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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12화 — 스무 해

별의 제국 · 112 / 29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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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드라와의 첫 통상회담은 예상보다 빨리 풀렸다.

문제는 기간이었다.

제국 초안.

시험협정 20년.

칼드라 측이 거부했다.

마리안이 이유를 물었다.

엘라드 바스가 네 손가락 중 하나로 문서를 두드렸다.

“너무 깁니다.”

마리안은 순간 이해하지 못했다.

20년.

아틀라스 제국에게는 시험기간으로 짧은 편.

칼드라에게는.

달랐다.

엘라드의 평균수명은 240년 전후.

정치경력은 40년이면 길다.

20년 협정은.

한 정부의 절반.

젊은 기업가에게는 사업인생 상당부분.

마리안이 황궁에 바로 보고했다.

나는 문서를 다시 봤다.

“20년이 길다고?”

세라가 고개를 들었다.

“칼드라 기준이면요.”

“짧잖아.”

“폐하 기준으로는.”

그 말에서 멈췄다.

익숙한 문제.

나는 100년 뒤도 정책계획표에 넣는다.

아틀라스 관료도.

그런데 다른 종족은.

10년이 인생의 큰 조각.

세라가 말했다.

“로하르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맞다.

개도 50년 계획.

우리에게 중기.

로하르 사람에게는 한 세대 이상.

한 번 배운 문제인데.

규모가 커지면 다시 추상화한다.

좋지 않다.

나는 마리안에게 답했다.

“6년.”

“시험기간 말씀이십니까?”

“응.”

“칼드라는 5년을 제안했습니다.”

“그럼 6년. 중간검토 3년.”

“양보폭이 큽니다.”

“기간만.”

핵심 시장조건은 그대로.

시간축을 상대에게 맞춘다고.

가격까지 깎아줄 이유는 없다.

칼드라는 6년을 수용했다.

대신 관세상한을 더 낮춰달라고 요구.

거부.

엘라드가 말했다.

“기간을 양보하셨으니 이것도.”

마리안이 웃었다.

“황제께서는 계산착오를 고친 것이지 선물을 주신 게 아닙니다.”

회담장이 잠깐 조용.

엘라드는 결국 웃었다.

“그 차이가 있군요.”

“매우 큽니다.”

내가 시간감각을 놓쳤다고.

제국이 손해까지 볼 필요는 없다.

고칠 건 고친다.

줄 건 필요한 만큼만.

6년 시험협정은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다.

칼드라 기업.

짧아서 부담 적음.

제국 기업.

3년 뒤 중간검토라 빠른 성과 필요.

시장이 움직였다.

첫해.

제국 의료제품 점유율 4퍼센트.

둘째 해.

11.

칼드라 정부가 긴장.

현지기업 보호대책.

수입품 안전검사 강화.

제국 기업은 차별이라고 불평.

마리안은 현지법을 검토.

합법.

“맞춰.”

기업들이 싫어했다.

칼드라 의료기업도 반격했다.

제국 제품보다 성능 낮음.

대신.

칼드라 체형에 맞음.

네 팔을 동시에 쓰는 재활장비.

저중력 골격.

제국 제품이 못 따라가는 영역.

본토 기업이 현지합작을 시작.

3년 중간검토.

양쪽 무역량 네 배.

현지산업 붕괴 없음.

제국기업 수익.

좋음.

칼드라 소비자 가격.

하락.

계속할 이유 충분.

이번엔 칼드라가 12년 연장을 제안했다.

나는 말했다.

“받아.”

세라가 물었다.

“검토 없이요?”

“3년 데이터 있잖아.”

결론이 난 문제를.

또 처음부터 검토할 필요 없다.

그날 안에 승인.

문제는 중력관문.

3년이 지나도 협상 안 됐다.

기술가치.

전략성.

칼드라 내부정치.

복잡.

나는 기다렸다.

시장개방이 잘 된다고.

기술도 급하게 살 이유 없다.

엘라드는 그걸 이상하게 봤다.

“제국은 그렇게 원하는 기술인데 왜 압박하지 않습니까?”

마리안이 답했다.

“필요한 것과 급한 것은 다릅니다.”

“다른 국가라면 이미 군사압박을 했을 겁니다.”

“제국은 더 오래 기다릴 수 있습니다.”

엘라드 표정이 굳었다.

그 말이.

위협처럼 들릴 수도 있다.

마리안은 바로 덧붙였다.

“기다린다는 것이 언젠가 빼앗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럼?”

“가격이 합리적이 되는 순간을 기다린다는 뜻입니다.”

상업국에는 더 잘 통하는 설명.

칼드라 중력관문 산업은 국가자부심.

오르비스와 600년 경쟁한 핵심.

그걸 싸게 넘기면 정부가 무너질 수 있다.

제국도 그 정도 정치비용까지 떠안고 싶지 않다.

나는 세라에게 말했다.

“저 기술 20년 뒤에도 있지?”

“더 좋아져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 됐네.”

세라가 잠깐 나를 봤다.

“다만 칼드라 사람에게 20년은 짧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바로 기억했다.

“알아.”

그래서.

협상일정은 20년이 아니라 3년 단위.

제국 전략은 길게.

상대의 정치시간은 짧게.

두 시계를 동시에 쓴다.

황제가 오래 산다고.

모든 나라가 오래 기다려주는 건 아니다.

그걸 다시 배웠다.

이번엔.

잊지 않을 생각이었다.

6년 시험협정이 체결된 뒤 세라는 황실비서실에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다.

[종족별 시간환산.]

정책보고서마다.

해당 종족 평균수명.

성년기.

정치임기.

세대길이.

표시.

나는 보고서를 보고 말했다.

“내가 그렇게 자주 까먹어?”

“가끔.”

“가끔 때문에 표가 하나 더 생겼네.”

“가끔이 외교에서는 전쟁이 될 수 있습니다.”

세라답게 과장 없이 무서운 말을 했다.

새 규칙은 생각보다 효과가 컸다.

라사드 30년 개도사업.

아틀라스 문서에는 ‘단기 1단계’라고 적혀 있었다.

현지 기준으로는.

부모와 자녀가 다른 사회가 되는 시간.

표현 수정.

‘1세대 사업.’

정책 담당자 태도도 달라졌다.

로하르에서는 15년 교육개혁을 ‘짧은 시범’이라고 부르던 본토 관료가.

현지 교사에게 욕먹은 사례가 있었다.

이제 문서에.

[현지 기준 약 0.3세대.]

숫자가 사람을 조금 덜 무시하게 만든다.

칼드라와 6년 계약 중.

엘라드의 정부임기는 7년.

즉.

협정 결과가 다음 선거에 바로 반영.

본토 황실은.

20년 뒤를 생각.

시간의 이해관계가 다르다.

나는 세라에게 물었다.

“그럼 장기계약 못 해?”

“할 수 있습니다.”

“근데.”

“중간검토를 더 촘촘히 넣으면 됩니다.”

간단.

장기전략을 포기할 필요 없다.

상대가 버틸 수 있는 단위로 쪼개면 된다.

100년 목표.

5년 평가.

10년 계약.

필요하면 연장.

이 방식은 칼드라뿐 아니라 보호국정책 전체에 적용됐다.

황실은 ‘세대기준 검토’라는 새 원칙을 만들었다.

세리아가 하원에서 말했다.

“이제야 제국이 우리 시간을 계산하는군요.”

로하르 왕녀 출신이자 보호국 자치권 감시자로 자리잡은 의원.

그녀는 칭찬할 때도 비꼬는 재주가 있었다.

“예전엔 안 했나?”

내 공개답변.

세리아는 바로 말했다.

“했지만 폐하 시간으로 했습니다.”

본토망에서 웃음.

맞는 말.

그 뒤.

황실비서실에 젊은 실무관 하나가 들어왔다.

이름 나이아 벨.

아틀라스인.

96세.

비서실 기준 신입.

세라가 직접 뽑았다.

나는 물었다.

“왜 직접?”

“제가 영원히 여기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나는 세라를 봤다.

그녀 나이 300대.

앞으로 수백 년 일할 수 있다.

“충분히 오래 있잖아.”

“그게 문제입니다.”

세라는 말했다.

“폐하도 저도 오래 사니까 후계자를 늦게 만듭니다.”

“좋은 사람 있으면 쓰면 되지.”

“좋은 사람은 만들기도 해야 합니다.”

맞다.

장수명 조직의 위험.

같은 사람이 너무 오래 버틴다.

후배가 자랄 자리가 없음.

나이아 첫 업무.

칼드라 기간표 재검토.

그녀는 내 보고서에 빨간 표식을 달았다.

[30년 장기계약 → 칼드라 정치세대 4회.]

나는 세라를 봤다.

“얘가 내 문서에 빨간색 써도 돼?”

“그래서 뽑았습니다.”

나이아 표정은 굳어 있었다.

긴장.

나는 문서를 고쳤다.

30년 기본협력.

6년 단위 가격재검토.

전략분야는 12년.

“이렇게?”

나이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폐하.”

“다음부터 말로 해도 돼.”

그녀 얼굴이 더 굳었다.

세라가 웃음을 참았다.

황제가 젊은 실무자에게 수정받는 장면은 공개되지 않았다.

필요도 없다.

다만.

제국 문서가 나아지면 된다.

6년 시험기간 종료.

칼드라 선거.

엘라드 바스 재선 실패.

의외.

외교성과 좋음.

왜.

국내 주택·자동화 문제.

새 제1조정관.

세라크 틴.

중도경제파.

나는 잠깐 놀랐다.

엘라드와 관계를 6년 쌓았다.

이제 상대가 바뀜.

장수명 제국에게 익숙해야 할 일.

아직 감정적으로는 아쉽다.

엘라드 마지막 통신.

“제국과 협상해서 임기를 다 썼군요.”

“은퇴?”

“의회로 갑니다.”

“또 보겠네.”

“폐하는 그대로 계시겠죠.”

그 말에.

시간차가 다시 보였다.

엘라드는 늙은 건 아니다.

하지만.

정치적 세대는 바뀐다.

나는 그대로.

마리안도.

세라도.

새 조정관 세라크는 이전 정부 약속을 재검토했다.

제국 본토에서는 “이미 합의했는데”라는 불만.

나는 말했다.

“검토하게 둬.”

“뒤집으면요?”

“계약 위반이면 대응.”

정권교체가 검토권까지 없애진 않는다.

3개월 뒤.

세라크 정부.

기존 통상협정 유지.

관세 일부 수정 요청.

협상.

제국은 양보 일부.

대신 금융시장 접근 확대.

손해 없음.

내 시간은 길다.

상대의 시간은 짧다.

그 차이를 무시하면.

제국의 장기전략이 오히려 짧아질 수 있다.

세라의 시간표는.

그걸 매 보고서마다 상기시켰다.

시간환산표는 군사에도 들어갔다.

제국군이 칼드라에 제안한 장교교환.

20년.

본토 장교에게는 짧은 파견.

칼드라 장교에게는 경력 핵심.

기간을 4년으로 줄이고.

두 번 연장 가능.

지원자가 세 배 늘었다.

같은 제도.

같은 예산.

시간만 바꿈.

성과가 달라졌다.

나는 그 보고서를 보고 세라에게 말했다.

“이건 생각보다 큰 문제였네.”

“예.”

“왜 진작 더 세게 말 안 했어?”

세라가 나를 봤다.

“말했습니다.”

기억났다.

몇 번.

내가 중요도를 낮게 본 것.

“미안.”

세라가 잠깐 멈췄다.

“그 말씀은 기록해두겠습니다.”

“왜.”

“희귀해서요.”

비서실 안쪽에서 나이아가 웃음을 참다가 바로 표정을 굳혔다.

세라는 황제에게 반대하는 법도 후배들에게 가르쳤다.

“폐하가 물었을 때만 말하면 늦습니다.”

나이아가 물었다.

“명령과 충돌하면요?”

“명령 전에는 끝까지 말합니다.”

“명령 뒤에는?”

“불법이 아니면 집행합니다.”

간단.

황제에게 필요한 건 아첨이 아니라.

결정 전 반대.

결정 후 실행.

나는 우연히 그 교육기록을 봤다.

“나 몰래 이런 거 가르쳐?”

세라가 말했다.

“폐하께 필요한 조직을 만드는 중입니다.”

“내 비서실인데.”

“그래서요.”

그때 처음.

세라 개인의 목표가 보였다.

내가 오래 사는 것과 별개로.

비서실이 나 없이도 굴러가게 만드는 것.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이.

나에게 덜 의존하는 조직을 만든다.

모순 같지만.

좋은 모순.

그날부터 나이아는 일부 회의에 세라 대신 들어왔다.

처음엔 말이 없었다.

세 번째 회의.

내 장기개척안에 손을 들었다.

“폐하.”

“응.”

“이 일정은 현지세대 기준으로 너무 깁니다.”

나는 세라를 봤다.

세라는 아무 표정도 없었다.

“알았어.”

나이아가 놀랐다.

“바꾸시겠습니까?”

“맞는 말이면.”

한 번 배운 교훈을.

사람이 바뀌어도 조직이 반복해서 상기시킨다.

그게 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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