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200화 — 바깥보다 안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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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권 보고서를 바로 처리하지 않았다. 한 달. 두 달. 외교 잔무. 예산. 재판.
그 사이 보고서는 더 두꺼워졌다.
첫 사례. 로하르계 완전시민 부부. 아이. 제국 정식령 출생. 당연히 시민. 문제 없음.
둘째. 아틀라스-칼리스테르 부부. 아이. 양국 시민권. 군복무의무 충돌.
셋째. 세레프 분산지성. 제국 준시민권 신청. 분기체 4개. 한 명? 네 명?
넷째. 보호국 왕족 자녀가 제국 완전시민권 취득 뒤 본국 왕위계승. 제국 시민이 외국군주. 가능?
다섯째. AI 개체가 자기 복제본과 재산상속 분쟁.
외교보다.
법무원. 수십 년 임시판례로 버팀. 이제 정리 필요.
세라는 말했다. “외부질서를 만드는 동안 내부가 기다려줬습니다.”
“많이?”
“많이.”
황제 시간감각으로 몇십 년. 제국 시민. 세대.
특히 로하르·카엘·메르탄.
초기 보호국 아이들. 성인. 부모.
나이아도. 처음 소개 때 96. 이제. 훨씬.
얼굴. 조금 성숙. 아틀라스라 큰 변화는 적음.
리아. 많이.
카르. 더.
시간.
외교질서가 안정된 뒤 처음으로 5년짜리 내부제도 검토를 선언. 전쟁프로젝트. 아님.
시민권. 가족법. AI. 가문. 지역자치. 교육.
하원. 좋아함? 의제 폭발.
75만 의원.
위원회. 수천.
황제 한 명. 정리 못 함.
◆그래서. 주제별.
첫 현장. 세라나.
왜. 프런티어 출생 2세대. 다종족. 제국 정식령.
황제가 직접? 이번엔. 초기만.
에밀 라스. 도리안 후계. 이제 탐사·개척행정 핵심. 그가 말했다. “세라나에서 설문조사를 하면 ‘고향’ 질문 답이 이상합니다.”
“어떻게.”
“제국.”
“그게 왜.”
“아우렐리움을 고향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연.
제국 고향. 자기 성계.
내 머릿속. 본토 중심. 아직.
세라나. 아이들은. 제국인. 프런티어인.
아우렐리움. 수도. 고향. 아님.
나는 세라나 학교 방문.
교실. 종족 섞임. 아틀라스. 로하르. 라사드. 베르단계 이주민.
교사.
“제국 수도 어디.”
학생. 아우렐리움.
“제국에서 가장 중요한 성계.”
한 학생.
“세라나요.”
웃음.
교사.
“왜.”
“저 살아요.”
정답.
황제. 그 학생. 좋음.
학교 역사교과서. 대단절. 로하르 재접촉. 세라나 개척.
아이에게. 역사.
내게. 기억.
시간차.
한 학생이 질문.
“폐하는 대단절 때도 살아 있었어요?”
“응.”
교실. 와.
그들에게. 역사인물. 살아 있음.
기분. 이상.
“무서웠어요?”
질문.
“응.”
아이들. 조용.
그 뒤.
“숙제 많았어요?”
뭐?
웃음.
아이. 황제도 학교 다녔나.
◆당연.
장수명 황제. 역사와 일상.
세라나 거리. 20년 전보다. 더.
회사 본사들. 시장. 주거.
초기 개척자 동상? 일부.
젊은 사람들. 관심 낮음.
하르모스도. 회사 파산 역사. 교과서.
테레온 왕. 관광.
개척시대. 과거.
제국 내부. 새 세대.
에밀 라스가 말했다. “요즘 젊은 개척관료는 ‘프런티어’라는 말도 싫어합니다.”
“왜.”
“자기들한텐 그냥 집이라서.”
그날. 황궁 귀환.
외교지도. 벽.
시민권 보고서. 책상.
세라가 일정.
“내일 다종족 가족법 청문회입니다.”
“몇 시간.”
“4시간.”
“길다.”
“외교회의보다 짧습니다.”
나이아가 들어와 자료 추가.
“AI 분기체 대표도 참석합니다.”
“몇 명?”
나이아가 잠깐 웃었다. “그게 쟁점입니다.”
밖에서. 아우렐리움 통근열차.
열차 안. 수도 시민.
그중. 외계종족. AI 신체. 보호국 출신.
대단절 직후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풍경.
지금. 출근길.
황제가 해결할 다음 문제는. 별이 아니었다. 사람이었다.
시민권 검토를 시작하기 전 나는 일부러 대규모 황실연설을 하지 않았다. ‘제국 내부개혁의 시대’ 같은 이름도 붙이지 않았다. 정책은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 이름에 맞추려는 압력이 생긴다. 각 부처가 자기 문제부터 다루기로 했다. 법무원은 시민권. 교육부는 복수문화. 복지부는 수명차 가족. 귀족원은 다종족 가문. 정보원은 AI·분산지성 보안. 황실은 우선순위만 정한다.
◆첫 5년 계획 회의에서 장관 하나가 물었다. “전체를 하나의 개혁안으로 묶습니까? 추진력이 생깁니다.”
나이아가 먼저 반대했다.
“하나가 막히면 전부 막힙니다.”
맞다. 분리했다. 고향란 삭제 같은 건 빠르게. AI 법은 오래. 귀족법은 정치적. 복지는 예산이 필요. 각자 다른 속도.
황제가 매번 문제를 발견하고 법 하나로 끝내는 구조도 자연스럽게 줄었다. 장관. 의원. 관료. 법원. 지역정부. 각자가 자기 문제를 처리한다. 황제는 필요한 곳에만.
세라나는 시범지역 중 하나였다. 황제가 방문한 뒤 에밀 라스가 보낸 후속보고에는 황제 사진이 한 장도 없었다. 주택. 교통. 학교. 도시행정. 도리안 벨은 맨 뒤에 한 줄을 달았다.
[개척청은 언제 세라나에서 완전히 빠질 것인가.]
부처가 자기 역할을 줄이는 질문. 드물다. 에밀은 5년 안을 제시했고 실제로는 4년 만에 끝냈다. 개척청 사무실은 폐쇄되고 직원은 도시청이나 다른 개척지로 이동했다. 세라나 시민은 거의 관심 없었다. 성숙한 도시에서 개척청 철수는 뉴스가 아니라 조직개편이었다.
하르모스도 회사파산의 상징에서 일반 산업도시로 변했다. 테레온 왕관은 박물관에 있었다. 초기 프런티어 사건들은 관광과 교과서로 내려갔다. 황제에게는 기억. 젊은 시민에게는 역사. 시간차가 점점 커졌다.
대단절 추모일에는 여전히 47초 묵념이 있었다. 참석자 가운데 사건을 직접 기억하는 사람 비율은 계속 줄었다. 학생 하나가 내게 말했다. “폐하는 증인이네요.”
맞았다. 언젠가 내 기억 자체가 역사자료가 될 수 있다. 그만큼 개인기억의 오류도 위험하다. 그래서 기록을 남긴다. 대단절 진상조사원도 여전히 일한다. 외부질서가 넓어졌다고 오래된 질문이 사라진 건 아니다.
◆그렇다고 진실을 찾을 때까지 삶을 멈출 수도 없다. 시민권. 가족. AI. 선거. 노년. 사람들은 살아간다.
나이아가 일정표를 놓았다.
“내일 시민권, 모레 귀족법, 그다음 복지입니다.”
“외교는?”
“레온 차관 회의가 있습니다.”
“나는?”
“안 가십니다.”
좋다. 세라는 그날 황궁에 오지 않았다. 마리안은 자기 외교를 하고. 아델라인은 군을 보고. 조직이 돌아간다.
나는 책상에서 외교지도 한 장을 치웠다. 벽에 이미 있었다. 그 자리에 시민권 사례파일을 놓았다. 첫 파일. 마엘 사른. 고향을 세 가지로 쓰는 교사. 다음. 키오르. 분기 AI.
황궁 아래 공공광장에서는 결혼등록을 마친 커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아틀라스인 둘. 로하르-아틀라스. 기계신체를 쓰는 세레프계 둘. 누가 어느 제도를 바꿀 이유가 될지는 아직 모른다. 그들은 황궁을 배경으로 웃고 있었다. 위층에서는 그들의 서류양식을 고칠 회의가 준비되고 있었다. 서로를 알 필요는 없었다.
내부제도 검토 첫해에는 결과보다 회의가 많았다. 법무원은 사람 분류를 줄이자고 했고 통계청은 더 세분화해야 한다고 했다. 복지부는 수명차를 반영해야 한다고 했고 차별감독원은 종족평균을 직접 쓰지 말자고 했다. 귀족원은 가문을 법적관계로 넓히자고 했고 오래된 가문들은 전통을 잃는다고 반발했다.
◆하원 위원회 하나가 전체 문제를 묶어 ‘제국인 정의법’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나이아가 보고서를 보여줬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싫어.”
너무 큰 이름. 한 법으로 사람 정의. 위험. 위원회에서도 반대가 많아 초안 단계에서 사라졌다.
대신 필요한 문제만. 출생등록. 복수국적. AI 분기. 가족법. 공직. 문화교육. 각각.
정책이 흩어져 있어도 사람 입장에서는 자기 삶과 관련된 법만 알면 됐다. 누구도 3천 페이지짜리 ‘제국인 정의’를 읽고 살지 않는다.
아우렐리움 공공광장 결혼등록소에서는 실제로 서류오류가 하나 있었다. 세레프계 기계신체 시민 둘이 결혼등록을 했는데 시스템이 ‘성별항목 미입력’으로 반려했다. 법은 이미 성별을 필수로 하지 않았다. 옛 전산서식만 남아 있었다. 직원이 수동처리. 다음 업데이트에서 항목 삭제.
정책이 바뀌어도 전산이 따라오지 않으면 시민에게는 안 바뀐 것과 비슷하다. 전산 부서는 향후 개정위원회에 처음부터 들어가게 됐다. 법률가들이 처음에는 왜 개발자가 회의에 있냐고 물었다. 몇 년 뒤에는 안 물었다.
황궁 아래에서 사진 찍던 커플 중 하나가 바로 그 세레프계 부부였다. 나는 나중에야 알았다. 누가 특별히 보고한 게 아니라 전산오류 사례목록에서 이름이 익명화된 채 올라왔다. 황제는 그 사람들을 몰랐다. 그 사람들도 황제가 자기 서류문제를 안다는 걸 몰랐다. 그게 더 건강했다.
내부개혁 첫해가 끝났을 때 대형기념식은 없었다. 고향란 하나 사라짐. 등록서식 두 개 수정. 청문회 수십 번. 법안 몇 개 계류. 아무것도 완성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다음 세대가 겪을 마찰은 조금 줄어 있었다. 그 정도부터 시작했다.
◆내부제도 검토 첫해 마지막 회의에서는 결과보다 실패목록을 먼저 봤다.
AI 등록 서버 과부하.
복수국적 번역오류.
귀족법 초안 폐기.
장기돌봄 예산 과소추정.
성공한 것보다 실패한 항목이 많았다.
나이아가 말했다.
“내년 계획에 그대로 넣겠습니다.”
예전 같으면 보고서 마지막을 성과로 정리하려 했을지도 모른다.
이번에는 실패목록이 다음해 일정표가 됐다.
회의가 끝난 뒤 누구도 ‘개혁 완료’라고 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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