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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41화 — X-41

별의 제국 · 41 / 29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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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외부권역 전략탐사단은 출항 9일 만에 X-41에 도착했다.

정확히는.

아르카디아 상선 41척이 마지막으로 신호를 남긴 구역의 바깥이었다.

제국과학원장 오르테가 칼리스는 직접 탐사단을 이끌고 첫 명령을 내렸다. 미지의 현상 앞에서는 황제보다도 더 고집스럽게 증거를 요구하는 과학자였다.

“능동센서 최소출력.”

군사호위를 총괄한 대함대사령관 아델라인 베르크가 물었다.

“겁먹었습니까?”

“모르는 걸 비추기 전에 보는 겁니다.”

“군인은 먼저 비추는 편입니다.”

“그래서 과학선을 데려온 겁니다.”

둘은 잘 맞지 않았다.

그래서 같이 보내기 좋았다.

첫 번째 잔해는 도착 17시간 뒤 발견됐다.

상선이었다.

아르카디아 등록선.

선명은 《에스텔라-7》.

실종목록 14번째.

외형은 거의 멀쩡했다.

추진기 정지.

반응로 비상정지.

외부충돌 흔적 적음.

구조팀이 들어갔다.

승무원 2,184명.

생존자 0.

시신 0.

오르테가가 영상으로 보고했다.

“사람만 없습니다.”

나는 황궁 상황실에서 화면을 봤다.

대단절이 떠올랐다.

“물건은?”

“대부분 그대로.”

“탈출정?”

“전부 있습니다.”

“혈흔?”

“거의 없습니다.”

에일린이 말했다.

“납치 가능성.”

라울은 다르게 봤다.

“선내전투 흔적이 없는데 2천 명을?”

아무도 답하지 못했다.

두 번째 선박.

세 번째.

다섯 번째.

패턴이 같았다.

사람이 없다.

화물은 상당부분 남아 있다.

항법기록은 마지막 10분이 손상됐다.

그리고 선내 곳곳에서 정체불명의 유기물질이 검출됐다.

검은 막.

두께 0.2밀리미터.

금속표면 일부를 녹이고 있었다.

오르테가의 목소리가 달라졌다.

“샘플 봉인.”

군사호위를 총괄한 대함대사령관 아델라인 베르크가 물었다.

“아는 겁니까?”

“아닙니다.”

“거짓말.”

“정확히는, 비슷한 걸 압니다.”

황궁에 있던 나는 그 말의 의미를 이해했다.

버그.

하지만 확정할 수 없었다.

기억 속 버그 개체는 더 공격적이고 명확했다.

이 물질은 너무 작고.

너무 조용했다.

샘플은 무인실험실로 옮겨졌다.

온도.

방사선.

진공.

전기장.

반응을 확인했다.

유기막은 죽어 있지 않았다.

진공에서도 대사활동.

금속이온 흡수.

전자회로 주변으로 느리게 이동.

그러나 세포구조는 알려진 버그 계열과 달랐다.

오르테가가 말했다.

“동일종은 아닙니다.”

“관련 가능성?”

“있습니다.”

“얼마나?”

“지금 숫자로 말하면 거짓말입니다.”

좋은 답이었다.

탐사단은 잔해를 더 찾았다.

아르카디아 상선 41척 중 29척.

그 외 미등록 선박 76척.

종족도 다양했다.

사고가 18개월 전부터 시작됐다는 아르카디아 설명도 틀렸다.

가장 오래된 잔해는 112년 전.

즉.

이 구역은 오래전부터 뭔가를 먹고 있었다.

다만 최근 활동량이 급증했다.

아델라인은 전투함대를 더 보내자고 했다.

오르테가는 반대했다.

“적이 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전투함이 필요한 겁니다.”

“대규모 함대가 자극할 수도 있습니다.”

“소규모 함대가 먹힐 수도 있습니다.”

상황실에서 둘의 논쟁을 듣다가 내가 결론냈다.

“둘 다.”

“폐하?”

“전투함대는 3광년 밖에서 대기. 탐사단은 계속.”

아델라인은 만족하지 않았지만 받아들였다.

오르테가도 만족하지 않았다.

좋은 타협은 대개 양쪽이 조금씩 싫어한다.

X-41 중심부에서 약한 신호가 잡혔다.

구조신호.

오래된 규격.

아르카디아 것도 아니고.

로하르도 아니고.

주기적으로 반복됐다.

[도움.]

[빛의 길이 닫혔다.]

[하늘의 포식자가 돌아왔다.]

번역AI가 가장 가까운 의미로 해석했다.

신호 발신지는 작은 항성계.

거주행성 하나.

산업 흔적.

기술등급 추정 IV+.

오르테가가 말했다.

“생존문명입니다.”

나는 즉시 명령했다.

“접촉.”

마리안이 물었다.

“평화접촉 규정은.”

“우린 그런 의무규정 없어.”

“그러면?”

“구조신호잖아.”

도움을 요청한 상대에게 함포부터 겨눌 이유도 없었다.

탐사선이 성계에 들어가자 현지 방어함 19척이 나타났다.

길이 200미터 이하.

핵융합추진.

초광속 기능 없음.

행성권 방어전력.

그들은 제국선을 보고 사격하지 않았다.

대신 모든 함선이 동시에 방향을 틀어 항성 쪽으로 도망갔다.

번역된 통신이 들어왔다.

[천상의 불꽃이 왔다.]

[신왕의 사자다.]

오르테가가 침묵했다.

아델라인이 말했다.

“왜 우리가 신이 됐습니까?”

마리안이 자료를 확인했다.

“종교국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는 이마를 짚었다.

제국은 조직종교를 오래전에 사회 중심에서 밀어냈다.

개인신앙은 자유.

국가정책에 종교를 들이밀면 미개하다고 여겼다.

그런데 첫 IV급 접촉국이 신정국가인 모양이었다.

“이름은?”

정보관이 답했다.

“자칭 ‘라사드 성왕국’.”

기억 속에 있던 이름이었다.

이번에는 표정을 숨겼다.

예전 화면에서.

종교국가.

성전.

낮은 기술.

그 정도밖에 기억나지 않았다.

실제는 이제부터 봐야 했다.

라사드 수도에서 공식통신이 왔다.

화면에 왕관을 쓴 노인이 나타났다.

뒤에는 사제 수십 명.

왕은 우리 탐사단장을 보자 자리에서 내려와 무릎을 꿇었다.

[별의 왕께서 사자를 보내셨다.]

오르테가는 당황했다.

“폐하, 제가 대답합니까?”

“네가 신왕 아니라는 것부터 말해.”

“제가요?”

“현장에 있잖아.”

오르테가는 한숨을 쉬고 번역기를 켰다.

[우리는 신의 사자가 아닙니다.]

라사드 왕이 고개를 들었다.

[그렇다면 신 그 자체인가?]

상황실에서 몇 명이 웃음을 참았다.

나는 안 웃었다.

저들에게는 진지했다.

오르테가는 다시 설명했다.

우리는 아틀라스 제국.

다른 별에서 온 지성체.

기술로 항해한다.

신성한 존재가 아니다.

라사드 왕은 한참 침묵했다.

그리고 물었다.

[그렇다면 별을 건너는 힘을 인간이 가질 수 있다는 뜻인가?]

“인간형 종족입니다.”

마리안이 정정했다.

번역은 더 단순하게 나갔다.

[가능하다.]

왕의 뒤에 있던 사제 일부가 서로를 봤다.

믿음 하나가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나는 그 장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제국이 함포로 나라를 무너뜨리는 건 빠르다.

문명 하나의 세계관을 무너뜨리는 건 훨씬 위험했다.

나는 오르테가에게 말했다.

“종교 논쟁하지 마.”

“예.”

“구조요청 원인부터.”

라사드 왕은 대답했다.

[하늘의 포식자가 배를 먹는다.]

“모습?”

그들이 그림을 보냈다.

길고 검은 몸.

막 형태의 날개.

선박 외벽에 붙어 사람을 끌고 나가는 생물.

버그와 닮았지만.

내 기억의 개체는 아니었다.

오르테가가 말했다.

“우주생물.”

“문명체?”

“아직 불명.”

라사드는 그것을 ‘밤의 천사’라 불렀다.

신의 징벌.

우리는 다른 이름을 붙였다.

[X-41 포식생물군.]

그날.

제국은 새로운 하위문명을 하나 발견했고.

새로운 포식자를 하나 발견했다.

어느 쪽이 더 중요한지는 아직 몰랐다.

잔해선 《에스텔라-7》의 개인기록을 복원하는 데 이틀이 걸렸다.

마지막 정상기록.

선원들은 카드게임을 하고 있었다.

기관실은 정기점검 중.

식당에서는 생일축하.

그리고 11분 뒤 모든 생체신호가 동시에 흔들렸다.

한 선원이 복도에서 카메라를 들었다.

검은 무언가가 통풍구를 타고 들어왔다.

영상은 거기서 끊겼다.

리에나는 기록을 보다가 입술을 깨물었다.

“선장 이름을 압니다.”

“친구?”

“두 번 거래했습니다.”

숫자 41척.

그 안에 사람 이름이 생겼다.

사건은 더 이상 지도 위 점이 아니었다.

아르카디아는 잔해 소유권을 요구했다.

제국 구조대가 발견했고 제국 통제구역 안에 있었지만 원래 등록국은 아르카디아였다.

법무원은 반환이 맞다고 판단했다.

단.

생물위험 제거 후.

리에나는 놀랐다.

“조사자료만 가져가고 선박도 돌려줍니까?”

“남의 배잖아.”

“귀국은 점령지역에서 전리품을 가져가지 않습니까?”

“전쟁이면 다르지.”

탐사와 약탈은 구분해야 했다.

그 선을 흐리면 앞으로 어떤 나라든 제국 탐사선부터 경계한다.

29번째 잔해에서는 처음으로 생존자가 발견됐다.

정확히는 살아 있는 상태로 냉동된 사람.

종족 미상.

아르카디아인도 아니었다.

화물칸 비상캡슐 안.

생체기능 극저하.

제국 의료진은 16시간 동안 깨우지 못했다.

마침내 눈을 떴을 때 그는 첫마디로 말했다.

[불을 끄시오.]

통역기가 잘못 번역한 줄 알았다.

그가 다시 말했다.

[빛을 보면 온다.]

오르테가는 즉시 조명을 적색저출력으로 바꿨다.

“뭐가 옵니까?”

생존자는 몸을 떨었다.

[날개 없는 밤.]

[사람의 생각을 먹는 것.]

밤의 천사.

라사드보다 먼저 그 존재를 본 사람이었다.

생존자 이름은 하젤 로우.

국적은 ‘펠론 항로공동체’.

아르카디아 지도에도 작은 점으로만 있던 도시국가.

그는 7년 전 실종된 수송선 승무원이었다.

“7년?”

리에나가 놀랐다.

“캡슐이 그만큼 버텼습니까?”

제국 의료진이 답했다.

“비상동면장치가 우수합니다.”

오르테가가 바로 기록했다.

또 배울 게 나왔다.

작은 문명.

작은 회사.

그래도 특정 장치는 훌륭했다.

하젤은 중요한 정보를 줬다.

포식생물은 항상 같은 방식으로 공격하지 않는다.

강한 방사선원을 피한다.

일부 주파수의 통신신호에 몰려든다.

그리고 공격 전.

통신망에 이상한 잡음이 생긴다.

그 정보 덕분에 탐사단은 다음 습격을 미리 감지했다.

야간처럼 검은 생물 83개체가 접근.

제국 함대는 이미 준비돼 있었다.

이번에는 한 개체도 선체에 닿지 못했다.

오르테가가 말했다.

“생존자 한 명이 함포 수백 기보다 유용했습니다.”

아델라인도 부정하지 않았다.

하젤은 제국 함선을 보고 물었다.

[당신들은 어디서 왔소?]

“아틀라스 제국.”

[아르카디아보다 강하오?]

오르테가는 잠깐 망설이다 답했다.

“그렇습니다.”

[그럼 저것들을 없앨 수 있소?]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젤은 눈을 감았다.

[그럼 제발.]

그 한마디면 충분했다.

라사드뿐 아니라 주변 소국들이 수십 년 이 생물 때문에 항로를 잃고 있었다.

제국이 나설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황궁에서는 전략평가가 올라왔다.

X-41 자원가치 낮음.

항로가치 중간.

생물학 연구가치 높음.

주변 하위문명 보호필요성 높음.

직할령화 필요성 낮음.

나는 결론에 표시했다.

[격리보호구역.]

별 하나 얻었다고 전부 제국령으로 만들 필요 없다.

생물을 봉쇄하고.

항로를 지키고.

주변문명을 보호한다.

그 정도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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