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46화 — 빈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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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사건 두 달 뒤, 연구정거장 운영위원회 회의실에는 의자 하나가 비어 있었다. 원래 앉던 사람은 압력연결부 사고에서 죽은 구조관리 책임자였다. 후임은 이미 임명됐지만 첫 회의에서 그 자리를 그대로 두자는 요청이 나왔다. 위원장은 반대했다.
“운영회의입니다. 추모식이 아닙니다.”
유족대표가 말했다. “한 달만.”
결국 한 달. 빈 의자는 생각보다 회의를 많이 바꿨다. 보안예산을 얼마나 올릴지 논의할 때도. 출입검사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지 결정할 때도. 누군가 과도한 비용이라고 말하면 시선이 한 번씩 그쪽으로 갔다. 반대로. 보안팀이 모든 연구원을 상시추적하자고 제안했을 때도. 다른 위원이 말했다.
“죽은 사람이 원한 게 이것까지였는지는 모릅니다.”
빈 의자는 어느 쪽 편도 아니었다. 사람들이 자기 주장을 거기에 기대려 할 뿐.
◆하원에서는 더 시끄러웠다. 귀환전선 해산법. 긴급발의. 폭력가담 여부와 관계없이 조직 전체를 금지하자는 내용. 찬성. 강경파. 일부 유족. 반대. 자유권파. 복원정책 의원. 세리아가 발언대에 섰다. 로하르 정식령 전환 때 주민투표에서 패배하고도 결과를 받아들였던 그녀는, 이제 하원에서 꽤 큰 목소리를 가진 정치인이었다.
“폭탄을 만든 사람을 감옥에 넣으십시오.”
잠깐.
“폭탄을 싫어하지만 복원을 더 하자고 말한 사람까지 감옥에 넣지는 마십시오.”
찬성석에서 야유. 그녀는 무시했다. 마엘 코르도 반대. 이번에는 이유가 달랐다.
“조직 전체를 금지하면 지하로 갑니다.”
정보원도. 비슷한 의견. 공개조직. 감시 쉽다. 불법지부만 제거. 법안. 부결. 근소하지 않았다. 대신 통과된 것. 폭력선동 자금추적 강화. 폭발물 원료 구매 실명감사. 전략시설 하청보안 재심사.
◆기업 쪽에도 후폭풍. 제론 컨설팅. 해산. 임원 기소. 회사가 직접 테러명령을 내렸다는 증거는 부족했지만, 내부통제는 사실상 없었다. 정부계약 업체들. 보안심사. 수천. 일부 중소업체는 비용을 못 버팀. 계약철수. 대기업만 남을 위험. 나이아 벨이 문제를 올렸다. 이제 황실부비서장으로 자리 잡은 그녀는, 큰 원칙보다 실행에서 생기는 틈을 잘 보는 사람이었다.
“보안기준을 높인 결과, 작은 정비회사가 시장에서 빠지고 있습니다.”
“나쁜 거야?”
“경쟁이 줄어 가격이 오릅니다. 대기업 하청집중도도 높아집니다.”
테러 막자고. 독점. 또 다른 비용. 보안등급을 세분화했다. 핵심제어망. 최고등급. 일반청소·비전략정비. 낮은 등급. 업무별. 정거장 전체에 같은 보안망을 씌우는 것보다. 필요한 곳만. 정보원은 처음엔 반대. 에일린이 최종적으로 수용했다.
“모든 출입자를 최고위험으로 보면 진짜 위험자를 구분하기 어려워집니다.”
지난 실패에서 배운 사람다운 답.
◆유족 중 일부는 또 불만.
“두 달 만에 완화?”
그럴 수 있다. 황실은 설명회를 열었다. 내가 안 감. 에일린과 정거장 보안책임자. 유족. 연구자. 노동자. 한 유족이 물었다. “왜 범인이 들어온 통로를 다시 엽니까?”
보안책임자가 대답했다. “같은 통로가 아닙니다. 권한을 나눴습니다.”
“그게 안전합니까?”
“완벽하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좋았다. 완벽하다고 말하는 순간. 다음 사고가 거짓말이 된다. 귀환전선 중앙조직은 내부에서도 갈라졌다. 온건파. 폭력지부와 절연. 강경파. 정부탄압 주장. 회원 수. 줄었다. 그러나. 남은 사람은 더 과격. 정보원은. 오히려 그걸 더 위험하게 봄. 규모는 작아지고. 응집은 강해짐. 체포? 아니. 불법행동 없음. 감시. 법원영장 범위.
황실 내 일부 참모가 말했다. “다음 사건이 나면 책임은.”
에일린이 잘랐다.
“범죄하지 않은 사람을 미리 체포하면 그 책임도 생깁니다.”
회의가 조용.
◆218명 뒤. 모든 사람이 더 겁을 먹었다. 겁은. 항상 강경한 방향으로만 가지 않는다. 잘못 잡을까 봐 두려울 수도 있다. 고리 연구정거장의 연구는 재개됐다. 루멘 연속체와의 두 번째 외교 준비도. 그 사실 자체가 테러범 의도와 반대. 귀환전선 급진지부는. 새 우주 연구를 멈추려 했다. 멈추지 않았다. 그렇다고. 황실이 승리선언도 안 했다.
연구정거장 중앙홀에서 빈 의자를 둔 한 달이 끝났다. 운영위원회는 표결했다. 다음 회의부터 후임자가 그 자리에 앉는다. 유족대표도 찬성했다. 의자를 치우진 않았다. 등받이 뒤 작은 금속판. 이름 하나. 후임자는 그걸 등지고 앉았다. 회의는 예정된 시간에 시작됐다. 빈 의자 논쟁이 끝난 뒤에도 운영위원회는 테러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의사결정표가 바뀌었다. 예전에는 연구성과와 비용이 앞줄. 이제는. 보안위험. 대피시간. 하청권한. 별도 칸.
◆오르테가는 싫어했다.
“연구회의가 보안회의가 됩니다.”
운영위원장이 답했다. “218명 전에는 없던 칸입니다.”
오르테가는 더 말하지 않았다. 연구자들도 두 부류.
“이 정도는 필요.”
“이러다 연구 못 함.”
실제로. 실험승인 평균기간. 23퍼센트 증가. 과학원은 개선안. 고위험실험만 보안검토. 저위험은 자동. 몇 달. 승인기간. 다시 줄음. 테러 뒤 제도는. 처음엔 항상 넓게 만들어진다. 시간 지나며. 필요한 모양으로 깎아야. 귀환전선 중앙조직은 5년 뒤 이름을 바꿨다. ‘복원권리연합.’ 폭력지부와 구분. 일부는 말했다.
“세탁.”
맞을 수도. 새 지도부는. 희생자 추모식 참석을 요청. 유족단체가 거부.
“오지 마십시오.”
그들은 안 감. 사과문만. 유족은 읽지 않음. 모든 화해가. 필요한 것도. 가능한 것도 아니다.
◆정치적으로는. 복원권리연합이 몇 년 뒤 하원 진입. 소수. 합법선거. 강령. 복원예산 확대. 고리망 투자 제한. 테러 비난. 하원 강경파가 말했다. “테러범 정당.”
법원. 아님. 폭력지부와 자금·조직 분리. 증명. 민주정치가. 불편한 목소리까지. 안으로 끌고 들어옴. 그들이 하원에서 첫 질문.
“루멘 등록예산은 얼마입니까?”
합법. 복원항로국 예산과 비교. 공개. 흥미로운 결과. 복원예산. 더 큼. 그 사실이. 일부 지지자 불만을 줄임.
“우리가 버려졌다”는 감정과.
실제예산. 다를 수 있다. 복원권리연합 의원은. 그래도 말했다. “돈만 문제가 아닙니다.”
맞다. 정치에서는. 보이는 관심. 상징. 황실은. 복원 추모일을 새로 만들지 않았다. 이미 47초 묵념. 그걸로. 대신. 복원항로 성공 때. 과도한 축제 자제. 미확인 실종자 가족에게. 희망고문 될 수 있음.
◆정책도. 감정비용. 고리정거장 테러 20년. 추모벽. 여전히. 새 세대 연구원 중. 사건 당시 태어나지 않은 사람도. 그들은 벽을 지나며. 역사수업에서 배운 이름을 본다. 어떤 날. 학생들이 추모벽 앞에서 사진. 웃음. 유족 한 명이 화냄. 학생들 사과. 운영위. 사진금지? 논쟁. 결론. 추모구역 안내. 금지 아님. 기억을 지키는 방식까지.
국가가 전부 정할 수 없다. 빈 의자는 한 달 뒤 채워졌다. 추모벽은 20년 뒤에도 남았다. 그 사이. 회의는 수천 번 열리고. 연구는 계속됐다. 테러범이 원한 중단은. 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사건이 없던 일도 되지 않았다. 두 사실이. 같이 남았다. 테러 12년 뒤, 복원권리연합 소속 의원이 고리 연구예산 삭감안을 냈다. 이유는 단순했다. 대단절 실종자 수색속도에 비해 신규 고리연구가 너무 빠르게 커졌다는 것.
이번에는 아무도 그 의원을 테러범과 같은 편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적어도 본회의에서는. 예산위원회는 두 사업을 따로 비교했다. 복원항로국이 지난 5년 동안 확인한 실종자·생존권역 수, 고리 연구가 가져온 루멘 접촉자료, 민간항로 안전효과, 각각의 비용. 숫자를 놓고 보면 둘 다 줄이기 어려웠다.
의원은 결국 전액삭감안을 철회하고, 고리 연구증액분의 일정비율을 복원항로 탐사센서 공동개발에 묶는 수정안을 냈다. 오르테가는 싫어했지만 센서는 자기 연구에도 쓸 수 있다는 걸 알고 찬성했다. 폭탄으로 멈추려 했던 논쟁이 몇십 년 뒤 예산표 안으로 들어왔다.
◆다로 벤의 이름은 정치에서 거의 사라졌다. 반면 그가 사용했던 문구, ‘죽은 사람을 찾기 전에 새 문을 열지 마라’는 다른 의미로 살아남았다. 복원권리연합 선거광고는 문장을 바꿨다.
[새 문도 열고, 옛 문도 닫지 마라.]
테러 피해자 일부는 그 광고조차 불쾌해했다. 누군가는 문장을 빼앗긴 느낌이라고 했다. 정당은 광고를 철회하지 않았다. 민주정치에서는 기억도 독점할 수 없었다. 빈 의자에 앉은 후임자는 28년 뒤 정거장장이 됐다. 취임 인터뷰에서 기자가 등받이 뒤 금속판을 가리켰다.
“매일 느끼십니까?”
그는 고개를 저었다.
“매일은 아닙니다.”
잠시 손가락으로 작은 이름판을 만졌다.
“가끔 봅니다.”
그 정도였다. 회의실 밖에서는 다음 교대 연구원들이 출입증을 찍고 들어오고 있었다. 복원권리연합이 하원에 들어온 첫해, 한 의원이 고리테러 유족 앞에서 사과하려 했다. 유족대표는 만남 자체를 거절했다. 정당 지도부가 난감해하자 세리아가 말했다.
“사과받을 의무도 없습니다.”
정치적으로는 화해장면이 필요했겠지만, 피해자에게는 그런 장면을 만들어줄 의무가 없었다. 결국 의원은 공개사과문만 남기고 더 밀어붙이지 않았다.
◆고리 연구정거장에서는 테러 25주년에 처음으로 대규모 공식행사를 열지 않았다. 이유는 잊어서가 아니라, 유족단체들 사이에서도 매년 국가행사가 필요한지 의견이 갈렸기 때문이다. 대신 정거장 방송이 오전 6시 12분에 218명의 이름을 한 번 읽었다. 연구실과 상점은 문을 닫지 않았다. 어떤 연구원은 잠깐 멈춰 들었고, 어떤 사람은 실험을 계속했다.
테러 30주년 무렵, 연구정거장에는 사건을 직접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 절반 가까이 됐다. 새 연구자들은 추모벽보다 고리망 연구장비에 더 익숙했다. 초기 유족 중 일부는 그 사실을 서운해했다. 정거장 운영위는 기억교육을 의무화하자는 안을 검토했지만 통과시키지 않았다. 대신 신입 안전교육에서 사건 원인과 제도개선 과정을 다뤘다.
추모를 강제하지 않고도, 왜 지금의 절차가 생겼는지는 알게 하는 방식이었다.
테러 30주년 회의가 끝난 뒤 후임 정거장장은 빈 회의실에 잠깐 남았다. 등받이 뒤의 이름판은 손때가 묻어 조금 흐려져 있었다. 그는 새 판으로 바꾸자는 시설팀 요청에 ‘그대로’라고 적었다.
다음 회의 안건은 연구동 냉각예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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