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78화 — 다섯 나라의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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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그 유사체 공동전투 뒤.
오르비스가 다자회의를 제안했다.
참석.
아틀라스 제국.
바르케시 제국연합.
카론 연방.
오르비스 상업동맹.
아르카디아 성간공화국.
다섯 권역.
처음으로 지역강대국들이 한 테이블에 앉았다.
◆회의명부터 싸웠다.
‘동부은하 정상회의.’
바르케시 찬성.
제국 반대.
우리가 은하 동부인지 확정도 안 됐다.
‘5대국 회의.’
아르카디아 반대.
자기들이 군사규모는 작다며 비웃음 받을 수 있다.
결국.
[외부권역 협의회.]
재미없는 이름.
그래서 통과.
◆장소.
오르비스 중립상업성.
황제 둘.
카르와 나.
카론 연방의장.
오르비스 총위원장.
아르카디아 집정대표.
경호와 의전만으로 도시가 마비될 뻔했다.
◆첫 의제.
버그 정보공유.
쉽게 합의.
생존문제.
두 번째.
함대 이동통보.
바르케시는 제한.
카론 찬성.
오르비스 강한 찬성.
아르카디아 찬성.
제국은 조건부.
핵심군사기밀은 안 된다.
결국 일정 규모 이상 국경근접 이동만 통보.
◆세 번째.
보호국화와 세력권.
바로 싸움.
카르가 말했다.
“아틀라스는 주변국을 계속 흡수한다.”
나는 답했다.
“바르케시도.”
“우리는 기존질서.”
“오래됐다고 자연법 돼?”
카론 의장이 이마를 짚었다.
◆오르비스는 제안했다.
[기존 주권국의 강제편입 금지.]
나는 거부.
카르도 거부.
두 제국이 처음으로 같은 편.
오르비스 대표가 어이없어했다.
“두 분은 서로 싸우면서 이런 데서는 같군요.”
“제국이니까.”
카르가 먼저 답했다.
나는 동의했다.
◆대신 원칙을 만들었다.
강제편입 시 민간인 보호.
조약공개.
전쟁종료 후 행정계획.
집단학살 금지.
포로처우.
기본적인 규칙.
제국은 원래 지키던 수준.
바르케시는 일부 수정 요구.
협상 끝에 합의.
◆아르카디아는 ‘통상중립권’을 요구했다.
강대국 분쟁 중 중립상선 보호.
나는 찬성.
카르 조건부.
군수물자 제외.
당연.
무기가 든 상선을 민간이라고 할 수 없다.
품목목록을 또 수십 페이지 만들었다.
◆카론은 중립국 안전보장 원칙.
에스칸 모델.
제국과 바르케시가 중립국을 완충지로 존중.
나는 조건.
실제 중립 유지.
적 군사기지 허용하면 끝.
카르도 동의.
◆회의 4일차.
언론은 ‘신지역질서 탄생’이라고 떠들었다.
나는 과장이라고 봤다.
우리가 만든 건 최소한의 충돌방지규칙.
동맹도.
연방도.
하지만 규칙은 시작이다.
◆카르와 나는 저녁에 따로 만났다.
그가 물었다.
“이 회의가 귀국 팽창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오?”
“아니.”
“우리도.”
“그럼 왜 왔어?”
“실수로 당신과 전쟁하기 싫어서.”
“나도.”
이 정도면 회의 목적 달성.
◆카론 의장은 더 이상적인 사람이었다.
“언젠가 다섯 나라가 공동안보체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카르와 내가 동시에 고개를 저었다.
그가 한숨 쉬었다.
“두 제국이 문제군요.”
맞다.
제국은 자기 군사결정권을 공동체에 넘길 생각이 없다.
◆아르카디아 대표 리에나는 이번 회의에 집정대표 보좌로 왔다.
오랜만에 봤다.
“황제께서 또 직접 오셨군요.”
“황제 둘이잖아.”
“경쟁심입니까?”
“의전.”
그녀는 믿지 않는 표정.
◆회의장에서 보호국 문제도 나왔다.
리에나는 로하르 대표를 참관인으로 초청하자고 했다.
나는 찬성.
바르케시는 의아해했다.
“종속국이 왜 강대국회의에?”
“우리 질서 얘기하는데 당사자잖아.”
세리아가 참관인으로 참석.
발언권만.
표결 없음.
그 자체가 상징이었다.
◆세리아는 말했다.
“보호국 당사자를 빼고 세력권을 논의하는 건 편리하겠죠.”
카르가 그녀를 흥미롭게 봤다.
“황제 앞에서 그렇게 말해도 되나?”
세리아가 답했다.
“늘 합니다.”
카르가 나를 봤다.
“귀국은 정말 이상하군.”
또 들었다.
◆외부권역 협의회는 상설화됐다.
매 5년.
긴급상황 수시.
사무국은 오르비스.
군사핫라인은 카론.
생체위협 데이터센터는 제국.
상업분쟁은 아르카디아 중재망 일부 활용.
바르케시는 공동군사연락실.
각자 잘하는 걸 맡았다.
◆나는 회의 종료문에 서명했다.
제국이 모든 걸 소유하지 않는다.
그래도 중심에는 있다.
오히려 그게 비용이 덜 든다.
다른 나라가 자기 몫을 하게 만든다.
◆회의가 끝나자 본토 언론은 물었다.
“지역패권을 나눠준 것 아닙니까?”
“패권이 케이크야?”
나는 답했다.
영향력은 공유될 수 있다.
중요한 건.
제국의 핵심이익이 지켜지는가.
지금은.
지켜졌다.
그럼 충분했다.
◆다섯 나라 회의에서 가장 오래 걸린 건 좌석순서였다.
국력순?
알파벳순?
창립제안국 우선?
오르비스 의전관들이 머리를 싸맸다.
결국 원형테이블.
상석 없음.
카르가 말했다.
“편리한 해결이군.”
“의전 때문에 전쟁할 필요 없잖아.”
나는 대답했다.
◆통역도 다섯 체계.
제국어.
바르케시어.
카론어.
오르비스 공용어.
아르카디아어.
AI가 즉시 번역.
그러나 중요문장은 인간통역이 재확인.
기계는 빠르다.
외교는 오역 한 단어가 전쟁이 될 수 있다.
◆첫 회의에서 나는 황제 두 명이 너무 많은 시간을 먹는 걸 느꼈다.
카르와 내가 말하면 모두가 듣는다.
카론 의장이 발언해도 언론은 우리 표정만 찍는다.
권력 불균형.
제도는 평등형식.
현실은 다르다.
◆그래서 두 번째 회의부터 발언시간 규칙.
국가별 동일.
황제도 예외 없음.
카르가 불평.
나는 받아들였다.
“왜?”
그가 물었다.
“우리가 계속 말하면 저 사람들 안 오잖아.”
협의회는 제국-바르케시 양자회담이 아니다.
다른 나라가 참여할 이유를 남겨야 한다.
◆아르카디아는 첫 회의에서 의외로 큰 성과.
중립상선 보호규칙.
그들의 국력에 비해 중요한 규칙을 얻었다.
작은 강대국도 제도 안에서는 영향력을 만들 수 있다.
리에나는 만족.
◆카론은 군사핫라인 운영권.
중견강국의 위상 상승.
오르비스는 사무국.
제도 중심.
바르케시는 군사연락실.
제국은 생체위협 데이터센터.
각자가 하나씩 가져갔다.
아무도 빈손이 아니다.
그래야 계속 온다.
◆회의 결과 본토 여론 일부는 ‘제국이 양보했다’고 비판.
나는 국정브리핑에서 말했다.
“우리가 뭘 잃었지?”
구체적 답이 잘 안 나왔다.
발언시간?
사무국?
그 정도.
반대로 정보와 규칙, 충돌방지 획득.
국가자존심은 비용항목이 아니다.
◆바르케시 강경파도 카르를 비판했다.
‘아틀라스와 같은 테이블에 앉아 세력권을 양보.’
카르는 답했다.
[테이블에 안 앉으면 지도에서 양보하게 된다.]
좋은 말.
나는 메모했다.
나중에 써먹을 수도 있다.
◆협의회에는 비회원국 옵서버 신청이 폭증했다.
소국.
보호국.
중립국.
첫해 37개.
다 받아들이면 회의가 망한다.
10개씩 순환.
보호국 대표는 제국 몫.
◆세리아가 두 번째 회의에서 이동권 문제를 국제의제로 끌어올리려 했다.
나는 막지 않았다.
카론은 자기 이민정책.
오르비스 자유이동.
바르케시 제한이동.
비교가 됐다.
제국 보호국민 본토이동 제한은 중간 정도.
본토 여론에 새로운 압력.
외교회의가 국내정책을 비추는 거울이 됐다.
◆회의 마지막 날.
다섯 지도자가 공동사진을 찍었다.
본토에서는 카르와 내 키 차이.
아르카디아에서는 리에나가 중앙에 섰는지.
오르비스에서는 로고 위치.
사람들은 내용보다 사진도 본다.
정치의 이상한 부분.
◆그래도 사진은 역사에 남았다.
대단절 뒤.
서로 모르던 국가들이.
같은 테이블.
아직 친구 아니다.
같은 나라가 될 계획도 없다.
하지만 서로 존재를 인정하고.
규칙을 만든다.
제국의 외부질서가 처음 형태를 얻은 날이었다.
◆외부권역 협의회 사무국은 첫해부터 민원폭탄을 맞았다.
국경분쟁.
통상분쟁.
해적.
환경.
망명.
표준.
5대국 정상은 큰 원칙만 정했는데.
실무는 수천 건.
오르비스가 사무국을 맡은 이유를 모두 이해했다.
그들은 이런 걸 잘했다.
◆사무국 직원은 5개 권역에서 균등채용.
제국인도 지원.
바르케시인과 같은 사무실.
첫 몇 달은 문화충돌.
회의시간.
직급.
보고방식.
오르비스는 합의문서를 좋아하고.
제국인은 결정권자를 찾고.
바르케시는 명령계통을 선호.
아르카디아는 계약부터.
카론은 규정부터.
어느 방식도 완벽하지 않았다.
◆몇 년 뒤 사무국 자체문화가 생겼다.
짧은 제국식 결론.
오르비스식 근거표.
아르카디아식 비용계산.
카론식 절차확인.
바르케시식 책임자 명시.
새로운 조직문화.
다섯 나라가 섞여 만든 것.
◆첫 성공사례는 사소했다.
어업행성 궤도자원 분쟁.
카론 기업과 오르비스 회원국.
예전 같으면 함대경비선이 대치.
사무국 중재.
채굴구역 분할.
공동세금.
끝.
뉴스에도 크게 안 나왔다.
전쟁을 막는 제도는 성공할수록 뉴스가 적을 수 있다.
◆첫 실패도 있었다.
중립국 쿠데타.
사무국이 늦게 움직였다.
바르케시가 먼저 군사지원.
제국이 반발.
긴장.
결국 현지 선거로 수습.
사후평가에서 긴급절차 신설.
제도는 실패로 배운다.
◆보호국 참관대표들도 사무국에 상주하게 됐다.
세리아는 제국 대표단 안에서 활동.
라사드 대표도.
작은 국가들은 처음으로 강대국 외교를 가까이서 봤다.
외교교육 효과.
◆본토에서는 사무국을 제국통제 아래 두자는 의견도 있었다.
나는 반대.
“그러면 다른 나라가 왜 써.”
중립기관은 완전히 우리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제국이 모든 걸 통제해야 한다는 생각은.
때로 제국 영향력을 줄인다.
◆카르도 같은 유혹을 받았다.
바르케시 직원 숫자를 늘리려 했다가 오르비스가 막음.
그도 물러났다.
둘 다 배우고 있었다.
◆10년 뒤 사무국 예산의 가장 큰 기여국은 제국.
35퍼센트.
바르케시 25.
오르비스 20.
카론 12.
아르카디아 8.
돈을 많이 낸다고 표를 더 갖지는 않는다.
본토 납세자 일부가 불평.
그래도 비용은 작았다.
전쟁 하나 막으면 본전 이상.
◆나는 협의회 3차 회의에서 말했다.
“이 조직이 우리 없이도 굴러가면 성공이다.”
카르가 웃었다.
[우리 둘 없이 더 잘 굴러갈 수도 있소.]
그럴지도.
강대국이 만든 제도가 강대국을 귀찮게 할 때.
비로소 진짜 제도가 된다.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