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68화 — 해적보다 비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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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리안 상선단 습격 뒤 가장 큰 손실은 함선이 아니었다.
보험료였다.
전투가 끝난 다음 날부터 해당 항로의 위험등급이 올랐다. 선박은 다시 다녔지만 운임이 22퍼센트 상승했고, 일부 중소상인은 다른 길을 택했다.
네리안 정부가 양국에 해적소탕을 요청한 이유도 그래서였다.
◆아틀라스와 아르칸트는 공동작전을 제안했다.
네리안은 조건을 붙였다.
작전지휘는 네리안 합동조정실.
민간항로 봉쇄 최소화.
작전 종료시점 공개.
영구주둔 없음.
양국 군부 모두 불편해했다.
하지만 이번 전쟁터는 네리안 주변이었다.
수용.
◆해적연합은 루멘 분쟁경계 바깥의 버려진 채굴성계를 기지로 쓰고 있었다.
함선 수 약 1,200.
정규군과 비교하면 적지만 전파교란, 기뢰, 민간선 위장에 능했다.
제국군이 혼자 가면 이길 수 있었다.
아르칸트도.
문제는 누가 먼저 들어가고 누가 퇴로를 막을지.
◆첫 합동계획에서 아르칸트는 전자전선 선행을 요구했다.
제국은 대규모 기뢰제거와 구조전단 우선.
네리안은 항로폐쇄 시간을 12시간 이하로.
셋이 한 회의에서 싸웠다.
아델라인은 원격으로 자료만 봤다.
“저렇게 계획해서 전쟁하느니 혼자 가는 게 빠르겠군.”
리아가 옆에서 말했다.
“그래서 다자전쟁이 어렵습니다.”
◆결국.
제국이 전면에서 기뢰·민간선 분리.
아르칸트가 장거리전자전과 도주로 차단.
네리안이 항로통제·민간구조.
역할분담.
◆작전 시작.
3시간.
해적기지 외곽.
민간채굴선 8천 척.
예상보다 많음.
일부는 사실상 강제노동.
작전계획 수정.
폭격범위 축소.
◆제국 군부 일부.
“기지 전체 무력화가 늦어집니다.”
네리안 정부.
“우리 주변 민간인입니다.”
아르칸트도.
민간피해 최소화.
동의.
◆전투는 11시간.
해적함대 대부분 격파·항복.
수백 척 도주.
민간인 약 90만 구조.
◆군사적으로.
확실한 승리.
그 뒤.
보험사는 위험등급을 바로 안 내렸다.
왜.
해적 잔존세력.
항로기뢰.
정치불안.
◆네리안 상인들이 분노.
“전쟁 이겼는데 보험료 왜 그대로?”
보험사.
“위험이 사라졌다는 증거가 아직 없습니다.”
◆제국 황실은 보험료 강제인하 안 함.
대신.
기뢰제거.
순찰.
민간보증.
실제 위험을 낮추는 작업.
◆8개월.
공격사건 0.
보험료.
천천히 하락.
완전히 원래 수준은 아님.
◆네리안 의회에서는.
“차라리 아틀라스 보호국이었으면 제국군이 상시순찰.”
반대.
“그럼 방위분담금·외교권 비용.”
아르칸트파도.
비슷.
독립논쟁.
계속.
◆티아 세른 정부는 해적전 승리를 자기 업적으로 과장하지 않았다.
왜.
아틀라스·아르칸트 함대 도움.
그렇다고.
외국군 승리만도 아님.
네리안 정보망과 항로관제가 핵심.
◆작전 뒤 포획함 처리.
새 문제.
누구 소유.
제국이 잡은 함선.
아르칸트가 무력화한 함선.
네리안 영해 비슷한 공간.
◆전리품 싸움.
◆제국은 군사기술 분석용 일부.
나머지 매각.
네리안 피해배상기금.
아르칸트도 비슷.
합의.
◆해적기지에서 발견된 자산.
밀수품.
납치피해자.
채굴권 기록.
더 복잡.
◆법원.
몇 년.
◆군사작전보다 오래.
◆한 네리안 상인이 말했다.
“해적보다 소송이 오래 사는군요.”
맞다.
◆10년 뒤.
해당 항로 운임은 공격 전보다 낮아졌다.
왜.
합동순찰표준.
새 식별망.
보험자료.
항로개선.
◆전쟁이 돈이 된 게 아니라.
전쟁 뒤 만든 인프라가.
◆하지만 공격 때 파산한 상인들은.
그 혜택을 못 봤다.
몇몇은 소송 중.
몇몇은 다른 업종.
◆성공한 정책도.
누군가에게는 너무 늦게 온다.
◆티아는 임기 말 항로개통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다음 정부가 하는 게 낫습니다.”
그녀 임기.
끝.
◆네리안은 또 선거.
독립은 유지.
정부는 바뀜.
◆항로 통제센터 벽에.
제국·아르칸트·네리안 함대 식별코드가 함께 떠 있었다.
어느 나라 깃발도 중앙에 없었다.
◆해적기지에서 구조된 90만 명은 보험료보다 더 오래 남은 문제였다.
납치된 광부, 채무노동자, 해적 가족, 기지에서 태어난 아이, 국적 없는 사람까지 섞여 있었다.
한 가족은 세 세대째 그 기지에서 살았다. 범죄참여 기록은 없었지만 돌아갈 ‘본국’도 없었다.
네리안은 임시거주권을 줬고 몇 년 뒤 일부는 시민권을 얻었다.
본토 강경언론은 “해적 가족까지 받아준다”고 비판했다.
현지 법원은 가족이라는 이유로 범죄자가 되지는 않는다고 판결했다.
◆포획자산은 피해배상기금으로 넘어갔다.
함선.
창고.
광물.
가상계좌.
그런데 자산 일부는 원래 납치당한 상인과 회사의 것이었다. 매각 전에 원소유자를 찾아야 했다.
법원 일은 더 늘었다.
보험료가 8개월 동안 내려오지 않은 이유도 이런 불확실성 때문이었다. 해적함대를 격파했다고 곧바로 항로가 안전해지는 건 아니었다.
잔존용병.
기뢰.
은신처.
밀수망.
◆제국은 영구순찰함대 주둔 요청을 거절했다.
네리안 독립선택과 맞지 않았다.
대신 장거리 탐지센서 임대, 구조훈련, 정보공유.
아르칸트도 비슷한 지원을 했다.
네리안 함대가 직접 순찰했고, 보험사들이 순찰데이터와 공격건수를 받아 위험등급을 다시 계산했다.
첫 3개월에는 공격 2건.
6개월에는 0.
8개월째부터 보험료가 내려왔다.
1년 동안 공격 0.
상인들이 그제야 체감했다.
◆하지만 그 사이 파산한 회사는 400곳이 넘었다.
정부는 주주를 소급구제하지 않았다. 직원 임금채권과 퇴직보상 일부만 보호했다.
한 파산상인이 방송에서 말했다.
“10년 뒤 좋아진다고 10년 전 빚이 없어집니까?”
아무도 반박하지 못했다.
성공한 정책도 너무 늦게 온 사람에게는 성공이 아니다.
◆네리안 의회는 항로안정기금을 만들었다.
통행료 일부와 보험분담금.
제국과 아르칸트 상선도 이용하면 납부.
본토 기업이 불평했다.
“우리가 네리안 방위비까지 냅니까?”
네리안 항만청은 답했다.
“우리 항로를 쓰십니다.”
납부했다.
몇십 년 뒤 기금이 커지자 이번에는 어디에 쓸지 두고 싸웠다.
통행료 인하.
순찰유지.
항로확장.
평범한 예산싸움.
◆작전영웅 동상도 제안됐다.
라엔 벨과 오르 사딘, 네리안 지휘관 셋을 세우자는 안.
네리안 의회가 부결했다.
“우리 항로에 외국 장군 동상을 왜 세웁니까.”
대신 첫 공격에서 파손된 상선 외판 일부를 항로통제센터에 보존했다.
라엔은 그 결정을 듣고 안도했다.
오르도 동의했다.
◆항로 운임이 공격 전보다 낮아진 날 티아 세른은 이미 퇴임해 있었다.
개통식에는 다음 정부가 참석했다.
항구는 20분 행사를 마친 뒤 바로 상업운영으로 돌아갔다.
첫 화물선이 들어오면서 기념방송이 끊겼다.
◆해적기지 정리 뒤 네리안 사회에서 예상 못 한 갈등도 생겼다.
구조된 사람 가운데 일부가 해적기지 생활을 떠나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곳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범죄조직에 협력하지 않았지만 공동체는 거기 있었다.
네리안 정부는 기지를 전부 폐쇄할 계획이었다.
안전.
범죄근절.
◆주민대표가 반대했다.
“범죄자를 없애는 것과 우리 집을 없애는 건 다릅니다.”
법원도 바로 철거를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기지 일부는 민간정착지로 전환.
무장시설.
해체.
항만.
등록.
주민신원.
새 행정구역.
◆네리안 사람들은 불편해했다.
“해적기지를 도시로 인정?”
하지만 그곳 주민 수가 60만 넘었다.
전부 쫓아낼 곳도 없음.
◆제국은 이 문제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
다만 과거 감독국 전환사례 자료를 제공했다.
군사시설 해체.
민간행정 분리.
경찰.
법원.
◆네리안이 자기 방식으로 적용.
몇 년 뒤 그 기지는 이름도 바뀌었다.
옛 해적두목 이름에서.
지역주민 투표로.
◆아이들은 자기가 해적기지 출신이라는 말을 싫어했다.
학교교재도 수정.
범죄조직 역사.
숨기진 않음.
지역 전체를 범죄자처럼 쓰지도 않음.
◆항로안정기금이 남아돌기 시작한 20년째에는 더 이상 해적이 큰 문제가 아니었다.
정부는 분담금을 낮출지 고민.
순찰함대는 유지비 필요.
상인들은 인하.
군은 유지.
보험사는 중간.
◆결론.
분담금 30퍼센트 인하.
남는 기금 일부를 구조·재난기금으로 전환.
◆몇 년 뒤 대형 태양폭풍으로 상선 수백 척이 표류했을 때 그 기금이 쓰였다.
해적 때문에 만든 돈.
자연재난 구조.
◆항로통제센터 벽에는 첫 공격 사망자 명단 옆에 태양폭풍 구조기록도 붙었다.
같은 조직이 다른 위기를 처리.
◆네리안 항로는 나중에 제국-아르칸트 직거래의 중요한 중간길이 됐다.
양쪽 기업은 네리안을 거치면 통관이 번거롭다고 불평하면서도 썼다.
왜.
안전하고.
보험료 낮고.
분쟁중재 빠름.
◆한때 해적 때문에 가장 비싼 항로.
몇십 년 뒤.
가장 예측 가능한 항로 중 하나.
그 변화가 모든 피해자를 보상해주진 않았다.
그냥 다음 사람에게는 덜 위험했다.
◆첫 파산상인 인터뷰를 했던 방송사는 30년 뒤 같은 사람을 다시 찾았다.
그는 이제 작은 물류학교 교사였다.
“다시 사업 안 합니까?”
“싫습니다.”
“항로 좋아졌는데.”
“좋아진 건 압니다.”
잠깐.
“내가 다시 장사해야 할 이유는 아니죠.”
방송은 거기서 끝났다.
항만 전광판은 기념식 문구를 지우고 다음 입항선의 접안번호를 띄웠다.
몇 시간 뒤 통제센터 직원은 외판조각 앞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을 피해 출근카드를 찍고 안으로 들어갔다. 교대시간이었다.
통제센터 야간교대 직원은 그날도 외판조각 옆을 지나 자기 자리로 갔다. 항로지도에는 출항선이 계속 늘고 있었다.
입항예정표 끝에는 다음 날 새벽 첫 화물선의 번호가 이미 등록돼 있었다.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