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63화 — 사라진 원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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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 년 전 카론 기록의 ‘아틀라스 항로’는 제국 역사학계를 뒤집었다.
국가 기록에는 그런 원정이 없다.
그런데 외부 기록에는 있다.
황실기록원은 4천 년 전 자료를 전부 재검색했다.
실종함대.
탐사예산.
황실명령.
개척특허.
관련될 만한 항목 수백만 건.
◆사흘 뒤.
이상한 기록 하나가 나왔다.
제국력 9천 년대.
‘제17심외탐사단.’
함선 43척.
목적.
구향성 추적.
상태.
[귀환 불명.]
문제.
기록 대부분 봉인.
봉인명령 주체.
당시 황제.
이유.
없음.
나는 화면을 오래 봤다.
“왜 지금까지 몰랐지?”
기록원장이 답했다.
“봉인등급이 너무 높았습니다.”
“현 황제도?”
“해제권은 있으셨습니다.”
“그럼 왜 안 찾았어?”
“찾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맞았다.
13,000년 기록 중 모든 기밀을 읽는 황제는 없다.
◆봉인을 해제했다.
자료는 실망스러울 정도로 적었다.
출항명단.
함선목록.
항로 일부.
그리고 마지막 통신.
[선조의 별을 찾을 가능성.]
구향성.
그들은 찾으러 갔다.
4천 년 전에도.
우리가 지금 모르는 고향을.
◆마지막 좌표가 카론 방향과 상당히 비슷했다.
릴라 원장의 기록과 맞는다.
그러면 카론이 본 은빛 함대는 이 탐사단일 가능성이 높았다.
문제는 왜 돌아오지 않았는가.
카론 기록에는 ‘돌아갈 길을 찾는다.’
원래 목적은 구향성 추적.
둘이 연결된다.
◆함대 구성도 이상했다.
전투함 11.
과학선 18.
보급선.
그리고 대형 냉동보존선 3척.
왜 탐사에 인구보존선이 필요한가.
오르테가가 말했다.
“장기정착 가능성을 고려한 것 같습니다.”
“탐사 아니라 이주?”
“부분적으로.”
탐사대가 구향성을 찾으면.
그곳에 다시 정착할 계획이었을까.
◆당시 황제 개인기록도 일부 발견됐다.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제국은 완전하지 않다.]
[찾을 수 있다면 찾아야 한다.]
내가 지금 갖는 의문과 비슷했다.
4천 년 전 황제도 같은 질문을 했다.
그리고 함대를 보냈다.
실패했다.
◆더 이상한 점.
원정대 실종 12년 뒤.
관련 연구부서가 해체.
자료봉인.
구향성 탐사 자체가 600년 가까이 중단.
왜.
기록 없음.
에일린이 말했다.
“뭔가를 발견했을 가능성.”
“그리고?”
“돌아온 사람이 있었을 수도.”
공식 귀환기록은 없다.
하지만 비밀 귀환.
가능성.
◆카론 고기록에는 은빛 함대가 별지도만 교환하고 떠났다고 한다.
그 뒤 어디로 갔는지.
한 문장.
[검은 별이 있는 방향.]
천문학자가 좌표를 복원했다.
현재 지도에서.
비어 있는 공간.
항성밀도 낮음.
아르카디아 항로망도 거의 안 닿는다.
오르비스 바깥.
바르케시 방향도 아님.
◆나는 탐사를 바로 보내지 않았다.
마리안이 의외라는 표정.
“왜요?”
“4천 년 전 함대가 안 돌아왔잖아.”
“그래서 더 확인해야 하지 않습니까?”
“준비하고.”
제국은 강하다.
그렇다고 과거 실패를 무시할 이유는 없다.
◆에일린은 옛 원정대 인원 후손을 찾았다.
대부분 가족은 수천 년 동안 이어졌다.
일부 가문은 지금도 존재.
그중 한 명.
아델라인 베르크.
나는 자료를 다시 봤다.
“아델라인 가문?”
“예.”
4천 년 전 탐사단 전투함장 중 하나.
베르크 가문 방계 조상.
아델라인도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그녀는 기록을 보고 한동안 말이 없었다.
“가문기록에도 없습니다.”
“왜 지웠을까.”
“모릅니다.”
“가고 싶어?”
그녀가 나를 봤다.
“어디로요?”
“검은 별.”
“당연합니다.”
예상한 답.
◆하지만 아직은 카론과 오르비스.
현재의 우주를 먼저 알아야 한다.
과거를 따라 검은 공간으로 뛰어들기 전에.
우리 주변의 지도부터 그린다.
나는 원정준비만 승인했다.
장기.
비공개.
필요기술 연구.
◆카론에는 일부만 공개했다.
그들의 기록이 제국 옛 탐사대와 연결될 가능성.
릴라 원장은 흥분했다.
“그럼 우리 기록이 맞았군요.”
“아마.”
“아틀라스가 4천 년 전에 이미 여기 왔다.”
“그렇지.”
카론 학계에는 큰 사건이었다.
제국에게는 잃어버린 역사 한 조각.
◆카론 정부는 ‘아틀라스 항로’를 공식 역사유산으로 등록했다.
제국과 공동연구.
외교적으로도 좋은 신호.
과거의 접촉이 현재의 접촉을 부드럽게 만들었다.
◆나는 옛 황제 기록 마지막 줄을 다시 읽었다.
[고향을 찾지 못하더라도 길을 남겨라.]
길은 남았다.
카론 기록에.
4천 년 동안.
우리 기록에서는 사라졌지만.
외부가 기억하고 있었다.
제국은 가끔 자기 역사도 남에게서 다시 배워야 했다.
◆제17심외탐사단 명단에는 8만 명이 넘는 사람이 있었다.
함선 승조원만이 아니다.
과학자.
기술자.
가족.
어린이.
대형 냉동보존선의 의미가 분명해졌다.
단순 탐사대가 아니었다.
이주 가능성을 가진 장기원정.
그들이 구향성을 찾으면.
일부가 그곳에 남을 계획.
◆당시 황실회의록 일부도 복원됐다.
반대의견이 많았다.
[고향은 아우렐리움이다.]
[13,000년 가까이 지난 선조의 별을 왜 찾는가.]
[예산낭비.]
4천 년 전에도 같은 논쟁.
당시 황제는 밀어붙였다.
“나랑 비슷하네.”
세라가 말했다.
“폐하도 언젠가 비슷한 원정을 보내실 겁니다.”
“아마.”
역사는 사람을 바꾸지만 질문은 반복된다.
◆더 중요한 기록.
원정단이 출발하기 전 받은 ‘좌표단서’.
출처.
봉인.
해제 불가.
현 황제권한으로도?
가능은 했다.
그러나 자료가 물리적으로 소실.
메타데이터만.
누군가 단서를 줬다.
제국 내부기관?
외부신호?
알 수 없다.
◆에일린은 당시 황실정보기관 기록을 뒤졌다.
같은 시기 비밀프로젝트.
‘오르페우스.’
내용 대부분 삭제.
남은 단어.
[회귀좌표.]
[선조신호.]
[불확정.]
대단절과 직접 연관 증거 없음.
하지만 시스템 기억과 묘하게 겹쳤다.
나는 공식회의에서는 말하지 않았다.
개인기록에만 남겼다.
◆아델라인은 조상 이름을 찾았다.
카렌 베르크.
전투함 《세레스》 함장.
당시 312세.
마지막 보고.
[카론권 통과. 항로 안정.]
그게 끝.
아델라인은 기록을 몇 번 읽었다.
“이 사람이 진짜 조상인지도 몰랐습니다.”
“가문기록 왜 없지?”
“방계였고, 기록이 의도적으로 지워졌습니다.”
누가.
왜.
◆베르크 가문 원로회의가 열렸다.
4천 년 전 조상 기록 복원.
가문문장 기록에도 작은 수정.
사라진 방계를 다시 족보에 넣는다.
아델라인은 관심 없는 척했지만.
직접 서명했다.
개인의 역사도 국가기록 복원과 함께 바뀌었다.
◆원정대 가족 중 일부는 출발 후 200년 동안 귀환을 기다렸다는 기록도 있었다.
그 뒤 법적 사망.
대단절 실종자 문제와 닮았다.
제국은 이미 4천 년 전에 비슷한 상실을 겪었다.
차이.
그때는 8만 명.
이번엔 수십억.
역사는 작은 형태로 미리 반복되기도 한다.
◆카론 공동연구소는 ‘아틀라스 항로’를 재구성했다.
일부 구간은 현재도 항해 가능.
일부는 항성이 사라짐.
일부는 오르비스 권역.
일부는 미지공간.
전체길이 추정 수천 광년.
원정단은 단순 직선으로 가지 않았다.
무언가를 찾으며 우회.
◆그들의 마지막 확실한 흔적은 카론 이후 600광년.
고대 자동비콘.
카론 상인이 1,700년 전 발견해 박물관에 보관.
누구도 아틀라스 물건인지 몰랐다.
제국 기술자가 확인.
재료.
제조방식.
황실탐사단 규격.
진짜였다.
4천 년 만에.
우리 함대 물건 하나가 돌아왔다.
◆비콘 내부에는 망가진 데이터.
복원율 3퍼센트.
그 안에서 문장 하나.
[길이 틀렸다.]
그게 전부.
오르테가는 말했다.
“무슨 길?”
아무도 몰랐다.
구향성으로 가는 길.
귀환길.
공간자체.
어떤 길이 틀렸다는 건지.
◆나는 검은 별 방향 장기원정 계획에 등급을 올렸다.
준비단계.
전략탐사 후보.
아직 출발은 아니다.
지금 우주를 모르는 상태에서 과거를 쫓아가는 건 위험.
그러나 더 이상 단순 호기심도 아니다.
우리 역사.
구향성.
사라진 원정대.
그리고 혹시 시스템.
언젠가는 가야 한다.
◆카론 릴라 원장은 비콘 공개행사에서 말했다.
“우리 박물관 창고에 있던 물건이 귀국 역사에서 중요한 유물일 줄 몰랐습니다.”
나는 답신했다.
“그래서 박물관이 필요하지.”
쓸모 없어 보이는 물건도.
몇천 년 뒤 누군가의 역사일 수 있다.
◆원정단이 남긴 길은 끊겼다.
하지만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카론.
비콘.
외부기록.
다른 문명이 조각을 보존했다.
제국은 자기 과거조차 혼자 소유하지 않았다.
우주에 흩어진 기억을 다시 모아야 했다.
◆제17심외탐사단의 출항 당시 민간반대운동 기록도 발견됐다.
[고향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다.]
[아우렐리움을 버리지 마라.]
그들의 주장 중 상당수는 지금 읽어도 이해됐다.
구향성을 찾는 일은 낭만적이지만.
돈과 사람을 많이 먹는다.
4천 년 전 황제는 그 비판을 감수하고 원정을 보냈다.
결과는 실종.
정치적으로 실패였다.
그래서 이후 황실이 기록을 봉인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영웅서사보다 실패를 숨긴 것.
가장 단순한 설명.
◆그런데 한 문건이 그 가설을 흔들었다.
봉인명령은 원정 실종 12년 뒤가 아니라.
실종 확인 하루 전에 준비됐다.
즉.
누군가는 결과를 알기 전부터 자료를 닫을 준비를 했다.
에일린이 말했다.
“이건 우연치고 이상합니다.”
“정보가 먼저 왔나?”
“가능성.”
공식귀환자는 없다.
비공식 신호.
비밀통신.
누군가 황실에 무언가를 알렸을 수 있다.
◆당시 황제는 봉인명령 3개월 뒤 건강상 이유로 권한을 후계자에게 넘겼다.
1년 뒤 사망.
공식사인은 자연사.
4천 년 전 기록.
지금 와서 확정할 방법은 거의 없다.
나는 음모론을 만들 생각은 없었다.
그래도 시간순서는 기록했다.
◆아델라인은 옛 조상 카렌 베르크의 개인기록 조각을 찾았다.
[우리가 찾는 곳이 고향이 아닐 수도 있다.]
그 문장이 마지막.
그녀가 말했다.
“저 사람도 확신 없었군요.”
“당연하지.”
우리도 모른다.
구향성은 장소일 수도 있고.
이미 사라진 행성일 수도 있다.
선조들이 일부러 감춘 곳일 수도 있다.
찾는다고 답이 나오는 건 아니다.
그래도 질문은 남는다.
그래서 탐사는 언젠가 필요했다.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