황궁 야간결재 개혁 경험.
“긴급인데요.”
등록원장이 말했다. “그래서 교대하십시오.” 지친 엔지니어가 시민데이터를 더 망칠 수 있다. 복구는 14시간에 끝났지만 충돌정리는 12일. 중복등록. 주소. 출생. 사망. 시민들은 그 기간 동안 기다렸다. 불편. 폭동. 없음. 정부가 복구상태를 숨기지 않은 것도 영향. 사건 첫날 밤 나는 사망자 명단을 읽은 뒤 중계소 설계도를 봤다. 어떤 방화문이 닫혔고, 어떤 펌프가 멈췄고, 누가 어디서 발견됐는지. 사람과 시스템. 같은 사건.
내가 할 일은 범인에게 화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19명을 ‘시스템 개선의 비용’이라고 부를 수도 없었다. 두 문장은 같이 존재하지 않았다. 다음 회의는 새벽이 아니라 아침 8시에 잡았다.
아침은 예정대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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