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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62화 — VII급의 자존심

별의 제국 · 62 / 29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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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론 연방은 회담 뒤 바로 자국민에게 아틀라스 접촉을 공개했다.

발표문은 신중했다.

[새로운 고등성간국가와 접촉.]

[적대관계 아님.]

[기술격차 존재.]

마지막 문장은 의외였다.

자존심 강한 국가가 자기보다 강한 상대를 공식 인정했다.

에일린은 말했다.

“국민 충격을 선제관리하는 겁니다.”

맞았다.

숨겼다가 나중에 들키는 것보다 낫다.

카론 사회반응은 세 갈래.

첫째.

제국과 동맹하자.

둘째.

거리 두자.

셋째.

기술격차를 따라잡자.

‘복종하자’는 거의 없었다.

당연했다.

VII급 강대국.

자기 문명에 자부심이 컸다.

로하르처럼 생존위기 속에서 만난 것도 아니다.

그들은 우리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아직은.

카론 의회에서는 외무장관 에란이 질문을 받았다.

“아틀라스가 침공하면 이길 수 있는가?”

그는 5초 침묵했다.

“현재 자료로는 어렵습니다.”

야유.

그러나 말을 바꾸지 않았다.

“그래서 침공할 이유를 만들지 않는 외교가 필요합니다.”

현실적이었다.

나는 그 발언을 높게 평가했다.

자기 국민에게 듣기 좋은 거짓말보다.

불편한 현실을 말하는 정치인.

쓸 만했다.

카론 군부는 더 민감했다.

합동훈련 패배.

일부 장성은 결과 비공개를 요구.

사렌 원수가 거부했다.

[우리가 약점을 모르면 더 약해진다.]

그는 군 개혁안을 발표했다.

분산지휘.

보급기지 확대.

방어막 연구.

무인전력.

제국을 보고 자기 군대를 개선하려 했다.

좋았다.

약한 상대만 만나면 강대국은 게을러진다.

카론에게 우리는 자극이 됐다.

본토에서는 다른 반응.

“카론이 따라오면 위험한가?”

오르테가는 웃었다.

“몇백 년은 걸릴 겁니다.”

“몇백 년이면 짧은데.”

아틀라스 기준에서는 그랬다.

기술격차가 줄어들 가능성을 장기적으로 봐야 했다.

나는 말했다.

“막을 필요 없어.”

일부 참모가 놀랐다.

“잠재적 경쟁국입니다.”

“강해져도 우리랑 거래하는 게 이익이면 되잖아.”

상대를 영원히 약하게 유지하려면 끝없는 간섭이 필요하다.

그것도 비용이다.

카론은 제국기술 수입규제부터 걸었다.

특히 AI.

생명공학.

금융.

이유.

산업붕괴 방지.

국가안보.

제국 기업들은 불평했다.

“시장을 닫습니다.”

나는 카론 권리를 인정했다.

독립국이다.

아직.

우리가 조약으로 열지 않은 시장까지 강제로 요구할 필요 없다.

그 대신 카론 기업들이 제국 보호권역으로 들어왔다.

중공업.

함선수리.

고중력 장비.

세르마크 기업과 경쟁.

처음으로 보호국 회사가 외부 VII급 기업과 맞붙었다.

세르마크 기업들이 긴장했다.

제국은 특별보호를 줄이지 않았다.

완전 자유경쟁은 아직 이르다.

그러나 일부 분야는 열었다.

압박도 성장에 필요했다.

세르마크 조선소는 카론 제품을 분석하고 생산방식을 개선했다.

노동시간 감소.

모듈공정.

품질관리.

몇 년 뒤 일부 중형화물선에서는 오히려 카론보다 싸게 생산.

카론 기업이 다시 놀랐다.

“보호국이 저 정도 산업을?”

세르마크는 원래 군사산업이 강했다.

전쟁에 쓰던 능력이 시장으로 돌았다.

제국 편입의 효과가 밖에서도 보이기 시작했다.

카론 언론은 엘리시온 보호국을 취재했다.

제국의 ‘식민지’라고 예상.

로하르에서는 왕이 여전히 왕.

벨로아는 의회와 증권시장.

세르마크는 선거.

기자들은 혼란스러워했다.

“종속국인데 왜 반제국 정당이 합법입니까?”

마엘이 답했다.

“종속과 침묵은 다른 말이니까요.”

그 인터뷰가 카론에서 크게 퍼졌다.

카론 국민 일부는 제국을 덜 두려워했다.

다른 일부는 더 두려워했다.

“군사점령보다 부드럽게 흡수하는 제국이 더 위험하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제국은 현지문화를 남기고.

정치도 일부 남기고.

시장과 법, 군사와 항로만 묶는다.

저항할 이유를 줄이며 통합한다.

장기적으로는 더 강한 방식일 수 있다.

에란 외무장관이 두 번째 회담에서 물었다.

“귀국은 카론을 결국 보호국으로 만들 계획입니까?”

마리안은 이번엔 황실답변을 읽었다.

[제국은 장래의 모든 관계형태를 배제하지 않는다.]

에란이 웃었다.

“외교적인 말로 ‘가능하다’군요.”

“맞습니다.”

“그 솔직함이 싫습니다.”

아르카디아와 같은 반응.

나는 보고서를 읽고 웃었다.

카론은 대응책으로 오르비스와 방위협의를 강화했다.

정보가 들어왔다.

군사협정 확대.

경제공동기금.

제국을 의식한 움직임.

라울이 말했다.

“균형연합을 만들려는 겁니다.”

“당연하지.”

주변국이 제국을 보고 뭉치는 건 자연스럽다.

우리가 강한 만큼.

다른 나라들도 계산한다.

일부 본토 강경파는 카론이 적대블록을 만든다며 선제압박을 주장했다.

나는 거부했다.

“동맹 맺는 게 공격이야?”

“장기적 위협입니다.”

“그럼 우리도 더 좋은 조건 줘.”

제국의 힘이 함포만이라면 모든 문제를 함포로 풀어야 한다.

우리는 시장도.

기술도.

보호도.

훨씬 많은 수단이 있었다.

카론의 자존심은 강했다.

좋았다.

자존심 있는 국가는 거래할 때 피곤하다.

대신 책임도 자기 힘으로 지려 한다.

로하르처럼 보호가 필요한 국가와.

카론처럼 스스로 설 수 있는 국가는.

같은 방식으로 다룰 필요가 없었다.

아직.

카론은 외교상대였다.

언젠가 제국권에 들어올지라도.

그 과정까지 서두를 이유는 없었다.

카론 내부 여론은 제국과의 합동훈련 영상을 두고 더 크게 갈렸다.

군부 강경파는 영상공개 자체를 굴욕이라고 했다.

젊은 장교층은 반대로 환영했다.

[졌다는 사실보다 왜 졌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

사렌의 발언.

카론 군사학교 지원자가 오히려 늘었다.

강한 상대의 존재가 군에 위기감과 매력을 동시에 줬다.

카론 산업계도 제국을 연구했다.

전함을 따라잡기는 어렵다.

그러면 어디서 경쟁할 것인가.

저비용 중공업.

고중력 생산.

분산군수.

그들은 자기 강점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제국 상무원은 그 움직임을 보고서에 적었다.

[카론은 모방형 추격국이 아니라 선택적 특화국으로 발전할 가능성.]

좋은 평가였다.

일부 제국 귀족기업은 카론에 합작공장을 제안했다.

카론 정부는 지분상한 49퍼센트.

핵심기술 현지보관.

현지인 고용의무.

조건이 많았다.

본토 기업은 불평.

나는 말했다.

“싫으면 안 가면 되잖아.”

해외시장은 본토가 아니다.

제국기업이 제국 힘을 등에 업고 모든 조건을 바꿔달라고 하면.

상업이 아니라 제국의 연장청구가 된다.

필요할 때는 할 수 있다.

지금은 아니다.

카론 국민에게 가장 인기 있는 제국 상품은 의외로 장수치료가 아니었다.

학습보조 AI.

그들의 교육기간을 크게 줄였다.

문제는 의존.

카론 교육부가 사용시간 제한.

학생들이 우회프로그램.

익숙한 풍경이었다.

본토에서도 수천 년 전 비슷한 논쟁을 겪었다.

제국은 관련 연구자료를 무상공유했다.

카론 정부가 놀랐다.

“왜 무료?”

“이미 오래된 자료라서.”

우리에게 낡은 경험이.

상대에게는 최신정책이 될 수 있다.

카론이 제국을 따라잡으려 한다는 본토 여론에 나는 국정회의에서 말했다.

“따라오라고 해.”

참모 한 명이 물었다.

“정말 괜찮습니까?”

“우리가 멈춰 있을 거야?”

기술경쟁은 상대가 올라오는 동안 우리도 간다.

영원한 격차를 보장하는 방법은 상대를 누르는 게 아니다.

계속 앞서가는 것.

제국이 자신감을 가져야 하는 지점이었다.

그러나 전략기술은 달랐다.

초광속 핵심.

전략AI.

초고밀도 방어재.

대규모 생명공학.

이건 수출 제한.

카론도 이해했다.

동맹도 아닌 국가가 전략기술을 요구할 이유는 없다.

비전략기술은 넓게.

전략기술은 좁게.

제국 개방의 기본원칙.

카론 언론은 제국 보호국의 시민권제도를 집중취재했다.

“제국에 들어가도 시민이 되는 건 아니군.”

일부는 그걸 식민체제 증거로 봤다.

다른 일부는 제국 시민권의 희소성을 매력으로 봤다.

카론 청년층에서 제국유학 지원이 폭증.

정식 시민이 아니어도.

큰 문명에서 배우고 싶었다.

카론 정부는 인재유출을 걱정해 귀환장학제를 만들었다.

로하르가 이미 했던 방식과 비슷했다.

흥미롭게도.

제국 보호국의 정책을 독립 VII급 국가가 따라 했다.

문명등급은 제도흐름 방향을 항상 결정하지 않는다.

좋은 정책은 위아래로 움직인다.

카론의 독자노선파는 제국과 오르비스 모두에 거리를 두자고 주장했다.

그들은 새로운 국방세를 만들고 함대증강.

국민 부담 증가.

지지율은 낮았지만 군부에서는 강했다.

사렌은 중간에 섰다.

“독립은 돈이 든다.”

정확한 말.

주권은 추상적인 자존심만이 아니다.

자기 군대를 유지하고.

자기 기술을 개발하고.

자기 시장을 지키는 비용.

카론은 그 비용을 낼 의지가 있었다.

나는 그런 국가를 쉽게 보호국으로 만들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군사적으로는 가능.

정치적으로는 비싸다.

정복 후 저항.

산업혼란.

주변국 결집.

좋지 않다.

그래서 기다린다.

제국은 천 년을 본다.

카론이 스스로 제국권을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안 오면.

그때 다른 판단을 하면 된다.

카론은 제국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국방예산을 크게 올리려 했다.

문제는 복지와 인프라 예산.

의회에서 싸움이 벌어졌다.

사렌은 군인이면서도 전면증액에 반대했다.

“우리가 아틀라스와 동급이 되려고 국민생활을 망치면 이미 진 겁니다.”

그 발언은 카론에서 크게 퍼졌다.

제국을 따라잡는다는 목표가 국가 전체를 집어삼키기 시작하면.

경쟁이 목적이 된다.

나는 그 판단을 높게 봤다.

카론 학생들은 본토 유학 뒤 귀국해서 ‘제국병’이라 놀림받기도 했다.

반대로 본토 학생들은 카론식 군사교육을 배우러 갔다.

몇 년 지나자 양쪽 대학에 교환과정이 생겼다.

정치적 경계는 남았지만.

사람 사이 연결은 늘었다.

장기적으로 어느 쪽이 더 강한 영향을 줄지 아직 알 수 없었다.

카론 의회는 제국과의 기술교류에 상한을 두면서도 공동연구는 늘렸다.

고중력 소재.

항로안전.

재난의료.

전략기술은 닫고.

민간기술은 연다.

결국 그들도 우리와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다.

강대국끼리의 관계는.

모든 걸 공유하거나 모든 걸 막는 두 가지뿐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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