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00화 — 우리는 아직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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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우주 재개방 18년.
대단절 33년.
외부우주를 다시 연 뒤 지금까지.
지도도.
정치도.
사람도.
완전히 달라졌다.
◆복원항로국 첫 시험.
남쪽 문을 열지 않고.
미세 위상결합.
물질통과 불가.
정보만.
소형 복제장치에서 먼저 성공.
0.0001퍼센트.
◆신호.
잡음.
처음 11시간.
아무것도 없음.
오르테가는 떠나지 않았다.
나리우도.
시아도.
세레프 AI도.
황궁 상황실도.
◆13시간 42분.
패턴.
인공.
메르탄 통신규격.
30년 전 버전.
모두가 일어났다.
◆[수신 가능.]
세 글자 수준의 짧은 신호.
반복.
나리우가 울었다.
“메르탄.”
아직 사람인지.
자동비콘인지 모른다.
◆응답을 보냈다.
[아틀라스 제국.]
[본토 생존.]
[신원 확인 요청.]
관문은 물질을 못 통과.
정보대역도 좁다.
응답까지 19분.
◆[인증.]
암호서명.
메르탄 왕실.
대단절 당시 국왕의 후계키.
법무원과 정보원이 동시에 검증.
진짜.
◆다음 메시지.
[메르탄 제7피난정부.]
정부.
살아 있다.
시아가 의자를 잡았다.
나리우는 소리를 못 냈다.
◆메시지는 느렸다.
한 번에 몇십 자.
[국왕 생존 여부.]
대단절 당시 왕은.
현재는?
답.
[서거.]
[현 국왕 리메르 5세.]
왕통 이어짐.
◆인구.
질문.
답이 오래 걸렸다.
[확정 83억.]
상황실에서 누군가 울었다.
83억.
수천 명이 아니다.
국가가 살아 있다.
◆[카엘.]
질문.
답.
[일부 함께 있음.]
시아가 화면 앞으로 갔다.
“몇.”
메시지 대역이 느리다.
기다림.
◆[카엘 왕실 대표 생존.]
시아가 주저앉았다.
30년.
처음.
자기 나라 정부가 살아 있다는 확인.
◆[소르바.]
[피난함대 일부 도착.]
1억 규모 실종함대.
전부는 아니어도.
일부.
◆그때.
경고신호.
[문 열지 말 것.]
모두 조용.
◆[추적자 존재.]
남쪽 문 기록과 동일.
“버그?”
질문.
답.
[불명.]
[생체함 존재.]
[버그 유사.]
◆83억이 살아 있다.
그런데.
관문 저편.
무언가와 같이.
◆메르탄 제7피난정부는 말했다.
[우리는 안정권에 있음.]
[직접관문 개방 위험.]
[정보연결부터.]
현명했다.
우리와 같은 결론.
◆나는 즉시 명령했다.
물질관문 재가동 금지 유지.
정보채널만 확대.
세레프와 메르탄 공동.
버그 데이터교환.
구조는 서두르지 않는다.
그들은 당장 죽어가는 게 아니다.
◆가장 먼저 할 일.
신원.
가족.
정부.
조약.
그리고.
대화.
33년 만의 외교재개.
◆메르탄 국왕과의 첫 통신은 영상이 불가능했다.
텍스트.
한 줄씩.
[아틀라스 황제에게.]
나는 직접 답했다.
[듣고 있다.]
◆[본토가 살아 있다는 말을 믿기 어렵다.]
[우리도 그랬다.]
◆[보호조약은.]
나는 답했다.
[휴면 상태.]
[재활성화는 양측 정부 확인 후 협상.]
마리안이 작성한 정확한 문구.
국왕 답.
[좋다.]
33년 만의 첫 외교문장이.
법률적이었다.
오히려 안심됐다.
국가가 살아 있다.
◆시아는 카엘 왕실대표와 별도채널 연결.
처음 메시지.
[시아 렌?]
그녀가 울면서 웃었다.
[예.]
[살아 있었나.]
[당신들도.]
개인과 국가의 재회가 동시에 일어났다.
◆공개는 하루 뒤.
가족 우선통지.
이번에는 숫자가 너무 크다.
메르탄 83억.
카엘 일부.
소르바.
연결 가능한 가족 수십억.
모든 걸 한 번에 처리할 수 없다.
◆제국 전역 특별방송.
동시시청.
6조 4천억.
보호권역까지 포함하면 제국권 거의 전체가 같은 방송을 보고 있었다.
외부국도 중계.
◆나는 황궁에서 말했다.
“오늘.”
“우리는 대단절 이전 제국권의 생존정부와 통신을 복구했습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반응망 폭발.
◆“메르탄 제7피난정부.”
“카엘 왕실 대표집단.”
“소르바 피난함대 일부.”
“생존 확인.”
◆나는 일부러 ‘귀환’이라고 하지 않았다.
그들은 아직 저편에 있다.
우리가 데려온 것도 아니다.
그들 스스로 33년을 살아남았다.
◆“그리고.”
“그들이 있는 곳에는 미확인 생체위협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물질관문은 열지 않습니다.”
복원파 일부 반발할 걸 안다.
그래도.
◆“찾았다고 바로 문을 여는 것이 책임은 아닙니다.”
“보호는 살아 있는 사람을 위험하게 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나는 잠시 멈췄다.
“33년 동안 우리는 우리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본토만.
아틀라스인만.
외부영역 사라짐.
◆“우리는 틀렸습니다.”
화면 뒤.
카엘.
메르탄.
소르바.
세렌 릴레이 생존자들이 서 있었다.
◆“제국은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흩어진 것입니다.”
◆그 문장이.
지금까지의 여정을 정리하는 한 문장이 됐다.
◆그러나 나는 이어 말했다.
“우리는 과거의 국경을 그대로 복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의 사람과 현재의 질서를 기준으로 다시 연결할 것입니다.”
“동시에 새로운 우주로의 확장도 멈추지 않습니다.”
◆복원항로.
신개척항로.
버그 방위.
세 축.
◆지도에 빛이 켜졌다.
현재 본토.
엘리시온.
아르카디아.
카론.
오르비스.
바르케시.
세레프.
세렌 릴레이.
그리고.
남쪽 문 저편의 작은 빛.
[메르탄 피난권.]
◆30년 넘게 검은 지도에.
옛 제국의 색 하나가 다시 켜졌다.
◆그 순간.
또 다른 메시지가 들어왔다.
남쪽 문 채널이 아니다.
장거리 외부탐사망.
카론 너머.
새 문명신호.
정보원 보고.
[문명등급 VII 이상 가능.]
[함대규모 대.]
[자칭 오르비스 외부 경쟁권.]
신세계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세라가 나를 봤다.
“폐하.”
“응.”
“복원과 확장을 동시에 하시겠다고 방금 말씀하셨습니다.”
“했지.”
“바로 일이 왔습니다.”
나는 지도를 봤다.
과거에서 한 신호.
미래에서 한 신호.
둘 다.
◆웃음이 나왔다.
“그럼 둘 다 하지.”
◆아틀라스 제국은.
더 이상 본토만 남은 고립제국이 아니었다.
새 보호국이 있고.
독립 강대국이 있고.
경쟁제국이 있고.
기술동반자가 있고.
옛 보호국도 살아 있다.
버그도.
대단절의 행위자도.
아직 어딘가에 있다.
◆나는 18년 전 첫 재탐사령을 떠올렸다.
그때 원한 건 단순했다.
본토 밖에 뭐가 있는지 보자.
지금은.
너무 많이 보인다.
◆좋았다.
제국은.
빈 우주보다.
문제가 많은 우주에서 더 잘 살아남는다.
◆특별방송 종료 직전.
남쪽 문에서 메르탄 메시지가 하나 더 도착했다.
[본토에 전하라.]
[우리는 아직 살아 있다.]
나는 그대로 읽었다.
제국 전체에.
◆33년 동안 기다린 대답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수백 년 동안 이어질 이야기의.
새 시작이었다.
◆메르탄 인증신호는 세 단계 검증을 거쳤다.
암호.
역사키.
개인서명.
세레프 인과센서까지.
위조 가능성 극저.
그래도 나는 네 번째 검증을 요구했다.
“폐하, 충분합니다.”
에일린이 말했다.
“83억이야.”
한 국가 생존을 발표하는 일.
한 번 틀리면 끝.
◆메르탄 제7피난정부가 보낸 첫 장문자료에는 피난역사가 들어 있었다.
남쪽 문 통과.
도착권역 불안정.
버그 유사생체군.
초기전투.
관문 폐쇄.
새 행성 정착.
정부 재편.
33년.
그들도 우리처럼 자기 나라를 다시 만들었다.
◆왕실은 유지.
국왕은 바뀜.
의회 확대.
아틀라스인 난민도 수억 규모 존재 가능성.
카엘·소르바 공동거주.
다종족 피난권.
일종의 임시연합.
◆즉.
저편에는.
옛 제국의 작은 축소판이 또 만들어져 있었다.
본토 없는.
황제 없는.
그래도 제국 문화를 일부 유지한 공동체.
◆메르탄 국왕이 물었다.
[황제는 우리를 다시 보호국으로 요구하는가.]
나는 마리안이 준비한 문장 대신 직접 답했다.
[먼저 살아 있는 사람부터 확인하자.]
국왕 응답.
[합리적.]
정치보다 생존.
◆저편 아틀라스인들은 현재 황제를 인정할까.
법적으로.
본토 황위승계는 정당.
그러나 33년 다른 정부 아래 살아온 사람들.
충성관계.
복잡.
서두르지 않는다.
◆제7피난정부는 아틀라스 난민에게 독자자치위원회를 허용했다고 했다.
황실 부재.
그들이 자체대표를 뽑음.
이제 본토가 돌아왔다고.
자동해산시킬 이유 없다.
협상.
◆카르 황제는 생존정부 확인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축하통신.
[귀국 과거가 생각보다 끈질기군.]
[우리 제국이야.]
[자랑은.]
[응.]
아르카디아 리에나.
[이번엔 시장보다 가족을 먼저 보내겠습니다.]
오르비스.
복원물류 지원 제안.
카론.
항로중계 제공.
세레프.
인과채널 확대.
외부관계가 실질 도움이 됐다.
18년 전 외계국을 전부 적으로 돌렸다면.
이 순간 훨씬 어려웠을 것이다.
◆바르케시는 버그 유사체 정보를 요청.
메르탄 제공동의 후 공유.
생존정부 첫 국제협력.
◆본토 시장은 바로 움직였다.
메르탄 복원관련 기업주가 상승.
황실이 과열경고.
아직 물질교류도 못 한다.
사람은 미래수익부터 산다.
◆종교계도.
별황제회.
[흩어진 백성이 돌아온다.]
황실 정정.
아직 안 돌아옴.
그들은 별로 신경 안 썼다.
◆가장 중요한 건 가족망.
메르탄 인구명부 일부 수신.
83억 전체는 대역폭 부족.
우선 실종자명단 대조용 해시.
본토 가족이 살아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첫 매칭.
메르탄 귀환자 나리우의 누나.
생존.
저편 연구소.
33년.
나리우는 화면만 봤다.
실제 목소리 연결은 몇 시간 뒤.
◆첫 통화.
대역폭 낮아 음성 깨짐.
[나리우?]
그가 대답 못 함.
몇 초.
[누나.]
그 한 단어.
상황실 사람들 대부분 고개를 돌렸다.
국가급 사건도.
가족 한 통화 앞에서는 작아진다.
◆시아도 카엘 왕실대표와 연결.
왕실대표는 그녀의 옛 상관 후손.
시아가 말했다.
[대사관을 지키고 있습니다.]
답.
[계속 지켜라.]
30년 휴면대표부가.
처음으로 본국 명령을 다시 받았다.
◆법무원은 즉시 상태변경을 준비.
카엘 대표부.
‘휴면’에서.
[연결복구 임시대표부.]
정식 대사관은 조약 재활성화 후.
절차.
국가가 돌아온다고 법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특별방송이 끝난 뒤 본토 곳곳에서 축제가 자발적으로 열렸다.
황실은 국가축일 지정 안 함.
아직 해결된 게 아니니까.
그래도 사람들이 축하하는 걸 막을 이유 없음.
◆외교지구.
카엘 문장.
메르탄 문장.
소르바 문장.
30년 만에 같은 밤에 켜졌다.
정식국기 게양은 아직.
빛만.
◆옛 세대는 울었다.
젊은 세대는 사진.
보호국민은 자기 나라의 미래를 생각.
“우리도 사라지면.”
제국이 찾을까.
오늘 답은.
찾는다.
적어도.
포기하지 않는다.
◆나는 방송 종료 뒤 황궁으로 바로 돌아가지 않았다.
외교지구를 걸었다.
이번에는 카시안도 아무 말 안 했다.
◆옛 대사관.
새 공관.
아르카디아.
로하르.
벨로아.
카엘.
서로 다른 시대의 문장이 한 거리에.
◆33년 동안.
제국은 본토만 남았다고 믿었다.
그 믿음이 정치도.
문화도.
우월주의도.
두려움도 만들었다.
이제 전제가 바뀐다.
◆우리는 마지막이 아니다.
옛 제국민도 살아 있다.
새 문명도 너무 많다.
버그도.
상위문명 흔적도.
인과단절을 일으킨 누군가도.
◆나는 개인기록에 썼다.
[제1기 외부재개방 종료.]
[다음 단계.]
[복원과 팽창의 동시진행.]
◆내가 그것을 게임이라고 믿었던 시절이라면.
이런 순간에는 ‘장기 목표 달성’ 같은 알림이 떴을지도 모른다.
현실에는 아무것도 뜨지 않았다.
좋았다.
◆대신.
사람이 있었다.
83억.
2만 7천.
7조.
새 보호국 수천억.
외부 강대국 수조.
각자 자기 삶.
◆제국은 그 숫자를 영토점수로 볼 수 없다.
내가 예전에 화면으로 보던 방식처럼.
이제는.
안다.
◆세라가 물었다.
“폐하, 이제 만족하십니까?”
“뭐가.”
“본토 밖에 누가 있는지 보자고 시작하셨잖아요.”
나는 지도를 봤다.
수백 개 빛.
아직 검은 공간은 훨씬 넓다.
“전혀.”
세라가 예상했다는 듯 한숨.
◆그 순간.
신규 외부문명 신호 분석결과가 올라왔다.
VII급 이상.
대규모 함대.
오르비스 외부 경쟁권.
그리고.
제국 탐사선보다 먼저 우리를 탐지.
◆나는 웃었다.
“봐.”
“뭘요.”
“또 있잖아.”
세라는 서류를 넘겼다.
“그럼 이제 또 일하시죠.”
황제가 쉬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았다.
◆남쪽 문 채널에서는 마지막 메시지가 천천히 들어왔다.
[본토에 전하라.]
[우리는 아직 살아 있다.]
나는 그 문장을 다시 봤다.
◆제국도.
그랬다.
우리는 살아 있다.
그리고 이제.
다시 서로를 찾고 있다.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