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83화 — 아리아가 본 두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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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스테르와의 대치가 몇 달째 이어졌을 때 바르케시에서 연락이 왔다.
아리아 발렌.
카르의 뒤를 사실상 이어받은 바르케시 황제.
그녀는 루멘 조정회 자료를 통해 상황을 이미 알고 있었다.
“우리 관측자료를 교환하죠.”
마리안이 물었다.
“칼리스테르와 접촉한 적 있습니까?”
“직접은 적습니다. 함선은 봤습니다.”
바르케시 외곽이 루멘권과 닿는 구간에서 오래전 몇 차례.
군사충돌은 없었다.
◆아리아가 보낸 자료에서 칼리스테르 함대의 장거리타격 패턴이 조금 더 보였다.
그들은 한 번에 거대한 일제사격을 하는 방식보다, 여러 분산전단이 같은 목표를 시간차로 겹쳐 쏘는 교리를 선호했다.
방어막 하나를 뚫는 게 아니라 방어복구주기를 계속 깨는 방식.
바르케시도 비슷한 개념을 연구했지만 규모가 달랐다.
아델라인은 자료를 몇 번 돌려봤다.
“제국 방어교리랑 상성이 안 좋을 수 있겠군.”
제국은 함대방어를 겹겹이 묶어 회복시키는 능력이 강하다.
그 회복주기를 노리는 상대.
흥미롭지 않은 발견.
◆대신 바르케시 자료에는 칼리스테르 약점도 있었다.
분산전단이 너무 멀어지면 중앙교정신호 의존도가 올라간다.
완전 독립지휘는 아님.
리아가 말했다.
“통신을 끊으면?”
아델라인이 고개를 저었다.
“쉽게 끊을 수 있다는 전제부터 위험해.”
맞다.
상대 약점이 보인다고 바로 공략법이 생기는 건 아니다.
◆아리아는 군사자료만 보내지 않았다.
정치적 조언도.
“칼리스테르는 자기 군사작전을 방해받는 걸 아주 싫어합니다.”
“다들 싫지.”
내가 말하자 그녀가 웃었다.
“저쪽은 특히.”
이유.
그들의 공동체 구조에서는 현장전쟁조정관의 권한이 크다. 중앙 정치기구가 작전을 승인하면 이후 현장개입을 적게 한다.
아틀라스 황제가 실시간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것과 다름.
현장조정관에게 공개적 양보를 강요하면 체제상 체면손실이 더 클 수 있다.
마리안이 바로 기록했다.
협상할 때 출구를 만들어줘야.
◆카르가 살아 있을 때라면 직접 통신했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아리아가 바르케시의 목소리였다.
나는 그 차이를 의식하지 않으려 해도 가끔 느꼈다.
“카르는 이런 상황에서 뭐라고 했을까.”
아리아가 화면에서 눈을 가늘게 떴다.
“폐하.”
“응.”
“저한테 아버지 답을 물으실 겁니까?”
실수.
“아니.”
“그럼 제 답을 들으세요.”
그녀는 웃지 않았다.
“칼리스테르와 싸우지 마십시오. 하지만 싸울 수 없다고 보이게도 하지 마십시오.”
그게 아리아 답.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르케시는 제국-칼리스테르 군사투명성 회의에 관찰자로 참여하지 않았다.
아리아가 거절.
“우리까지 들어가면 저쪽에서는 동맹압박처럼 볼 수 있습니다.”
대신 자료교환만.
독립강대국다운 거리.
◆그 무렵 칼리스테르 작전권에서 도주한 무장함대 일부가 베르단 쪽으로 움직였다.
규모.
처음 8천 척.
추가합류.
2만.
베르단은 국경경계를 올렸다.
칼리스테르는 추격허가를 요청했다.
자기 함대 6만 척을 베르단 경계 가까이 보내겠다는 것.
베르단은 불편.
제국도.
◆루멘 조정회 긴급회의.
칼리스테르.
베르단.
아틀라스.
제국은 왜 들어가나.
우리 민간항로와 전단이 인근에 있기 때문.
◆칼리스테르는 말했다.
“도주함대를 지금 놓치면 다시 민간선으로 흩어진다.”
베르단.
“우리 국경을 6만 척이 따라오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
양쪽 모두 이해.
◆제국이 절충안을 냈다.
칼리스테르 추격전단 1만2천 척만 경계 접근.
나머지는 뒤.
베르단 국경 안쪽은 베르단이 차단.
제국은 중립항로 쪽 퇴로만 감시.
칼리스테르가 처음에는 적다고 했다.
베르단은 많다고 했다.
1만.
합의.
◆아리아가 나중에 자료를 보고 말했다.
“폐하가 중재국처럼 행동하시는군요.”
“우리 항로 옆에서 싸우니까.”
“이제 그런 일이 많아질 겁니다.”
맞다.
제국이 커진 게 아니라 우주가 더 촘촘해지고 있었다.
◆도주함대는 예상과 다르게 움직였다.
베르단 국경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중립항로에서 방향을 틀어 제국 상업회랑 쪽으로.
왜.
추격이 가장 약해 보인 곳.
제국은 감시만 할 거라 판단했을 가능성.
리아가 전술실에서 지도를 봤다.
“우릴 중립이라고 만만하게 본 것 같은데요.”
아델라인이 대답했다.
“그건 수정해줘야겠네.”
◆제국 전단은 공격명령을 기다렸다.
도주함대는 아직 제국 영토에 들어오지 않았다.
상업회랑에는 민간선 수만 척.
한쪽으로 피난 중.
시간이 많지 않았다.
아리아의 마지막 조언이 화면 한쪽에 남아 있었다.
싸우지 말 것.
싸울 수 없다고 보이지도 말 것.
이번에는 그 둘을 동시에 지키기 어려워지고 있었다.
◆도주함대가 제국 상업회랑 쪽으로 방향을 튼 뒤 바르케시 정보가 하나 더 들어왔다.
그 함대 일부가 과거 바르케시 암시장에서 무기를 샀던 기록.
아리아는 숨기지 않았다.
“우리 상인들이 팔았습니다.”
“정부가?”
“아니요. 불법.”
“잡았나.”
“몇 명은.”
제국도 비슷한 경험이 많다.
강대국 무기가 범죄집단 손에 들어갔다고 국가 전체가 공범은 아니다.
◆문제는 도주함대가 바르케시제 장거리미사일을 일부 보유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칼리스테르 추격전단은 그걸 알고 있었다.
제국은 아리아 자료를 받고서야 확인.
정보비대칭.
◆리아가 전술계획을 바꿨다.
상업회랑 민간선 피난거리를 더 늘린다.
전단 앞쪽 미사일방어함 추가.
이 조치 때문에 제국 차단선 형성이 6분 늦었다.
나중에 군사위원회에서는 이 6분도 논쟁이 된다.
하지만 당시에는 바르케시 자료가 맞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었다.
◆아리아는 자료제공 대가를 요구하지 않았다.
왜.
도주함대가 민간상선을 공격하면 바르케시 상인도 손해.
그리고 자기 불법무기가 민간인 죽이는 그림을 만들고 싶지 않음.
국가이익.
체면.
둘 다.
◆그녀는 통신 끝에 물었다.
“제국은 우리 무기가 발견되면 공개할 겁니까?”
“증거 나오면.”
“정부 연루 없다는 것도 같이.”
“사실이면.”
“좋습니다.”
아리아는 정확했다.
자료를 숨겨달라 하지 않고 맥락을 요구.
◆실제로 전투 뒤 도주함대에서 바르케시 미사일 317기가 발견됐다.
언론기사.
[바르케시 무기.]
아리아 정부는 즉시 유통경로 공개.
8년 전 불법수출.
관련업자 처벌기록.
제국도 확인.
큰 외교문제로 번지지 않았다.
◆다른 상위국이었다면 약점으로 이용할 수도 있었다.
제국은 그러지 않았다.
왜.
아리아가 먼저 자료를 줬고, 버그 대응에서도 바르케시 정보가 계속 필요하다.
317기 때문에 관계를 망가뜨릴 이유 없음.
◆반대로 바르케시는 칼리스테르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41만 척 작전.
아르칸트보다 큰 국가.
자기 북부항로와 장기적으로 접촉 가능.
아리아는 제국 분석을 달라고 요구했다.
군사핵심은 제외.
공개범위+상호자료.
◆황실 내부에서는 ‘왜 잠재경쟁국에 또 다른 잠재경쟁국 정보를 주느냐’는 반대도 있었다.
마리안이 답했다.
“바르케시가 자기 판단을 못 하게 만들 수 없습니다.”
맞다.
정보 안 주면 다른 데서 구한다.
그 과정에서 오판할 수 있음.
◆자료공유.
칼리스테르 규모.
정치구조 일부.
센서강점.
제국과의 현재 대치원인.
◆아리아는 며칠 뒤 답장을 보냈다.
[우리를 당장 먹으러 올 나라는 아니군요.]
표현.
바르케시답다.
◆카르가 노년에 들어간 뒤 바르케시 황실에서는 아리아 반대파도 있었다.
“제국에 너무 가까움.”
이번 자료교환도 비판.
아리아는 의회에서 말했다.
“제국을 좋아해서 정보를 받는 게 아닙니다. 필요해서 받습니다.”
국가관계는 그 정도면 충분.
◆그녀가 자기 길을 가는 모습은 좋았다.
카르의 딸이라는 설명 없이도.
◆도주함대 위기가 커지자 아리아는 바르케시 함대를 보내겠다는 제안을 하지 않았다.
“우리까지 들어가면 네 나라 함대가 한곳에 모입니다.”
제국.
칼리스테르.
베르단.
바르케시.
맞다.
너무 많다.
◆대신 후방의 바르케시 상선에 우회경보.
항로교통 줄임.
민간피해 위험 낮아짐.
◆이런 조치가 실제 전투보다 덜 보인다.
하지만 상업회랑에 있던 바르케시 상선 4천 척이 미리 빠졌다.
전투 시작 때 민간선 숫자가 줄어든 이유 중 하나.
◆전투 뒤 아리아는 리아에게 개인메시지를 보냈다.
둘은 직접 자주 대화하는 사이는 아니었다.
[우리 미사일을 잘 막았더군요.]
리아 답.
[다음엔 안 팔아주시면 더 쉽습니다.]
아리아.
[그건 상무부에 말하십시오.]
둘 사이 짧은 농담.
◆바르케시 군사학교에서는 이 전투를 칼리스테르 분석사례로 썼다.
제국군사학교는 바르케시 미사일 대응을 분석.
칼리스테르는 아마 제국과 바르케시 관계를 분석했을 것이다.
한 전투를 여러 나라가 자기 교과서로 가져간다.
우주가 촘촘해졌다는 건 그런 의미도 있었다.
◆아리아가 마지막으로 보낸 보고서에는 카르 서명이 없었다.
예전에는 외교적 중요사안에 황제 카르의 확인표시가 붙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아리아 단독.
나는 그 부분을 한 번 보고 넘어갔다.
세대교체를 매번 감상할 필요는 없다.
문서는 정상적으로 처리됐다.
◆아리아는 이후 칼리스테르와 직접 외교채널도 열었다.
제국 중개?
아님.
루멘 등록망.
바르케시와 칼리스테르 양자.
◆첫 의제.
불법무기 유통.
도주함대에서 발견된 바르케시 미사일.
◆칼리스테르는 출처추적 자료를 요구.
아리아 제공.
대가.
그들이 포획한 무기 분석 일부.
◆바르케시 군수기업.
자기 제품이 외국 정보기관 손에 들어간 데 불만.
이미 해적 손에 있었음.
◆아리아.
“팔 때 조심했어야죠.”
기업.
조용.
◆이 채널 덕분에 바르케시는 칼리스테르와 별도 충돌 없이 관계 시작.
제국 입장에서도 좋음.
우리가 모든 강대국 사이 중개자 될 필요 없음.
◆마리안이 말했다.
“주변국끼리 직접 통화하기 시작하면 제국 영향력이 줄어든다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줄어?”
“중개수수료 같은 영향은.”
“그럼 줄어도 되지.”
직접소통.
충돌비용 낮음.
제국에 장기이익.
◆모든 관계를 황궁 통해야 힘.
아님.
◆아리아가 두 번째 칼리스테르 회담 뒤 나에게 메시지.
[말이 통하더군요.]
내 답.
[나도 그랬어.]
그 정도.
◆카르가 아직 생존해 있던 마지막 시기.
그는 딸의 칼리스테르 보고서를 읽고 한 줄만 남겼다고 아리아가 나중에 말했다.
[제국만 보지 마라.]
아리아는 그 문장을 오래 보관.
◆나에게 보여준 건 카르 사후.
그때.
또 다른 이야기.
아직.
◆바르케시 내부에서는 세대교체가 더 선명해졌다.
군부 원로들은 제국을 주경쟁자로 봄.
젊은 전략가들은.
루멘.
칼리스테르.
버그.
여러 축.
◆아리아는 후자.
◆제국 하나만 보고 외교하면.
우주가 이미 커짐.
◆그녀는 국방예산도 재편.
제국대응 전용함대 일부 줄임.
외곽 생체위협·장거리센서.
늘림.
◆바르케시 의회 반대.
“제국 위협 줄었나.”
아리아.
“아니. 다른 위협 늘었습니다.”
◆균형.
◆제국 정보원은 이 변화를 긍정.
왜.
전쟁확률 낮음.
◆하지만.
바르케시 센서강화.
우리도 감시당함.
긍정만.
아님.
◆강대국 성장.
서로.
◆리아는 바르케시 새 센서망 자료를 보고 말했다.
“아리아가 잘하네요.”
아델라인.
“상대가 잘하면 좋아?”
“못해서 사고치는 것보다.”
정확.
◆도주함대 위기 뒤 네 나라 군사연락망이 비공식적으로 연결.
제국.
칼리스테르.
베르단.
바르케시.
◆루멘은 중계.
◆정식동맹 아님.
◆한 번.
버그 유사 생체신호 오탐.
바르케시가 경고.
제국 확인.
칼리스테르도 센서자료.
결론.
자연생물군.
◆과거 같으면.
각자.
◆정보공유.
오탐도 빨리.
◆아리아가 말했다.
“공동체가 늘어나니 거짓경보 잡는 사람도 늘어나는군요.”
마리안.
“진짜 경보 때도 그러길 바랍니다.”
◆후반부.
그 말.
중요할 수 있음.
◆아직.
◆현재.
도주함대 포로재판.
바르케시 불법상인 증언.
◆국가가 자기 치부를 일부 공개.
왜.
장기신뢰.
◆아리아.
카르와 다른 방식.
더 투명.
◆본토에서.
그녀 평가.
높음.
◆그러나.
다음 통상협상에서.
관세.
제국과 충돌.
◆친해졌다고.
양보.
안 함.
◆아리아.
“군사자료 줬으니 관세 낮춰주시죠.”
마리안.
“별개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협상.
◆정상.
◆나는 그 기록을 보고 웃음.
아리아가 독립지도자로 완전히 자리잡은 걸 느낀 건 거창한 전쟁이 아니라.
이런 관세협상.
◆누군가의 딸.
아님.
바르케시 황제.
◆그 시점부터 황궁 보고서에서도.
‘카르의 후계자’ 설명이 사라졌다.
이름만.
아리아 발렌.
충분.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