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84화 — 셋이 겨눈 곳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도주함대는 2만1천 척.
제국 상업회랑으로 향했다.
회랑을 통과하는 민간선은 당시 6만 척이 넘었다.
제국 전단이 먼저 통지했다.
[민간항로 폐쇄.]
우회축 개방.
상선들이 한꺼번에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다.
◆도주함대는 멈추지 않았다.
제국은 첫 경고를 보냈다.
“현재 경로를 유지하면 제국 상업회랑에 진입합니다.”
응답 없음.
두 번째.
“민간선박 접근을 중단하십시오.”
응답 없음.
칼리스테르 추격전단도 뒤에서 가까워지고 있었다.
1만 척.
합의된 숫자.
문제는 그들의 장거리타격 사거리였다.
도주함대를 공격하면 사격축 일부가 제국 상업회랑 바깥쪽과 겹친다.
◆칼리스테르가 통신했다.
[도주함대에 대한 사격허가 요청.]
베르단 영토가 아니다.
제국 영토도 아직.
루멘 중립항로.
허가권자가 애매.
루멘 중재관은 민간피해가 없는 범위에서 교전 가능하다는 원칙만 확인했다.
그런데 ‘민간피해가 없는 범위’를 누가 계산하나.
각자.
◆아델라인은 제국 쪽 해결안을 올렸다.
제국 전단이 도주함대 앞을 막고 속도를 떨어뜨린다.
칼리스테르는 후방엔진만 제한타격.
민간선이 빠질 때까지 완전격파 안 함.
칼리스테르 지휘관은 답했다.
“전방차단 시 귀 전단이 우리 사격선 안에 들어온다.”
“그래서 제한타격.”
“도주함대가 귀 전단에 붙으면.”
“우리가 처리하지.”
상대는 14초 침묵.
“위험하다.”
아델라인이 웃지 않고 말했다.
“알고 있습니다.”
◆도주함대가 상업회랑 경계 40분 거리까지 접근했다.
제국은 전단 3천 척을 앞으로 보냈다.
리아가 현장 조정.
그녀는 대규모 함대를 정면으로 세우지 않았다.
민간선이 빠져나갈 통로만 남기고 넓은 호 형태로 배치했다.
도주함대에게는 길이 막혀 보이지만, 어느 한 점도 과밀하지 않게.
칼리스테르 센서가 바로 배치를 읽었다.
그쪽 통신.
“귀측 전단 중앙이 비어 있다.”
리아가 답했다.
“민간선이 지나갑니다.”
“도주함대도 그쪽을 택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있습니다.”
◆상업회랑의 마지막 대형여객선이 빠져나가는 데 예상보다 11분 더 걸렸다.
추진기 이상.
승객 240만.
도주함대는 계속 접근.
칼리스테르는 사격준비 완료.
제국 전단도.
◆상황실에서 라울이 말했다.
“여객선이 빠지기 전에 교전하면 민간피해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델라인.
“저쪽이 먼저 쏘면.”
“대응.”
나는 현장지휘권을 뺏지 않았다.
리아가 본다.
◆도주함대가 갑자기 분산됐다.
일부는 제국 전단.
일부는 여객선 방향.
민간선 인질?
의도인지 모름.
제국이 움직였다.
◆리아는 600척만 떼어 여객선 앞에 세웠다.
나머지는 도주함대 본대를 압박.
칼리스테르 지휘관이 물었다.
“사격해도 되는가.”
리아.
“제국 전단 앞 0.3광초 이상 목표만.”
“너무 좁다.”
“민간선 안 빠졌습니다.”
“도주한다.”
“보여.”
짧은 대화.
◆칼리스테르가 첫 사격을 했다.
멀리 떨어진 도주함대 후방 400척.
동시에.
거의 같은 순간.
표적 함선 추진계통이 사라졌다.
폭발은 적었다.
정확했다.
제국 전술실에서도 잠깐 조용해졌다.
그들의 장거리타격이 실제로 보였다.
◆도주함대는 더 급하게 제국 쪽으로 붙었다.
이제 칼리스테르가 더 쏘기 어려워졌다.
제국 전단이 교전.
거리 짧음.
아틀라스가 익숙한 영역.
무력화 속도.
빠름.
◆하지만 압살은 아니었다.
상대도 루멘 분쟁경계에서 수년을 버틴 무장세력.
전자전.
자폭드론.
민간신호 위장.
제국 함선 31척 손상.
4척 중파.
사망 382.
칼리스테르 쪽 손실 17척.
도주함대 2만1천 중 약 1만4천 무력화·항복.
나머지 일부는 다른 방향으로 탈출.
◆마지막 여객선은 교전 시작 8분 뒤 회랑을 벗어났다.
승객 사망.
0.
추진계 수리 중 경상자.
몇 명.
◆전투가 끝난 뒤 세 전력이 처음으로 한 화면에 멈췄다.
제국.
칼리스테르.
항복한 도주함대.
누가 포로를 맡을지 또 문제.
루멘 중재.
◆칼리스테르 지휘관은 리아에게 통신했다.
“귀측 근접차단은 효율적이었다.”
리아가 답했다.
“귀측 사격도.”
둘 다 칭찬처럼 들리지 않았다.
관찰결과 교환.
◆본토에서는 칼리스테르 400척 무력화 장면이 크게 퍼졌다.
“저렇게 멀리서?”
군부는 영상 대부분을 공개하지 않았다.
반대로 칼리스테르 쪽에서는 제국이 짧은 거리에서 도주함대를 빠르게 잘라내는 장면이 분석됐을 것이다.
서로 처음으로 실제 전투방식을 봤다.
상대끼리 쏘진 않았다.
그게 다행이었다.
◆리아는 사후보고 첫 줄에 민간피해 0을 썼다.
그 다음에 제국 사망 382.
전술평가.
그 뒤.
칼리스테르.
순서.
아델라인은 보고서를 읽고 수정하지 않았다.
상황실 화면에서는 세 함대의 사격선 기록이 겹쳐 있었다.
가장 가까웠던 순간, 제국 전단과 칼리스테르 타격선 사이 여유는 0.28광초였다.
누군가 숫자를 조금만 다르게 넣었으면 같은 전투가 아니었을 것이다.
◆전투 직전 마지막 여객선의 고장은 아주 평범한 부품 때문이었다.
추진계 냉각밸브 하나.
정비기록상 교체주기 안.
그런데 진동센서가 이상을 잡았다.
선장이 안전을 위해 출력을 낮췄고 그 때문에 피난이 11분 늦어졌다.
전투 뒤 일부 언론은 선장을 비판했다.
“그냥 전속력으로 나갔으면 전투가 빨리 시작됐을 것.”
조사결과.
출력을 유지했으면 밸브가 완전히 파손됐을 가능성 22퍼센트.
240만 승객.
선장판단 적절.
◆사람들은 전쟁영상을 보면 함대결정만 본다.
실제로는 여객선 정비사 하나의 판단도 전투시간을 바꿨다.
황실은 그를 포상하지 않았다.
정상업무.
여객회사 내부에서 안전포상.
그 정도.
◆도주함대가 민간신호를 위장해 사용한 것도 큰 문제였다.
제국 전단은 첫 5분 동안 적함 700여 척을 상선으로 오인.
그래서 사격이 늦음.
반대로 칼리스테르 센서는 열·중력패턴으로 대부분 구분했다.
센서격차.
또 확인.
◆제국군은 전투 뒤 민간식별을 개선하려고 칼리스테르에 해당 알고리즘 일부 공유를 요청했다.
거절.
군사핵심.
예상.
대신 루멘 중재를 통해 ‘민간위장 식별결과 데이터’만 공동연구 가능.
원리 말고 학습용 사례.
제국 AI 연구팀이 그걸로 분류모델 개선.
몇 년.
격차 일부 감소.
◆칼리스테르도 제국 근접전 자료를 원했다.
특히 제국 함선들이 짧은 거리에서 서로 겹치지 않고 도주함대 사이를 잘라낸 통신교리.
제국 거절.
대신 민간충돌방지용 편대알고리즘만.
서로 비슷하게 행동.
◆전투 사망 382명 가운데 가장 큰 손실은 7번 구축대에서 나왔다.
도주함대 자폭선이 민간신호로 접근.
격추가 늦음.
구축함 두 척 대파.
구조작업 중 추가피해.
◆리아가 현장보고를 직접 읽었다.
자기 차단배치가 이 구축대를 너무 앞으로 내보냈는지 검토.
결론.
부분적.
민간여객선 방어범위를 넓히느라 전방간격 좁음.
◆유족설명회에서 한 가족이 물었다.
“장군님이 우리 아이를 더 앞으로 보낸 겁니까?”
리아는 숨기지 않았다.
“제 배치명령이 영향을 줬습니다.”
“후회합니까?”
“사망은.”
“명령은요?”
리아가 바로 답하지 못했다.
“다시 같은 상황이라면 위치를 조금 다르게 잡을 겁니다.”
황제보다 더 직접적인 답.
왜.
이미 전술자료가 생겼으니까.
◆유족은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그래도 질문은 끝났다.
◆칼리스테르 쪽 사망자도 있었다.
17척 손실이라고 해서 사람이 없던 게 아니다.
그들 사회는 일부 함선에 생물승조원과 분산지성 노드가 같이 탔다.
공개된 사망·소실 환산인원 약 290.
제국 언론은 거의 다루지 않았다.
마리안은 외교보고에 따로 넣었다.
상대도 대가를 냈다.
◆루멘 조정회에서는 전투 당시 칼리스테르 첫 사격이 제국과 협의된 제한사격이었다는 사실을 공식기록했다.
왜.
나중에 누가 “칼리스테르가 제국 전단 방향으로 먼저 발포했다”고 역사왜곡할 수 있음.
사격축.
통신기록.
남김.
◆50년 뒤 이 기록이 실제로 중요해질 수 있다.
강대국 사이 전쟁명분은 오래된 영상 하나로도 만들어질 수 있다.
기록.
◆도주함대 포로 중 지도부는 제국을 이용해 칼리스테르와 싸우게 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상업회랑으로 간 이유.
제국이 민간선 때문에 사격을 주저할 것.
칼리스테르가 추격사격.
두 강대국 사이 오발.
계획.
완전히 틀리지 않았다.
0.28광초.
거의.
◆그 사실이 알려지자 본토에서는 분노.
“우릴 싸움 붙이려.”
칼리스테르 언론도 비슷.
◆양국 군부가 처음으로 같은 적의 의도를 공유하게 됐다.
친해짐?
아님.
서로 이용당하지 않으려는 공통이익.
그 정도.
◆도주함대 지도부 일부는 루멘 공동재판으로 넘겨졌다.
혐의.
민간위장.
상선공격.
강대국간 충돌유도.
마지막 죄목은 법률상 범죄인가.
논쟁.
직접 범죄는 앞의 것들로 충분.
◆전투영상은 군사학교에 비공개등급으로 남았다.
리아는 학생들에게 전체영상을 보여줄 때 항상 첫 11분을 삭제하지 않았다.
여객선이 늦게 빠지는 시간.
전투보다 지루.
학생들은 빨리 넘기고 싶어함.
“여기부터 봐.”
그 11분이 없으면 왜 함대가 그렇게 배치됐는지 이해 못 한다.
전쟁은 발사버튼부터 시작하지 않는다.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