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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82화 — 먼저 보는 쪽

별의 제국 · 182 / 29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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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스테르 센서가 제국보다 7초 먼저 초광속 접근을 잡는다는 사실은 본토 군부를 꽤 불편하게 했다.

아델라인은 공개적으로 호들갑을 떨지 않았다.

대신 대함대사령부 훈련계획이 바뀌었다.

상대가 먼저 본다는 전제.

첫 탐지단계부터.

제국 연구진은 칼리스테르 센서를 복제할 수 없었다.

자료가 부족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이유도 없다.

우리가 가진 것부터 바꿨다.

도약출구를 하나로 잡지 않고 여러 가짜 접근축을 동시에 만든다. 선행 무인체가 본대와 비슷한 중력흔적을 뿌린다. 일부 보급함은 전투함 신호를 모사한다.

센서성능이 낮으면 상대 눈을 흐린다.

첫 모의훈련.

칼리스테르식 추정모델이 실제 본대 위치를 맞힌 확률 82퍼센트에서 61퍼센트로 떨어졌다.

아델라인은 만족하지 않았다.

“아직 높아.”

연구진은 다시.

칼리스테르도 가만있지 않았다.

우리가 기만훈련을 한다는 사실 자체가 공개군사구역 센서에 걸렸다.

며칠 뒤 그들 함대의 탐지패턴이 바뀌었다.

가짜 신호를 함급이 아니라 보급·통신관계로 구분하기 시작.

제국 기만효율이 다시 내려갔다.

서로 실제 총은 안 쐈는데 기술은 벌써 싸우고 있었다.

리아 카르멘은 이 훈련에 특별참관이 아니라 교리설계자로 들어왔다.

로하르 출신 젊은 장교였던 시절은 오래전이었다. 이제 그녀는 제국 혼성함대의 운용경험을 누구보다 많이 가진 원로장교 중 하나였다.

젊은 참모 하나가 말했다.

“센서가 부족하면 더 좋은 센서를 만들면 됩니다.”

리아는 화면을 가리켰다.

“그동안 전쟁 안 날 거야?”

“아닙니다.”

“그럼 오늘 가진 걸로 먼저 살아남는 법도 있어야지.”

그녀는 함선 자체보다 함대 행동패턴을 바꾸는 쪽을 밀었다.

초광속 해제 직후 자동전개하지 않는다.

전단을 한 번에 모으지 않는다.

통신이 끊긴 상태에서도 여러 가짜 중심을 유지한다.

칼리스테르가 먼저 봐도, 무엇이 본대인지 확정하는 시간을 늦춘다.

칼리스테르 역시 제국을 관찰하고 있었다.

마르 케일이 군사투명성 회의에서 말했다.

“귀측 함대의 지휘노드가 예상보다 분산돼 있다.”

라울이 답했다.

“대단절 이후 그렇게 바꿨습니다.”

“황제 중앙집권과 군사분산이 동시에 존재하는가.”

“정치지휘와 전술지휘는 다른 문제입니다.”

칼리스테르 대표들이 이 설명에 관심을 보였다.

그들은 제국을 강한 황제 하나가 모든 함선을 직접 움직이는 국가로 상상한 듯했다.

실제 제국군도 중앙명령이 빠르지만 전술단계는 상당히 분산돼 있다.

상대가 우리를 공부하는 동안 우리도 그들의 오해를 확인했다.

첫 현장시험은 우연히 생겼다.

루멘 등록 민간수송단이 칼리스테르 작전권 바깥에서 초광속기관 고장을 일으켰다.

구조선이 필요했다.

제국전단과 칼리스테르 전단 둘 다 비슷한 거리.

누가 먼저 갈지 경쟁할 필요는 없었다.

칼리스테르 구조함이 8분 빨랐다.

제국은 후속의료만 지원.

그 과정에서 우리 센서는 칼리스테르 구조선의 초광속 해제신호를 실전으로 얻었다.

저쪽도 제국 의료선의 보급·도킹시간을 기록했을 것이다.

구조 하나가 또 자료수집.

본토 강경파는 이런 상호관측을 간첩행위라고 불렀다.

군은 그렇게까지 보지 않았다.

공개작전공간에서 상대를 보는 건 당연하다.

문제는 허용선을 넘느냐.

제국은 칼리스테르 함선 내부통신 해독을 시도하지 않았다.

칼리스테르도 우리 암호망에 침입한 흔적 없음.

적어도 확인된 건.

상대가 선을 지키면 우리도 지킨다.

한 달 뒤 제국 전단은 보급교대훈련을 일부러 공개했다.

전단 3만 척 가운데 4천 척이 교대.

새 전력이 도착하고 나가는 데 걸린 시간.

칼리스테르 측이 분명히 관찰했다.

마리안이 군부에 물었다.

“왜 보여줍니까?”

아델라인이 답했다.

“우리가 오래 설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도 충돌방지입니다.”

상대가 제국전단을 단기 원정군으로 오판해 ‘조금 기다리면 빠질 것’이라 생각하는 것보다 낫다.

군사억지.

과도한 위협 없이.

칼리스테르 쪽도 자기 장점을 일부 보여줬다.

작전함대 6만 척이 거의 동시에 방향을 바꾸고 장거리타격진형을 구성했다.

제국 기준으로도 빠른 전개.

실전공격은 아니었다.

훈련통보도 사전에 왔다.

그래도 상황실 사람들이 화면을 오래 봤다.

아델라인이 낮게 말했다.

“저런 건 잘하네.”

리아는 다른 부분을 봤다.

“대신 전개 뒤 보급함이 한쪽으로 몰립니다.”

약점.

강점.

같은 장면에.

몇 달 동안 양국 함대는 서로의 움직임을 봤다.

칼리스테르는 먼저 찾았다.

아틀라스는 오래 버텼다.

칼리스테르는 멀리 쐈다.

아틀라스는 잃은 함선을 빨리 채울 수 있었다.

전략원은 비교표를 만들었다.

나는 마지막 칸을 지웠다.

[종합우세.]

숫자로 하나를 뽑을 근거가 없었다.

표는 그대로 상원 비공개보고에 올라갔다.

리아는 젊은 장교들과 마지막 훈련을 끝내고 전술실에서 나왔다.

한 장교가 물었다.

“그래도 전쟁하면 누가 이깁니까?”

리아는 문을 잡은 채 잠깐 돌아봤다.

“그걸 모르게 만드는 게 오늘 훈련 목적이야.”

문이 닫혔다.

센서격차를 줄이려는 연구는 예상보다 빨리 민간으로 내려왔다.

군사연구소가 만든 가짜 접근축 기술 중 일부가 탐사선의 충돌회피에 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의 선박이 여러 가능한 진입경로를 계산해 민간항법망에 먼저 보내면, 항로관리국이 혼잡을 분산할 수 있었다.

처음 목적은 적 센서를 속이는 것.

결과는 항만 대기시간 8퍼센트 감소.

오르테가가 보고서에 만족했다.

“군사연구도 가끔 쓸모가 있군요.”

아델라인이 그 문장을 보고 답장을 보냈다.

[가끔?]

칼리스테르 센서의 원리를 알아내기 위해 직접적인 첩보공작을 하자는 의견도 정보원 내부에서 나왔다.

군사핵심기술.

가치 큼.

에일린은 반대하지 않았다.

대신 비용표를 요구했다.

발각될 확률.

외교손실.

얻을 수 있는 기술수준.

자체연구 예상기간.

결론은 지금은 안 한다.

칼리스테르와 첫 관계에서 기술절도 사건이 터질 경우 손실이 너무 크다.

언젠가 경쟁이 악화되면 계산이 달라질 수 있다.

도덕선언이 아니라 현재 손익.

반대로 칼리스테르 첩보를 잡은 적도 아직 없었다.

그렇다고 안 한다는 뜻은 아니다.

정보원은 제국 군수기업에 접근하는 수상한 연구계약들을 따로 분류했다.

몇 건은 칼리스테르계 회사.

정상.

몇 건은 루멘권 다른 국가.

한 건은 정체불명.

끝까지 칼리스테르와 연결되지 않았다.

에일린은 억지로 연결하지 않았다.

“의심하는 것과 증명하는 건 다릅니다.”

정보원 내부에서는 이제 익숙한 문장.

리아는 센서열세 대응교리를 만들면서 젊은 장교에게 지휘를 넘기는 연습도 했다.

첫 대규모 훈련에서 그녀는 관찰실에만 남았다.

현장지휘관은 마렌 솔.

몇십 년 전 무인공격선과 싸우며 전투는 이겼지만 지휘선 자폭으로 정보목표를 놓쳤던 그 젊은 제독.

이제는 젊다고 부르기 어려운 나이였지만 아델라인이나 황제 기준으로는 아직 후배세대였다.

마렌은 리아 계획과 다르게 움직였다.

가짜 중심을 다섯 개 만드는 대신 두 개만 만들고, 남는 전단을 완전히 통신침묵 상태로 돌렸다.

리아는 처음에 틀렸다고 생각했다.

결과.

칼리스테르 모사센서가 실제 본대를 찾는 시간이 더 늦어졌다.

훈련 뒤 리아가 물었다.

“왜 계획 바꿨어.”

“다섯 개면 상대가 ‘다섯 중 하나’라고 압축할 수 있습니다.”

“둘이면?”

“나머지가 아예 있는지 모릅니다.”

좋은 답.

리아는 교리안을 수정했다.

자기 이름으로 제출했던 계획.

후배 때문에 바꿈.

아델라인이 그 기록을 읽고 리아에게 말했다.

“기분 나쁘지?”

“조금요.”

“정상.”

둘 다 웃었다.

후계자를 키운다는 건 자기보다 못한 사람에게 일을 주는 게 아니다.

언젠가 자기 생각을 틀렸다고 말할 사람을 만드는 일.

이번에는 그 의미를 설명하는 명제문을 보고서에 쓰지 않았다.

그냥 마렌 이름을 공동작성자로 올렸다.

칼리스테르 측도 비슷한 세대교체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들의 평균수명과 지휘관 교대구조는 공개자료가 적었다.

마르 케일은 여러 해 같은 직위.

그가 생물학적으로 얼마나 오래 사는지도 공식정보 없음.

루멘 등록자료에는 ‘지속개체’가 아니라 일반 생물개체로 분류.

대략 500~700년 수준 추정.

아틀라스보다는 짧을 수 있다.

마리안은 이 정보를 보고 말했다.

“그러면 저쪽도 우리 황제의 지속성을 부담스럽게 볼 겁니다.”

이미 아르칸트가 그랬다.

상위국이라고 시간문제가 사라지지 않는다.

센서경쟁이 계속되면서 전단 지휘관들 사이에는 묘한 예절이 생겼다.

훈련을 크게 하면 통지.

대규모 보급교대도 가능한 범위에서 통지.

서로의 자동센서가 잘못 경보를 올릴 만한 실험은 사전좌표 공유.

법적 의무 아닌 것들도 많았다.

사고 한 번 막는 게 더 싸니까.

한 번은 제국 연구선이 칼리스테르 센서범위를 측정하려고 일부러 경계가까이 갔다가 통신을 받았다.

[귀측 의도가 관측시험인가.]

연구선장은 당황했다.

들켰다.

황실에 문의.

숨길 이유도 없음.

[그렇다.]

칼리스테르 답.

[안전거리 0.6광초 더 유지할 것을 권고.]

연구선이 물러남.

그날 시험은 실패.

대신 상대가 어디서 우리를 봤는지 데이터 하나 얻음.

연구자는 그걸로도 좋아했다.

몇십 년 뒤 군사학교에서 이 시기를 ‘조용한 센서전’이라고 불렀다.

전쟁은 아니었다.

사이버공격도 거의 없었다.

서로 보고, 속이고, 다시 보는 시간.

군사학교 학생들은 가장 화려한 전투보다 이 기록을 어려워했다.

정답이 없어서.

리아가 한 강의에서 말했다.

“먼저 보는 쪽이 항상 먼저 쏘는 건 아니야.”

학생이 물었다.

“그럼 왜 먼저 봐야 합니까?”

“쏠지 말지 고를 시간이 생기니까.”

그 답에는 아무도 반박하지 않았다.

센서격차 연구에는 예상 못 한 정치문제도 붙었다.

칼리스테르가 제국보다 먼저 본다는 사실이 공개되자 하원 일부 의원은 군 예산증액을 요구했다.

“7초 뒤처집니다.”

오르테가는 반박했다.

“모든 상황에서 7초가 아닙니다.”

평균조건.

특정함급.

특정거리.

언론은 단순화.

군은 예산을 전함보다 센서·기만·전자전 쪽에 더 요청했다.

조선업계.

불만.

전함 발주 기대.

상원 군사위는 절반만 승인.

왜.

자체연구 성과 먼저.

2년 뒤.

센서 개선.

격차.

평균 7초에서 4초.

완전히 안 사라짐.

예산 추가.

조금씩.

칼리스테르도.

우리가 따라오는 걸 봄.

그쪽 연구도 계속.

다시 5초.

끝없는.

리아는 이 경쟁을 보고 말했다.

“상대보다 항상 앞서야 한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합니다.”

젊은 장교.

“뒤처져도 됩니까?”

“뒤처진 걸 알고 싸우면 됩니다.”

그게 교리.

한 훈련에서는 일부러 제국센서를 제한했다.

칼리스테르가 10초 먼저 본다는 가정.

결과.

제국 전단은 초반 불리.

하지만.

분산배치·가짜중심.

피해 예상 줄임.

기술격차를 교리로 완전히 메우진 못함.

그래도.

죽는 수.

줄음.

마렌 솔은 후배들에게 말했다.

“기술개발 기다리는 동안 전쟁은 일정 맞춰주지 않습니다.”

칼리스테르 쪽에서도 비슷한 훈련이 공개자료에 잡혔다.

제국 대량보급을 모사한 장기전.

그들 전단은 초기전투에서는 우세.

60일 이후.

정비병목.

그들도.

우리 강점 상대로.

연습.

서로가 서로의 교관.

원치 않아도.

정보원에서는 이 시기를 ‘상호 적응기’로 분류.

적대?

아님.

평화?

그것도 단순하지 않음.

전쟁계획은 존재.

외교협정도 존재.

통상협상도.

동시에.

황제에게는 익숙해질 필요 있는 상태.

예전에는.

친구.

적.

보호국.

구분.

이제.

경쟁강대국.

한 날.

칼리스테르 연구대표가 제국 과학원 회의에 참석.

센서 민간응용.

오르테가가 물었다.

“군사용 핵심원리 공개할 생각 있습니까?”

“없다.”

“우리도.”

둘 다.

그 뒤 민간 항성풍 예측센서만 협력.

과학자도.

국가.

센서경쟁 때문에 제국 대학에서 관련 전공 지원자 폭증.

몇 년 뒤.

과잉.

취업.

문제.

언론.

“칼리스테르 특수 끝.”

학생들.

불만.

정부가 지원자 수 조절?

안 함.

시장.

일부 연구자.

민간항법.

보험.

기후.

다른 분야.

기술경쟁의 후속은 군 밖에도.

리아가 은퇴준비를 시작할 무렵.

센서훈련 첫 세대 장교들이 이미 지휘관.

그들이 칼리스테르를 ‘무서운 새 국가’로 보지 않음.

그냥.

상대교리 하나.

세대.

아델라인은 그걸 보고 만족.

“이제 내가 없어도 저쪽 이름 듣고 놀라진 않겠군.”

리아.

“다른 이름 나오면 놀라겠죠.”

맞다.

우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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