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03화 — 문을 열지 않는 구조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남쪽 문 물질개방 금지.
그 결정은 유지됐다.
그 대신.
정보통로를 넓힌다.
◆복원항로국과 세레프는 ‘핀홀 채널’을 만들었다.
실제 관문보다 훨씬 작은 인과결합.
물질통과 불가.
빛.
통신.
일부 양자상태.
그 정도.
◆첫 목표.
대역폭.
현재 몇십 자.
영상은 꿈.
우선 음성.
◆장치 11번 폭발.
12번 과열.
13번 신호반사.
14번.
0.8초 음성.
잡음.
메르탄어.
연구원들이 환호.
◆한 달 뒤.
음성통화 가능.
지연 3.2초.
33년 만의 정상대화에 가까워졌다.
첫 공식 통화.
메르탄 국왕.
나.
◆화면은 아직 없다.
목소리만.
리메르 5세가 말했다.
“폐하.”
젊은 목소리.
“듣고 있다.”
“이렇게 빠르게 답이 오는군요.”
“나도 좋네.”
문장 하나에 40분 걸리던 회담이.
대화가 됐다.
◆그가 첫 질문.
“물질관문은 언제 엽니까?”
“안전확인 뒤.”
“몇 년?”
“몰라.”
“십 년?”
“가능.”
“삼십 년?”
“가능.”
잠깐 침묵.
메르탄 종족 수명.
약 500년.
기다릴 수는 있다.
그래도 가족은 기다린다.
◆리메르가 말했다.
“우리 국민은 본토로 가고 싶어 합니다.”
“알아.”
“특히 아틀라스계.”
“알아.”
“그러나 저도 문을 함부로 열 생각은 없습니다.”
좋았다.
현지 왕이 신중.
◆그들은 ‘추적자’ 공격을 최근에도 경험했다.
작은 생체함.
관문 흔적 근처.
정확한 버그 계통 불명.
지난 10년 감소.
그래도 존재.
◆정보채널로 전투데이터를 받았다.
바르케시와 세레프 분석.
유사도.
밤의 천사 34.
버그 확정체 58.
중간.
◆제국은 먼저 무기 설계가 아니라.
탐지알고리즘 전송.
물질 못 보내도.
소프트웨어·도면은 간다.
남방연합이 자기 산업으로 만든다.
◆제국 방어AI 일부.
완전 전략급 제외.
생체탐지.
격리절차.
카론 분산방어교리.
바르케시 충격파탄 설계의 비전략판.
오르비스 검역규칙.
지난 18년 외교가.
남방피난권에 한꺼번에 전달.
◆리메르가 말했다.
“본토가 생각보다 많이 배웠군요.”
“자네들도.”
33년.
서로 다른 우주에서.
각자 성장.
◆남방연합도 우리에게 기술을 줬다.
위상관문.
파편권 항법.
저자원 폐쇄생태계.
특히.
‘인과폭풍’ 예측.
제국은 모르는 경험.
그들은 33년 동안 공간이 불안정한 곳에서 살아남았다.
◆세레프가 놀랐다.
[실용 인과항법이 우리보다 우수한 부분 존재.]
메르탄 기술.
VIII급 일부 가능.
옛 보호국이.
고립 속에서 특정 분야를 크게 발전시켰다.
◆제국 과학원은 바로 공동연구.
대단절 복원에도 핵심.
◆물질교환 없이도.
기술교환이 폭발했다.
데이터.
설계.
문학.
음악.
법.
◆가장 먼저 남방으로 넘어간 민간파일.
본토 뉴스.
30년치.
남방 시민들이 밤새 봤다.
황제 즉위.
세르마크전.
로하르.
세레프.
귀환자.
자기들이 없던 33년.
◆반대로 본토에는 남방 드라마.
피난연합 영화.
전쟁기록.
음악.
유행.
문화가 물질보다 먼저 관문을 건넜다.
◆본토에서 남방 가수가 갑자기 인기.
본인은 저편.
공연은 홀로그램.
시간지연 3초.
라이브 콘서트.
관객 90억.
◆세라는 말했다.
“관문을 안 열어도 사람은 이미 건너오고 있습니다.”
맞다.
문화와 정보.
국경은 물질보다 먼저 무너진다.
◆상업도.
디지털서비스.
연구.
특허.
금융.
◆문제.
세금.
관세는 물건 없으니 없음.
서비스세.
법무원과 재무원이 새 규정.
남방-본토 디지털거래.
◆벨로아 은행이 가장 빨리 상품 출시.
‘남방연합 송금.’
실제 돈은 양쪽 장부 동시정산.
물질통화 이동 없음.
◆33년 끊긴 경제가.
빛만 통하는 문으로 다시 연결.
◆물질관문을 열자는 압력은 오히려 조금 줄었다.
사람들이.
우선 할 수 있는 걸 하기 시작했기 때문.
가족은 대화.
기업은 거래.
학자는 연구.
학생은 수업.
◆문을 열지 않아도.
재회는 시작될 수 있다.
◆나는 그게 마음에 들었다.
황제의 가장 어려운 결정 중 하나는.
무언가를 하지 않는 것.
남쪽 문은.
아직 닫혀 있다.
그런데.
제국은 이미.
저편과 다시 하나의 사회가 되어가고 있었다.
◆핀홀 채널이 안정되자 가족통화가 폭발했다.
초기에는 국가·연구용으로만 쓰려 했다.
정치적으로 불가능.
수십억 가족.
33년.
“우리도 통화하게 해달라.”
당연.
◆대역폭 배분.
정부 20.
연구 20.
가족 40.
상업 10.
기타 10.
남방과 본토 공동결정.
◆가족통화 추첨.
우선.
직계가족.
중환자.
고령.
대단절 당시 미성년자.
◆첫 공개통화 중 하나.
아틀라스인 아버지.
본토 아들.
아버지 대단절 당시 344세.
아들 91세.
33년 뒤.
아버지 377.
아들 124.
장수명이라 둘 다 아직 젊다.
◆아버지가 말했다.
[키 컸네.]
아들이 울면서 웃었다.
“33년인데.”
[내 기준엔.]
그 영상이 제국망에서 크게 퍼졌다.
◆다른 통화.
카엘 할머니.
본토 혼혈 손녀.
손녀는 대단절 때 태어나기도 전.
부모 중 카엘인이 실종.
그 부모는 남방에 없다.
할머니만.
가족은 이어졌지만.
한 칸 비어 있다.
재회가 완전하지 않다.
◆핀홀 채널은 장례도 바꿨다.
남방에서 사망한 사람.
본토 가족이 실시간 추모식 참석.
반대도.
33년 동안 불가능했던 일.
◆상업은 더 빨랐다.
남방 소프트웨어 회사가 본토 AI 도구 판매.
본토 게임회사가 남방 시장 진입.
문화 충돌.
남방 청소년이 30년치 본토 콘텐츠를 한꺼번에 본다.
◆교육부는 우려.
“문화충격.”
황실은 금지 안 함.
연령제한.
현지정부 자율.
남방연합도 콘텐츠 등급제 도입.
◆흥미로운 역수출.
남방 생존드라마.
본토에서 인기.
자원부족.
동면.
파편권 항해.
본토 시민은 자기 대단절 경험과 전혀 다른 삶을 본다.
◆한 드라마 제목.
[47초 이후.]
세레프 AI 곡과 같은 이름.
우연.
둘 다 대단절을 기준으로.
문화가 서로 닿기 전에 같은 표현을 만들었다.
◆본토 스트리밍 회사가 판권을 샀다.
남방 배우는 물질적으로 못 옴.
원격인터뷰.
3초 지연.
시청자는 별로 신경 안 씀.
◆금융에서는 더 큰 변화.
브리지-크레딧 환율.
초기 변동 심함.
남방 사람들이 크레딧을 사고 싶어 함.
본토 투자자도 남방 자산 구매.
◆자본이 한쪽으로 쏠리면.
남방 통화붕괴 위험.
재무원·남방 중앙은행.
자본유출 상한.
초기 10년.
◆본토 자유시장파 반발.
“자유거래를 왜 막나.”
남방 경제규모가 훨씬 작다.
완전개방하면.
제국 자본이 시장을 삼킨다.
로하르 때 배운 것.
◆벨로아 은행이 중개.
거래한도.
환위험.
공동기금.
남방 금융체계 보호.
◆남방에서는 본토 부동산 투자 열풍.
실제로 갈 수도 없는데.
가상소유.
황실이 규제.
거주목적 아닌 투기성 구매 상한.
본토 집값에 남방 돈이 붙기 시작했다.
◆세라는 말했다.
“사람은 못 오는데 부동산 문제는 먼저 옵니다.”
“문명답네.”
경제는 항상 빠르다.
◆학술교류도.
남방 대학의 위상항법 논문.
본토 과학계 충격.
33년 고립을 ‘후퇴’라고 생각했던 일부 학자.
오히려 특정 분야는 앞섰다.
◆본토 대학이 남방 교수를 채용.
원격.
세레프 AI와 공동강의.
한 수업에.
세 문명.
◆학생들은 물리적 거리보다.
네트워크를 먼저 경험.
33년 단절이.
몇 년 만에 교육에서는 거의 사라졌다.
◆정치적으로도.
남방 뉴스가 본토 여론에 영향.
본토 뉴스가 남방 선거에 영향.
선거자금은 막아도.
정보는 못 막는다.
◆남방 공화개혁파 지지율이 본토 자유주의 콘텐츠 유입 뒤 상승.
본토 강경파가 문화침투라고 불평.
나는 웃었다.
“우리 문화인데.”
제국 내부끼리.
문화침투라는 말.
◆반대로 남방의 자치경험이 본토 일부 지방분권론에 영향.
황실 강경파는 불편.
문화는 양방향.
◆핀홀 채널은 물질문보다 작았다.
그런데.
정치.
경제.
가족.
문화.
전부 먼저 통과했다.
◆사람은 길이 생기면.
몸보다.
말과 돈과 생각을 먼저 보낸다.
그 속도가.
제국 함대보다 빠를 때도 있었다.
◆핀홀 채널이 생기면서 교육기관도 바로 움직였다.
본토 대학은 남방 대학과 공동학위를 만들었다.
첫 과정.
인과항법공학.
수업 절반 본토.
절반 남방.
학생은 어느 쪽에도 물리적으로 가지 않는다.
그런데 졸업장은 두 곳 이름이 같이 찍힌다.
◆한 본토 학생이 말했다.
“남방에 가본 적도 없는데 공동학위가 맞습니까?”
교수가 답했다.
“교수도 학생도 같이 연구했잖아.”
장소보다 연결이 먼저.
새로운 대학형태.
◆남방 쪽에서는 제국 역사과목이 폭발적으로 인기.
특히.
자기들이 끊긴 뒤 33년.
황제 즉위.
로하르 보호국.
세르마크 전쟁.
세레프.
바르케시.
학생들은 말했다.
[우리가 없는 동안 우주가 너무 많이 바뀌었습니다.]
본토 학생도 똑같이 느꼈다.
남방의 33년.
추적자전쟁.
피난정치.
위상항법.
서로가 서로의 잃어버린 33년을 배웠다.
◆핀홀 채널은 가족갈등도 만들었다.
본토 가족이 남방 친척에게 말했다.
“돌아와.”
남방 친척.
“여기가 집이다.”
30년 기다린 뒤.
재회했는데.
같이 살고 싶은 장소가 다르다.
◆황실은 가족결합을 강제하지 않았다.
본토 이주.
남방 체류.
양방향 장기방문.
언젠가 사람통로가 열리면 선택.
지금은 통신.
◆심리치료 서비스가 양쪽에서 크게 늘었다.
대단절 재회증후군.
기대.
죄책감.
분노.
재혼.
자녀.
정체성.
국가가 살아 있다고.
개인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진 않는다.
◆남방 공화개혁파는 핀홀 채널을 활용해 본토 하원 토론을 생중계했다.
본토 강경파도 남방 방송에 출연.
서로 싸웠다.
좋았다.
33년 단절 뒤 첫 정치적 연결이.
합창보다 토론이라는 게.
오히려 현실적이었다.
◆한 방송토론에서 본토 의원이 말했다.
“남방연합은 결국 제국에 돌아와야 합니다.”
세린 카르가 답했다.
[돌아간다는 말부터 틀렸습니다.]
[우리는 여기에 계속 있었습니다.]
좋은 지적.
본토가 기준이면.
남방이 사라졌다 돌아옴.
남방이 기준이면.
본토가 사라졌다 돌아옴.
시점이 다르면 역사서술도 달라진다.
◆황실기록원은 공식용어를 수정했다.
[남방권 재발견.]
에서.
[상호 재연결.]
누가 누구를 발견했다는 표현을 줄인다.
◆세레프는 이 언어변경을 흥미롭게 봤다.
[관측자 중심성을 완화.]
과학자 같은 평가.
정치적으로도 맞다.
◆핀홀 채널 5년.
통화대역은 초기의 4만 배.
영상.
대용량 데이터.
원격수술.
가상현실.
사람만 못 건넌다.
◆사람들은 점점 물질통로가 없다는 걸 잊었다.
회의.
수업.
연애.
사업.
종교행사.
정치.
다 됨.
◆남방과 본토 사이 첫 원격혼인도 생겼다.
아틀라스계 남방 시민.
본토 카엘 귀환자.
실제로 만난 적은 대단절 전 어린 시절 한 번.
재연결 뒤 연락.
결혼.
물리적으로 같이 못 산다.
법원은 혼인 인정.
◆언론이 물었다.
“신혼여행은?”
둘이 답했다.
[관문 열리면.]
수십억이 그 영상을 봤다.
◆그런 개인사가.
물질관문 개방 압력을 다시 올렸다.
그래도 황실 기준은 안 바뀐다.
사람 한 명이 죽을 확률이 의미 있게 남아 있으면.
아직.
◆핀홀 채널은 문이 아니었다.
실제로는.
창문에 더 가깝다.
서로 볼 수 있다.
말할 수 있다.
손은 못 잡는다.
◆그러나.
33년 완전한 어둠 뒤에는.
창문 하나만으로도.
세계가 달라졌다.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