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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72화 — 죽은 별의 전장

별의 제국 · 72 / 29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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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케시가 공동조사를 허용한 곳은 ‘카스르-9’.

제2흑번식전쟁 당시 붕괴한 성계.

항성은 남아 있었다.

행성 셋은 죽었다.

그중 하나는 대기가 검은 먼지로 가득했다.

생물학적 잔해.

1,900년이 지났는데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제국 조사단.

과학선 18척.

전투함 12척.

바르케시 호위함 60척.

숫자는 그쪽이 많았다.

실제 방어는 우리 쪽이 더 강했다.

공동지휘는 하지 않았다.

각자 지휘.

정보만 실시간 공유.

서로 완전히 신뢰하진 않았다.

행성 표면에는 도시 흔적이 있었다.

건물골격.

검게 굳은 유기물.

바르케시 기념표식.

[여기서 38억이 죽었다.]

제국 연구원들은 말수가 줄었다.

라사드 밤의 천사를 연구할 때와 달랐다.

이건 이미 끝난 문명재난.

숫자가 너무 컸다.

오르테가는 샘플을 채취했다.

죽은 유기막 내부.

세포 없음.

유전자 대부분 붕괴.

그래도 반복구조 일부 복원.

X-41 밤의 천사와 유사도 28퍼센트.

버그 확정체 기록과 73퍼센트.

카스르-9는 진짜 버그 전장이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 중요한 것.

지하도시 하나에서 봉인된 생체조직이 발견됐다.

바르케시가 1,900년 동안 열지 않은 격리실.

카르가 말했다.

[우린 열 이유가 없었소.]

오르테가는 눈을 빛냈다.

나는 말했다.

“열기 전에 격리 세 겹.”

그는 조금 실망한 표정.

과학자는 위험할수록 궁금해한다.

조직은 살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단백질 구조가 보존.

버그의 금속결합 효소.

신경망 유사조직.

그리고 이상한 결정체.

생체조직 안에 광물성 연산구조.

오르테가는 말했다.

“생물과 기계 경계가 없습니다.”

“AI?”

“확정 못 합니다.”

바르케시 군사기록에서는 버그가 적 함선을 단순 파괴하지 않았다.

일부를 흡수.

며칠 뒤 비슷한 무기패턴 사용.

기술을 학습.

게임 기억에도 비슷한 요소가 있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훨씬 직접적이었다.

적 함선을 먹고.

그 무기를 자기 몸으로 만든다.

라울은 보고서를 보고 말했다.

“전략기술 유출이 생존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버그한테 포획되면.”

“함선 자폭 기준을 바꿔야 합니다.”

제국군 교리가 수정됐다.

버그 확정전에서는.

회수불가능 핵심함선은 포획 전 자폭.

승조원 대피가 우선.

하지만 기술노획을 막는다.

끔찍한 규정.

필요할 수 있었다.

바르케시도 같은 교리를 이미 갖고 있었다.

카르가 말했다.

[우리는 한 번 배웠소.]

그 말이 무거웠다.

제국은 게임 기억 덕분에 일부를 알고 있었다.

바르케시는 실제로 죽어서 배웠다.

외부에는 그 차이를 말할 수 없다.

카스르-9 조사 11일째.

지하에서 작동 중인 신호가 발견됐다.

1,900년.

아직.

약한 전자파.

버그 조직에서.

바르케시군이 즉시 철수를 주장했다.

오르테가는 남자고 했다.

나는 절충할 상황이 아니었다.

“샘플 봉인하고 철수.”

조사선이 궤도에 오른 뒤.

지하 신호가 강해졌다.

행성표면 유기잔해 일부에서 미세발열.

1,900년 죽어 있던 게.

깨어나는 것처럼.

아델라인이 물었다.

“소각합니까?”

카르는 바로 말했다.

[하시오.]

바르케시 영토.

그들의 동의.

문제 없다.

제국함은 행성표면 지정구역을 고에너지 조사.

생물잔해 완전탄화.

지하 격리실 붕괴.

행성을 파괴하진 않았다.

연구가치 일부 남김.

그러나 작동신호는 제거.

오르테가는 아쉬워했다.

“1,900년 휴면메커니즘을 연구할 기회였습니다.”

나는 답했다.

“깨어난 뒤 연구할 생각은 없었어.”

과학과 안전의 선.

항상 같은 싸움.

바르케시 측은 우리 소각정확도에 놀랐다.

행성대기 피해 최소.

도시기념구역 보존.

군사원수가 말했다.

[귀국은 행성공격기술도 뛰어나군.]

아델라인이 답했다.

“행성을 깨는 건 쉬운 편입니다.”

상대가 잠시 말을 잃었다.

제국 기준과 바르케시 기준 차이가 또 드러났다.

카스르-9에서 얻은 결정체는 공동연구.

소유권 50:50.

원본은 바르케시 영토에서 발견.

분석기술은 제국.

서로 합리적.

결정체 내부에서 마지막으로 데이터 비슷한 패턴이 나왔다.

자연신호인지.

기억인지.

좌표인지.

아직 모른다.

오르테가는 말했다.

“풀려면 몇십 년 걸릴 수 있습니다.”

나는 대답했다.

“하면 되지.”

몇십 년.

제국에게는 기다릴 수 있는 시간.

카스르-9를 떠날 때.

나는 원격영상으로 죽은 행성을 봤다.

바르케시는 저걸 기억하며 1,900년을 군사국가로 살았다.

우리도 언젠가.

버그 때문에 비슷하게 변할까.

이미 군사주의가 강한 제국인데.

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그 질문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도 대비는 해야 했다.

카스르-9 지상팀에는 바르케시 전몰자 후손도 동행했다.

과학자 신분.

하지만 가족기록을 가진 사람들.

한 연구자가 무너진 도시 앞에서 멈췄다.

“내 조상은 여기서 죽었습니다.”

오르테가는 기다렸다.

실험일정 20분 늦음.

아무도 재촉하지 않았다.

1,900년은 국가에게 길지만.

가족기록에는 이름 하나로 남는다.

제국 연구원들도 대단절 실종자를 떠올렸다.

죽은 전장과 사라진 사람.

형태는 다르다.

상실은 비슷하다.

공동조사팀 분위기가 그 뒤 달라졌다.

바르케시를 단순 군사국가로 보던 연구원들이.

왜 저 나라가 그렇게 군사에 집착하는지 조금 이해했다.

이해와 동의는 다르다.

그래도 이해는 필요했다.

생체결정체 분석을 위해 제국이 초고해상도 연산장비를 제공했다.

바르케시 연구자는 놀랐다.

“이걸 공동연구에 그대로 씁니까?”

“자료도 공동이니까.”

전략AI 핵심은 폐쇄.

분석출력은 공유.

제국은 기술을 안 주면서 결과를 같이 쓰는 방식을 선호했다.

결정체 패턴은 완전한 데이터가 아니었다.

신호반복.

위상변화.

오르테가는 그걸 ‘신경흔적’이라고 불렀다.

버그 개체가 죽기 전 남긴 상태기록일 가능성.

바르케시는 ‘전투기억’이라고 불렀다.

아직 단어싸움.

몇 년 분석 끝에.

패턴 일부가 공간좌표와 유사하다는 결과.

카스르-9 기준.

은하 바깥쪽.

앞서 발견한 하이브가 남긴 방향과 비슷했다.

오차는 큼.

우연 가능성도.

하지만 두 독립자료가 같은 방향.

확률이 줄었다.

오르테가는 원정을 주장했다.

“지금 가면 안 됩니다.”

에일린이 바로 반대.

“왜?”

“누군가 우리를 그쪽으로 유도할 수 있습니다.”

“버그가?”

“혹은 다른 존재.”

둘 다 가능.

나는 아직 승인하지 않았다.

먼 방향.

정보 부족.

다른 준비가 먼저.

바르케시는 독자원정을 보낼 생각이었다.

카르가 통보했다.

[우리 영토에서 나온 좌표요.]

“갈 거면 정보 공유해.”

[귀국도?]

“지금은 안 가.”

[겁났소?]

“신중한 거야.”

그가 웃었다.

바르케시 원정대는 3천 척.

그들 기준 중형전력.

제국은 관측선 12척만 동행.

공동원정 아닌 참관.

만약 문제가 생기면 구조는 한다.

지휘는 바르케시.

원정은 8개월.

결과.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좌표 오차.

빈 공간.

카르는 귀환 뒤 말했다.

[당신이 맞았을지도 모르오.]

“아무것도 없는 것도 정보야.”

좌표는 정확한 지점이 아니라 방향일 수 있다.

바르케시 함대는 귀환 중 고대 잔해 하나를 발견했다.

재료.

제국도.

바르케시도.

오르비스도 아님.

연대 7천 년 이상.

표면에 생체침식 흔적.

누군가 버그와 더 오래 싸웠다.

그 잔해는 공동연구소로 옮겨졌다.

또 다른 문명의 흔적.

우주에는 우리보다 오래된 전쟁이 있었다.

제국은 VIII급 상위.

강하다.

그렇다고 가장 오래된 문명이라는 뜻은 아니다.

나는 잔해 사진을 보며 생각했다.

버그는 우리가 알기 전부터 있었다.

바르케시가 알기 전에도.

구향성 대재난과 연결될 가능성.

아직 너무 멀다.

하지만 시간이 7천 년으로 늘었다.

대단절보다.

제국보다.

일부 현재문명보다 오래된 적.

그걸 상대하려면.

지금 주변국끼리 자존심 싸움만 할 여유가 없을 수도 있다.

그래도 인간은.

위협이 멀리 있을 때 정치부터 한다.

제국도 예외는 아니다.

카스르-9 공동조사 뒤 바르케시는 죽은 행성을 완전금지구역으로 지정하려 했다.

유가족 단체는 반대.

추모순례권.

과학자도 반대.

연구.

군부는 금지 찬성.

위험.

제국은 의견만 냈다.

바르케시 땅이다.

최종결정은 그들이 한다.

결과.

연 30일 제한개방.

무인추모시설.

방문객은 궤도에서만.

지표착륙 금지.

타협.

카르가 말했다.

[귀국이라면 어떻게 했겠소?]

“비슷하게.”

[의외군.]

“죽은 사람 기억한다고 살아 있는 사람 위험하게 할 필요 없잖아.”

공동연구자 중 한 명이 생체샘플을 무단으로 가져가려다 적발됐다.

바르케시 과학자.

동기는 연구욕.

매매 아님.

제국 쪽은 중범죄로 봤다.

바르케시는 군사재판 요구.

결국 공동재판.

면허박탈.

징역.

샘플 회수.

과학자 사회에서는 논쟁.

‘발견을 위한 위험감수.’

나는 단호했다.

“자기 목숨만 걸면 몰라도 행성 하나 걸지 마.”

그 사건 뒤 샘플 추적체계가 강화됐다.

모든 버그계열 물질.

이중승인.

위치실시간기록.

무단이동 자동폐쇄.

과학자들은 불편해했다.

그래도 받아들였다.

연구할 수 있으려면 사회가 연구자를 믿어야 한다.

7천 년 전 미지문명 잔해의 금속표면에서는 별자리 비슷한 각인이 나왔다.

현재 별지도와 맞지 않음.

아르카디아 고대지도 일부와 비교.

일치 후보 3개.

또 길이 생겼다.

구향성도.

버그도.

과거문명도.

모두 지도를 따라가라고 한다.

우리는 점점 더 멀리 가야 했다.

카스르-9 조사단 철수 뒤 바르케시 정부는 해당 전투기록을 교육과정에 다시 넣었다.

과거에는 영웅담 위주.

이번에는 실패한 판단도 공개.

추격명령.

과도한 손실.

지휘망 붕괴.

카르가 직접 승인했다.

[패배를 감추면 다음 세대가 같은 값을 치른다.]

제국 군사학교도 자료를 번역했다.

상대의 실패는 좋은 교재였다.

우리 실패가 아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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