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65화 — 표준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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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비스와의 표준협상 2년차.
제국시장에 들어오는 오르비스 상품은 늘었다.
동시에 분쟁도 늘었다.
가장 큰 사건.
의료임플란트.
오르비스 기준 통과.
제국 기준 미달.
본토 유통업체가 회색수입.
부작용 1만 2천 건.
사망 3명.
상무원이 즉시 회수.
오르비스는 항의했다.
[정상 인증제품.]
제국은 답했다.
[우리 기준 미달.]
◆본토 여론이 들끓었다.
“오르비스 제품 금지.”
상원 강경안.
나는 전면금지를 거부했다.
문제상품만.
원인.
인증차이.
오르비스 전체를 벌줄 이유 없다.
◆오르비스 표준청은 자기 기준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들의 평균종족 생리에는 안전했다.
아틀라스인 장수명 체계에서는 장기부작용.
시간축이 달랐다.
200년 안전성.
오르비스에서는 충분.
아틀라스는 800년 사용을 본다.
문명 차이가 규격이 됐다.
◆결국 의료기기 상호인정은 종족별로 나눴다.
아틀라스용.
로하르용.
세르마크용.
오르비스용.
다종족 시장에서 ‘안전’도 하나의 숫자가 아니었다.
표준청 직원들이 죽을 맛이었다.
◆오르비스는 대응으로 제국 식품 일부를 제한했다.
이유.
장수명 아틀라스인에게 무해한 미량첨가물이 자기 종족 중 하나에는 독성.
정당했다.
본토 기업이 항의했다.
나는 말했다.
“그럼 맞춰.”
표준전쟁은 서로 배우는 과정이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조치는 명백히 정치적이었다.
제국 함선부품 인증지연.
서류가 끝없이 추가.
회원국 업체는 빠르게 통과.
상무원 분석.
비관세장벽.
나는 경제대응을 승인했다.
오르비스 금융상품의 제국시장 진입심사 강화.
법적으로 정당한 범위.
눈에는 눈.
하지만 함포는 아니다.
◆두 달 뒤.
양쪽 기업이 먼저 비명을 질렀다.
거래비용 상승.
납기 지연.
투자감소.
상인들이 정부에 협상하라고 압박.
나는 예상했다.
경제전은 군대보다 민간압력이 빠르다.
◆카이 로젠과 마리안이 다시 만났다.
“서로 피곤하지 않습니까?”
카이가 물었다.
“예.”
“그럼.”
협상 재개.
상호인정목록 확대.
공동시험기관.
분쟁패널.
표준개정 사전통보.
조금씩 제도가 생겼다.
◆공동시험기관 위치가 문제였다.
제국.
오르비스.
서로 싫다.
결국 카론 중립성계.
카론이 중개자 역할을 얻었다.
그들은 좋아했다.
제국과 오르비스 사이에서 자기 가치가 올라간다.
강대국 사이 중견국이 살아가는 방법.
◆카론은 공동시험기관 유치 대가로 기술접근을 얻었다.
오르비스는 카론 시장을.
제국은 중립검증을.
모두 조금씩 이익.
마리안은 말했다.
“외교가 제대로 굴러갑니다.”
“전쟁보다 복잡하네.”
“그래서 외교관이 있습니다.”
맞았다.
◆표준전쟁의 의외의 승자는 벨로아였다.
양쪽 기준을 모두 이해하는 중개회사.
번역.
인증.
보험.
매출 폭증.
벨로아 상인들은 갈등도 시장으로 만들었다.
다렌이 말했다.
“싸우실 거면 오래 싸우셔도 됩니다.”
나는 웃었다.
“역시 상인.”
◆세르마크 조선소는 제국·오르비스 양쪽 인증을 동시에 따냈다.
처음으로 외부 대형수주.
카론 화물선 3천 척.
전쟁조선소가 국제민간기업으로 변했다.
전쟁 때는 제국을 상대했고 이제는 세르마크의 전환을 지켜보는 원로가 된 바렌 노크는 그 계약식에 참석해 말했다.
“예전엔 우리가 만든 배가 사람을 죽였습니다.”
“이젠 돈을 법니다.”
둘 중 뭐가 더 세르마크다운지는.
시간이 정할 것이다.
◆표준분쟁 3년.
최종적으로 어느 쪽도 완승하지 않았다.
제국표준은 고위험기술에서 우위.
오르비스 표준은 상업·호환성에서 많이 채택.
일부 제국기업은 오르비스 규격을 자발적으로 사용했다.
본토 보수파가 불평.
“왜 하위문명 표준을.”
상무장관이 답했다.
“더 편해서.”
그걸로 끝이었다.
◆나는 표준전쟁 보고서 마지막 장에 적었다.
[우월하다는 건 모든 규칙이 더 좋다는 뜻이 아니다.]
제국은 더 강하다.
더 오래 산다.
더 큰 산업을 가졌다.
그래도 오르비스는 시장을 연결하는 법에서 배울 게 많았다.
그걸 인정한다고 제국이 약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좋은 걸 가져오는 능력까지 포함해서 강한 것이다.
◆의료임플란트 사망자 세 명의 유가족은 오르비스 제조사를 상대로 제국 법원에 소송했다.
오르비스 기업은 관할권을 부정.
“우리 제품은 오르비스 법에 따라 합법.”
법원은 판결했다.
제국 내 판매.
제국 소비자 피해.
제국 관할 인정.
기업은 배상.
오르비스 중앙청은 항의하지 않았다.
대신 다음 조약에 관할권 규정을 명확히 넣자고 했다.
사고가 법을 만들었다.
◆공동시험기관 카론 지부는 처음부터 바빴다.
양측 기업이 자기 기준이 더 낫다고 증명하려고 자료를 쏟아냈다.
카론 기술자들이 중간에서 큰 경험을 얻었다.
몇 년 뒤.
카론 표준청 능력이 급상승.
제국과 오르비스 싸움의 수혜자.
외교는 제3자도 바꾼다.
◆오르비스는 일부 제국규격을 자기 표준으로 채택했다.
고위험 의료.
함선구조.
핵심전력.
반대로 제국은 오르비스 규격을 채택.
상업데이터 교환.
국제파산.
저위험제품 인증.
승자와 패자가 나뉘지 않았다.
분야별로.
더 나은 쪽이 이겼다.
◆본토 보수언론은 그걸 ‘표준주권 상실’이라고 불렀다.
나는 국정회의에서 물었다.
“좋은 규칙 쓰는 게 주권 잃는 거야?”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주권은 나쁜 규칙을 고집할 권리가 아니다.
물론 외부압박으로 강제된다면 다르다.
이번에는 우리가 선택했다.
◆표준전쟁 때문에 제국 대학에 새 전공도 생겼다.
성간표준법.
다종족 안전공학.
국제인증경제학.
보호국 학생들이 많이 들어왔다.
새로운 우주가 새로운 직업을 만든다.
◆오르비스 기업 하나가 제국기업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에서 이겼다.
본토 초대형기업.
배상액 거대.
시장에서는 충격.
오르비스는 환호.
황실은 개입하지 않았다.
판결대로.
그 사건이 외부세계에서 큰 신뢰를 만들었다.
[제국 법원에서 제국기업을 이길 수 있다.]
함대 수천 척보다 상업에는 더 중요한 신호였다.
◆카이는 그 사건 뒤 말했다.
“이제 귀국시장에 들어가려는 회원국을 막기 더 어렵습니다.”
마리안이 답했다.
“그게 목표였습니다.”
“솔직하군요.”
“배웠습니다.”
누구에게서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경제경쟁은 제국 보호국의 수준도 끌어올렸다.
로하르 제품이 오르비스 시장에서 품질문제로 반품.
현지기업이 기준개선.
다음 해 수출 두 배.
실패가 학습이 됐다.
보호만 받는 시장에서는 얻기 어려운 압력.
◆나는 보호국 산업정책을 수정했다.
초기 10~20년 보호.
이후 단계적 외부경쟁.
영구보호는 금지.
현지기업이 언제까지나 본토 장벽 뒤에만 있으면.
결국 약하게 남는다.
개도에는 어느 시점부터 경쟁이 필요했다.
◆오르비스와의 표준전쟁은 총 한 발 없이 끝나지 않았다.
끝나지도 않았다.
규칙은 계속 바뀐다.
새 기술이 나오면 다시 싸운다.
그게 정상.
경제전은 종전협정이 없는 전쟁일지도 모른다.
다만.
사람이 죽지 않는다면.
제국은 그런 전쟁을 꽤 좋아할 수 있었다.
◆표준전쟁 동안 가장 큰 문화충돌은 ‘제품수명’이었다.
오르비스 가전 평균 12년.
제국 가전 평균 80년 이상.
아틀라스인은 한 물건을 오래 쓰는 데 익숙했다.
오르비스 기업은 짧은 교체주기로 돈을 번다.
본토 소비자는 ‘일회용 쓰레기’라고 비판.
오르비스 소비자는 제국 제품을 ‘비싸고 과설계’라고 봤다.
둘 다 맞았다.
◆보호국 시장에서는 오르비스식 제품이 잘 팔렸다.
왜.
로하르나 라사드 수명과 소득수준에는 80년짜리 비싼 기계보다.
15년 쓰고 바꾸는 저가품이 더 적합.
제국 기업은 충격받았다.
기술이 더 좋다고 시장에서도 항상 이기는 건 아니다.
가격과 용도.
사용자 수명.
문화.
전부 본다.
◆본토 기업들은 ‘변경형 제품’ 라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성능은 낮춤.
수리 쉬움.
가격 저렴.
처음에는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꺼렸다.
나중에는 거대한 외부시장을 보고 태도가 바뀌었다.
오르비스와의 경쟁이 제국 산업구조를 넓혔다.
◆공동시험기관은 결국 별도 국제법인을 만들었다.
제국 35퍼센트.
오르비스 35.
카론 20.
아르카디아 10.
어느 한 국가도 과반 없음.
첫 초국가 공동기관.
나는 지분표를 보고 말했다.
“우리 기관 아닌데 괜찮아?”
재무장관이 답했다.
“그래서 신뢰받습니다.”
모든 걸 소유할 필요는 없다.
규칙에 영향력을 확보하면 충분할 때도 있다.
◆국제시험원 직원들은 네 문명의 언어를 썼다.
급여도 네 통화 기준을 환산.
노동법은 소재지 카론법.
분쟁은 공동중재.
작은 기관 하나가 미래 초은하질서의 연습장이 됐다.
아직 누구도 그렇게 부르진 않았지만.
◆표준분쟁 이후 제국 상무원은 새 원칙을 만들었다.
[제국규격 우선이 아니라, 위험도에 맞는 최적규격 우선.]
한 문장뿐이었지만 의미는 컸다.
‘우리 것이 더 좋다’는 전제를 행정문서에서 처음 지운 셈이었다.
제국은 우월함을 믿었지만, 규칙 하나하나까지 신성시하진 않았다.
◆표준전쟁이 끝난 뒤 오르비스 표준청 직원 일부는 제국 상무원으로 20년짜리 교환근무를 왔다.
반대로 제국 인증전문가도 오르비스로 갔다.
처음에는 서로 상대 절차가 비효율적이라고 욕했다.
5년 뒤에는 양쪽 규정집이 놀랄 만큼 비슷해졌다.
누가 누구를 이겼는지 애매했다.
나는 그게 오히려 좋았다.
전쟁의 승자는 하나여도.
좋은 표준은 여러 문명이 같이 쓸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공유된 규칙은.
나중에 정치관계가 흔들려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표준전쟁 이후 본토 중소기업도 외부 인증 지원을 받기 시작했다.
대기업만 여러 규격을 감당할 수 있다는 비판 때문이었다.
정부는 인증비용 일부를 지원하되 매출이 일정 규모를 넘으면 환수하게 했다.
외부경쟁이 대기업 전유물이 되지 않게 하는 장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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