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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91화 — 대답한 사람

별의 제국 · 91 / 29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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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선발대의 세 번째 메시지.

[누군가 있습니다.]

그 한 문장 뒤.

황궁 상황실은 완전히 조용해졌다.

나는 화면을 보며 말했다.

“신호 계속.”

귀향선발대의 과학총책임자 오르테가 칼리스의 목소리가 몇 분 뒤 돌아왔다. 세레프와 대단절 연구를 이끌어온 그조차 평소의 냉정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제국식 인증체계입니다.]

[제국력 13096년 이전 규격.]

대단절 이전.

“AI?”

[아직 모릅니다.]

“음성은?”

[반복신호만.]

구조요청.

좌표.

오래된 황실구조코드.

그리고.

[아우렐리움 중앙, 응답 바람.]

30년 넘게.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을 문장.

신호 발신지는 옛 본토권 외곽의 작은 항성.

대단절 전에는 제국 심외관측소가 있던 곳.

현재 지도에는 같은 이름이 없다.

항성은 존재.

행성 둘.

그리고 인공구조물.

길이 41킬로미터.

회전형 거주정거장.

외벽 손상.

에너지출력 극저.

인증명.

[제국 제441심외계전기지 — 세렌 릴레이.]

기록에서 찾았다.

대단절 당시 상주인구.

아틀라스인 8,211명.

카엘 보호왕국인 1,904명.

메르탄 수중국인 882명.

기타 보호국·민간인 411명.

총 11,408명.

실종자 명부에 모두 올라 있던 사람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생존신호면.”

“예.”

세라가 숨을 삼켰다.

대단절 이후.

처음으로 옛 실종자 명부에 있는 이름과.

현재의 살아 있는 신호가.

같은 좌표에 있다.

귀향선발대는 바로 접근하지 않았다.

30년 된 정거장.

생물오염.

함정.

대단절 잔류현상.

전부 가능.

무인기부터.

세레프 인과센서.

정상.

버그 생체반응.

없음.

방사선.

허용.

내부 생체신호.

있음.

수천.

“몇?”

[정확히 집계 중.]

오르테가 목소리가 떨렸다.

과학원장이 이렇게 흥분하는 건 드물었다.

첫 무인기가 도킹했다.

복도는 어두웠다.

중력 0.2.

조명 일부만.

벽에는 제국 문장.

대단절 전 버전.

내가 즉위하기 전.

전임 황제의 시대.

카메라가 지나갔다.

생활구역.

폐쇄.

식당.

비어 있음.

그리고.

동면실.

수천 개.

[생체반응 확인.]

[아틀라스인.]

한 명.

두 명.

열 명.

수백.

오르테가가 말했다.

“살아 있습니다.”

상황실에서 누군가 울었다.

나는 눈을 감지 않았다.

화면을 끝까지 봤다.

정거장 중앙제어실은 수동봉인.

무인기가 문을 열자.

사람이 있었다.

동면이 아니다.

깨어 있는 사람.

아틀라스인 여성.

머리가 길게 자랐고.

군복은 30년 전 제국 해군규격.

손에는 낡은 권총.

그녀는 드론을 보자 겨눴다.

[정지.]

음성.

살아 있는 사람 목소리.

오르테가가 통신을 열었다.

“제국 귀향선발대입니다.”

여성은 움직이지 않았다.

[어느 제국.]

질문이 이상했다.

오르테가가 답했다.

“아틀라스 제국.”

[황제는.]

오르테가가 내게 물었다.

“폐하.”

나는 직접 회선에 들어갔다.

“아틀라스 황제다.”

여성이 화면을 봤다.

나를 모른다.

당연.

내가 황제가 되기 전 사라진 사람.

[황제의 이름.]

나는 공식 황제명을 말했다.

그녀는 중앙기록단말을 확인했다.

존재하지 않는 이름.

30년 전 데이터베이스니까.

[거짓.]

“그럴 수 있지.”

[전임 황제는.]

나는 날짜를 말했다.

급사.

내 즉위.

25년 넘는 재위.

현재 제국력.

여성 표정이 조금씩 무너졌다.

그녀가 물었다.

[아우렐리움은.]

“살아 있어.”

권총이 내려갔다.

[본토는?]

“살아 있어.”

그녀가 벽에 기대었다.

그리고.

30년 동안 참았던 사람처럼.

울기 시작했다.

그녀의 이름.

제독보좌관 라미아 세렌.

대단절 당시 219세.

현 나이 249세.

정거장 비상관리책임자.

생존자들의 마지막 교대근무자.

“왜 동면?”

그녀가 답했다.

[전력.]

대단절 후.

본토통신 소실.

항로 불안정.

보급선 오지 않음.

정거장 자체자원 4년.

주변에서 난민선 유입.

인구 증가.

그들은 순환동면을 선택했다.

수백 명만 깨어 유지관리.

몇 년마다 교대.

30년.

기다렸다.

“현재 몇 명 살아 있지?”

라미아는 숫자를 말했다.

[27,441.]

원래 상주인구보다 많다.

난민.

대단절 직후 주변 보호국·외곽기지에서 도망온 사람.

아틀라스인.

카엘인.

메르탄인.

소르바인.

우리가 30년 동안 살아 있는 얼굴을 보지 못했던 옛 보호국 종족.

상황실 화면에 명단이 떴다.

[아틀라스 11,702.]

[카엘 6,311.]

[메르탄 4,908.]

[소르바 2,102.]

[기타 2,418.]

세라가 손으로 입을 막았다.

대단절 뒤 본토에서는.

비아틀라스 지성체가 한 명도 남지 않았다.

여기에는.

수천 명이 살아 있다.

라미아가 물었다.

[왜 이제 왔습니까.]

질책이 아니었다.

정말 이해하지 못한 질문.

나는 답했다.

“우린 너희가 어디 있는지 몰랐어.”

[좌표는.]

“우주가 바뀌었어.”

그녀가 한참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서로를 잃었다.

둘 다 상대가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첫 도킹팀은 의료진 중심.

무기 최소.

아델라인이 원정에 없어서 다행일 수도 있었다.

그녀라면 먼저 함교부터 갔을 것 같다.

오르테가는 직접 들어갔다.

라미아를 보고 군례.

“귀환을 환영합니다.”

라미아가 웃었다.

[우리가 귀환하는 겁니까.]

오르테가가 대답하지 못했다.

어느 쪽이 돌아온 건지.

정말 애매했다.

동면해제는 천천히.

하루 500명.

의료검사.

영양.

정신상태.

30년을 몇 시간처럼 건너뛴 사람도 있다.

자기 가족이 살아 있는지.

국가가 있는지.

왕이 있는지.

전부 모른다.

첫 카엘인이 깨어났다.

여성.

이름 시아 렌.

카엘 보호왕국 외교관.

눈을 뜨자 물었다.

[본토대사관은?]

의료진이 답하지 못했다.

카엘 대사관은 아우렐리움에 아직 그대로 있다.

직원만 사라졌다.

그 직원 중 한 명이.

지금 여기 있다.

시아는 내가 황제라는 설명을 듣고 말했다.

[황실기록에서 못 본 얼굴입니다.]

“나도 자네 못 봤어.”

[새 황제인가.]

“30년 동안은 새 황제였지.”

그녀가 웃다가 울었다.

대단절 실종자 가족협회에는 아직 알리지 않았다.

확인 전.

유전정보.

신원.

기록.

모두 검증.

그러나 결과는 빠르게 나왔다.

진짜.

30년 전 실종된 사람들.

나는 세라에게 말했다.

“공개 준비.”

“제국 전역입니까?”

“전역.”

“가족 통보 먼저.”

“당연.”

수십억 실종자 중 2만 7천.

아주 작다.

그러나.

0에서 27,441은.

숫자 이상의 차이다.

실종자 명부에 처음으로 상태가 바뀌었다.

[대단절 실종.]

에서.

[생존 확인.]

한 줄.

세라가 말했다.

“폐하.”

“응.”

“처음입니다.”

알고 있었다.

나는 그 화면을 오래 봤다.

30년 동안.

우리는 찾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우주가.

한 사람을 돌려줬다.

세렌 릴레이 안에는 대단절 이후 태어난 사람도 있었다.

아주 적었다.

출산제한 때문.

가장 어린 사람.

카엘인 소녀.

나이 11세.

이름 유라.

대단절을 겪지 않았다.

본토도 본 적 없다.

그녀에게 ‘제국’은 어른들이 매일 이야기하는 전설 같은 곳.

오르테가가 물었다.

“아우렐리움이 뭔지 알아?”

유라가 말했다.

[아빠가 태어난 곳.]

“제국은?”

[우리 월급 주는 곳.]

옆에 있던 라미아가 웃었다.

30년 기다린 국가가.

아이에게는 밀린 급여부터였다.

유라는 아틀라스 황제라는 말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정거장 교육자료는 전임 황제 시절에서 멈췄다.

내 즉위식 영상도 처음 본다.

[왜 이렇게 젊어요?]

오르테가가 대답하기 전에 내가 통신으로 말했다.

“원래 젊어.”

세라가 옆에서 작게 말했다.

“제국 기준으로는요.”

유라는 더 혼란스러운 표정.

카엘 종족의 평균수명은 400년대.

아틀라스 황제가 137세.

그녀 기준으로도 꽤 젊다.

정거장 중앙광장에는 전임 황제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대단절 직전 마지막 국가원수.

30년 동안 교체되지 않았다.

라미아가 물었다.

[내려야 합니까?]

“왜.”

[현 황제가 바뀌었으니까.]

“역사사진인데.”

그대로 두게 했다.

새 초상화를 옆에 걸면 된다.

과거를 지우는 게 충성은 아니다.

동면실 해제순서도 정치문제가 됐다.

누가 먼저 깨어나는가.

의료위험.

가족.

행정필요.

정거장 의회는 이미 규칙을 갖고 있었다.

임신부.

의료인.

가족단위.

기술자.

그다음 일반순번.

제국 구조대는 그 규칙을 그대로 존중했다.

“황실 우선명단 만들까요?”

현장관료가 물었다.

“왜.”

귀환자 중 전직 고위관료와 귀족도 있었다.

“신분 때문에?”

“예.”

“필요 없어.”

30년을 같이 버틴 순번을.

구조 온 날 뒤집을 이유가 없다.

첫 메르탄 동면실은 수중환경이었다.

해제과정에서 장치 하나가 고장.

제국 의료진이 당황.

정거장 메르탄 기술자가 직접 수리.

“우리가 더 최신인데 왜 못 고쳐?”

젊은 제국 기술자가 물었다.

메르탄인이 웃었다.

[최신이라서 옛날 장비를 모르는 거겠죠.]

맞았다.

기술발전은 과거기술을 자동으로 이해하게 해주지 않는다.

동면해제된 사람들은 대부분 첫날 같은 질문을 했다.

[몇 년.]

30년.

그다음.

[본토는.]

살아 있다.

그다음.

[가족은.]

그건 사람마다 달랐다.

의료진은 셋째 질문을 가장 두려워했다.

일부 아틀라스인은 본토 가족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장수명.

30년은 짧다.

일부는 부모가 900세를 넘어 사망.

일부는 배우자가 재혼.

일부는 자녀가 자기보다 사회적으로 더 높은 지위가 됐다.

한 군인은 동면 전 162세.

깨어보니 딸이 190세.

자기보다 나이차는 그대로지만.

딸이 이미 본토 대기업 임원.

그는 말했다.

[잠깐 잤는데 딸이 나보다 돈을 많이 버는군.]

가족들이 웃었다.

카엘·메르탄인은 더 복잡했다.

본토에 남았던 가족도 대단절 때 사라졌다.

그들의 가족이 현재 어디 있는지.

세렌 릴레이에도 없다.

옛 보호국에도 연락 안 됨.

귀환이 곧 재회가 아니다.

시아는 말했다.

[저는 본토로 돌아가도 고향에 돌아가는 건 아닙니다.]

그 말이 기억에 남았다.

제국군은 정거장에 새 보급로를 연결했다.

식량.

의료.

전력.

30년 만에 배급제 종료예정.

그 소식에 생존자들이 가장 크게 환호했다.

영웅적 구조보다.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게 먼저였다.

첫 자유식사 날.

정거장 식당은 혼란.

아틀라스 음식.

카엘 음식.

메르탄 수중식.

소르바 향신료.

제국 보급선이 옛 보호국 식단 데이터까지 찾아 재현.

맛은 완벽하지 않았다.

그래도 사람들은 울면서 먹었다.

라미아는 나중에 개인통신으로 말했다.

[폐하.]

“응.”

[30년 동안 제국이 없어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려 했습니다.]

“그래야 살았겠지.”

[그런데 보급선 하나 오니까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뭐가.”

[국가가 있다는 게 이런 건가 싶습니다.]

정거장 자급체계는 사람을 살렸다.

제국은.

기다림을 끝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생각했다.

국가의 가장 큰 힘이 항상 함대는 아니다.

누군가 30년 기다린 끝에.

정상적인 식사표와 급여명세서와 가족조회망을 다시 받는 것.

그 평범함을 복구하는 능력.

그것도 제국의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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