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64화 — 오르비스의 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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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론과의 공동연구 발표 3개월 뒤.
오르비스 상업동맹에서 공식사절이 왔다.
아르카디아보다 훨씬 컸다.
회원권역 212개.
핵심성계 97개.
총인구 추정 8,400억.
직접군은 적다.
대신 회원국 함대.
용병.
보안회사.
경제제재.
돈으로 힘을 만든다.
◆대표는 세 명.
총상무위원 카이 로젠.
표준청장 미라 오브.
분쟁중재관 살렌.
첫 인사는 예상대로였다.
“귀국 시장규모에 관심이 많습니다.”
나는 이번에는 직접 안 갔다.
마리안이 웃으며 답했다.
“저희도 귀 동맹 시장에 관심이 많습니다.”
상인끼리는 대화가 빠르다.
◆오르비스가 가장 먼저 요구한 건 자유무역이 아니었다.
표준상호인정.
함선부품.
의료장비.
데이터포맷.
금융인증.
보험평가.
표준이 맞지 않으면 무역비용이 올라간다.
오르비스는 그걸 알고 있었다.
아르카디아보다 더 체계적이었다.
◆문제.
제국표준이 더 높았다.
안전기준.
환경기준.
데이터보호.
의료검증.
오르비스 기업이 그대로 맞추려면 비용 증가.
그들은 상호인정을 요구했다.
제국 상무원은 거부.
“동등하지 않은 기준을 동등하다고 인정할 수 없습니다.”
오르비스 표준청장 미라가 말했다.
“그건 사실상 귀국표준 강제입니다.”
“우리 시장에 들어오려면.”
“귀국 기업이 우리 시장에 들어올 때는요?”
“귀국 기준이 더 높으니 대부분 통과합니다.”
미라의 표정이 굳었다.
맞는 말이 상대에게 항상 기분 좋은 건 아니다.
◆오르비스는 다른 방식으로 압박했다.
회원국 공동관세.
제국상품 일부에 인증지연.
보험등급 상향.
정식제재는 아니다.
하지만 비용이 올라갔다.
본토 기업들이 황실에 불평했다.
“보복해야 합니다.”
나는 물었다.
“불법이야?”
“아닙니다.”
“그럼 우리도 협상해.”
경제전은 함포전과 달랐다.
상대가 총을 안 쐈는데 우리가 총을 쏠 이유는 없다.
◆제국은 시험적으로 일부 오르비스 표준을 인정했다.
저위험상품.
가구.
식품포장.
일반기계.
대신 의료·항공·전략부품은 제국 기준 유지.
오르비스도 일부 양보.
협상은 조금씩 진행됐다.
◆카이 로젠은 사석에서 말했다.
“귀국은 시장이 너무 큽니다.”
마리안이 웃었다.
“좋은 일 아닌가요?”
“작은 나라에겐 아닙니다.”
제국기업 하나가 회원국 산업 전체를 흔들 수 있다.
우리도 엘리시온 보호국에서 같은 문제를 봤다.
오르비스는 회원국 보호를 위해 장벽을 세운다.
합리적이었다.
◆나는 그 보고를 듣고 말했다.
“오르비스를 적으로 보지 마.”
“경제적 경쟁자는 맞습니다.”
“그건 좋아.”
제국 내부기업이 너무 오래 본토시장만 봤다.
경쟁자가 필요했다.
◆오르비스 기술평가.
총체 VII-.
금융 VII+.
표준·상업중재 VIII-에 가까움.
군사 VI+.
산업 VII.
또 특정 분야가 매우 강한 문명권.
제국과 동급은 아니다.
하지만 무시하면 비용이 생긴다.
◆오르비스가 가진 가장 강한 무기는 함대가 아니었다.
‘시장접근.’
회원국 전체에서 거래제한.
수천억 인구.
거대한 소비시장.
제국기업도 탐냈다.
카이 로젠은 그걸 잘 알았다.
“우리 표준을 인정하면 문이 열립니다.”
마리안이 답했다.
“우리 표준을 인정해도 열립니다.”
협상은 거울처럼 맞섰다.
◆본토 언론은 ‘표준전쟁’이라 불렀다.
실제로 전쟁은 아니었다.
사망자 0.
함선손실 0.
하지만 기업 수조 크레딧이 걸렸다.
상무원은 군부보다 더 긴장했다.
◆오르비스 회원국 일부는 제국편을 들기 시작했다.
왜.
제국시장에 직접 들어가고 싶어서.
동맹표준을 지키면 기회를 놓친다.
오르비스 내부균열.
카이는 황실에 항의했다.
“귀국이 회원국을 개별접촉합니다.”
“독립국 아니야?”
“동맹규정이 있습니다.”
“그럼 그 나라들이 판단하겠지.”
제국은 오르비스를 깨려는 공식정책을 갖지 않았다.
그런데 시장 자체가 압력을 만들었다.
◆오르비스는 대응으로 제국 보호국 기업을 유혹했다.
벨로아 은행.
로하르 농업.
세르마크 조선.
낮은 관세.
지원금.
보호권역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제국 중앙만 바라볼 필요 있나.
외부시장도 활용하자.
나는 허용했다.
보호국 경제가 밖에서 돈 버는 건 좋은 일이다.
◆마리안이 물었다.
“오르비스가 보호국 경제를 자기 쪽으로 묶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조건 더 좋게 해야지.”
경제는 명령만으로 못 묶는다.
제국이 경쟁력을 잃으면.
보호국도 멀어질 수 있다.
그 사실이 중앙을 긴장하게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오르비스는 처음으로.
함대가 아니라 시장으로 제국에 도전했다.
나는 그게 흥미로웠다.
우리는 전쟁에서 압도적이다.
경제에서도 강하다.
그러나 경제는 상대가 약하다고 자동으로 이기는 게임이 아니다.
표준.
신뢰.
계약.
연결망.
오르비스는 그 분야에서 오래 싸운 국가였다.
좋았다.
이번엔 배울 상대가 있었다.
◆오르비스 대표단이 본토에 들어오자 가장 먼저 증권시장부터 방문했다.
황궁보다 먼저.
카이 로젠은 말했다.
“시장 보는 게 국가를 이해하는 데 빠릅니다.”
나는 듣고 웃었다.
아르카디아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아르카디아는 거래상인.
오르비스는 시장설계자.
◆오르비스 증권시장은 회원국 기업을 하나의 규칙으로 묶었다.
회계.
공시.
분쟁중재.
파산.
제국보다 범위는 작지만 외부국간 통합경험은 더 많았다.
본토 재무원은 그들의 국제파산법에 관심.
제국은 그동안 본토 중심.
보호국이 늘어나면서 다국가 기업파산이 복잡해졌다.
오르비스 규칙 일부를 참고했다.
◆카이 로젠이 말했다.
“귀국이 우리 법을 가져갈 줄은 몰랐습니다.”
마리안이 답했다.
“좋으면 씁니다.”
“자존심은?”
“법률에 자존심이 왜.”
제국의 실용주의.
오르비스 대표단이 가장 빨리 이해한 부분이었다.
◆표준협상에서는 오르비스도 제국 약점을 찾았다.
제국 규격은 안전하지만 지나치게 복잡.
중소기업 인증비용이 높다.
본토에서는 큰 시장과 자동화 덕분에 감당.
변경에서는 부담.
오르비스는 간소화 인증을 제안.
처음엔 상무원이 거부.
시험해보니 저위험품목에서는 사고율 차이 거의 없음.
제국도 절차를 줄였다.
◆본토 소비자단체가 반발했다.
“안전기준 후퇴.”
상무원은 데이터를 공개.
위험도 변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음.
비용 22퍼센트 감소.
논쟁 끝에 유지.
외부경쟁이 제국 관료제를 날씬하게 만들었다.
좋은 효과였다.
◆오르비스 기업들은 보호권역 시장을 특히 노렸다.
왜냐하면 제국 본토보다 규격이 느슨한 일부 영역이 있었기 때문.
로하르 정부는 현지기업 보호를 요구.
제국 중앙은 10년 전처럼 완전장벽을 세우지 않았다.
산업별.
성숙한 업종은 개방.
취약한 업종은 보호.
정책이 세밀해졌다.
◆벨로아가 중개역할을 잡았다.
오르비스 기업의 보호권역 진입 인증.
제국기업의 오르비스 진입 인증.
양쪽에서 수수료.
다렌은 말했다.
“표준이 다를수록 우리 일이 많습니다.”
나는 물었다.
“그럼 통일 반대하겠네?”
“적당히만 통일되면 좋겠습니다.”
상인은 언제나 자기 시장을 찾았다.
◆오르비스는 통상협상과 동시에 정치적 질문도 던졌다.
“제국은 회원국 개별보호요청을 받을 것인가?”
마리안은 답했다.
“받을 수 있습니다.”
“그건 동맹해체 행위입니다.”
“회원국이 탈퇴할 권리가 있다면.”
“절차가 있습니다.”
“절차 따르면.”
오르비스는 불쾌해했다.
하지만 제국이 거짓약속을 하지 않는다는 점은 이제 외부에도 알려지고 있었다.
◆나는 오르비스 전체를 당장 편입대상으로 보지 않았다.
너무 복잡.
너무 유용.
자기 시장을 스스로 관리.
제국이 직접 할 필요가 없는 일을 이미 한다.
만약 언젠가 제국권에 들어온다면.
상업동맹 구조를 상당부분 그대로 둘 수 있다.
그게 더 효율적이다.
◆상무원은 장기시나리오를 만들었다.
1. 독립 통상동맹 유지.
2. 제국 특별경제동맹.
3. 보호상업권.
4. 제국 내 자치상업연합.
5. 분열 후 개별보호국.
여러 길.
지금 하나를 정할 필요 없다.
◆카이 로젠은 떠나기 전 말했다.
“귀국과 거래하면 우리 제도가 바뀝니다.”
“우리도 바뀌는데.”
“귀국은 더 커서 티가 덜 나는 겁니다.”
좋은 말이었다.
제국도 분명 변하고 있다.
다만 7조 명 규모에서 변화가 퍼지는 데 시간이 걸릴 뿐.
외부문명은 제국에게 시장이자 거울이었다.
◆오르비스는 제국 보호국 체계를 아주 세밀하게 분석했다.
그들의 보고서가 유출됐다.
제목.
[아틀라스식 비직할 제국주의.]
본토 언론이 화제 삼았다.
핵심평가.
- 군사·외교 중앙집중.
- 지방문화 존치.
- 경제통합을 통한 자발적 의존 증가.
- 정식병합은 선택적.
- 통치비용이 낮음.
틀린 내용이 별로 없었다.
세라가 말했다.
“상대가 우리 제도를 잘 이해합니다.”
“우리보다 정리 잘했네.”
◆오르비스 보고서는 경고도 했다.
[군사적 저항보다 경제적 비의존이 중요.]
그래서 회원국에 공급망 다변화를 권고.
제국 크레딧 준비자산 상한.
제국기업 시장점유 제한.
전략산업 외국자본 상한.
합리적 대응.
나는 그걸 적대행위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건강한 국가라면 해야 할 일이다.
◆본토 기업은 불평했다.
“오르비스가 우리를 차별합니다.”
상무원이 검토.
회원국 기업에도 같은 외국자본 규칙 적용.
법적 차별 아님.
황실은 대응 안 함.
기업은 시장에 맞춰야 했다.
제국 함대가 영업사원은 아니다.
◆오르비스의 강점 중 하나는 중재법원이었다.
회원국끼리 분쟁이 생겨도 전쟁 대신 계약법정.
수백 년 운영.
제국은 보호국간 상업분쟁에 그 모델 일부를 채택했다.
엘리시온 권역중재원.
판사 일부는 오르비스 출신 전문가로 초빙.
외부제도가 제국 내부기관이 됐다.
◆카이 로젠이 그 소식을 듣고 말했다.
“결국 우리 제도를 가져가시는군요.”
마리안은 답했다.
“값을 지불했습니다.”
“돈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럼 명예도 드리죠.”
공식 출처를 기록했다.
오르비스 모델 기반.
제국은 좋은 걸 가져가되.
자기 발명인 척하지 않았다.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