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61화 — 두 언어의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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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엘은 법전부터 손댔다.
마라벤에는 법이 너무 많았다.
제국법.
사하르 왕실법.
마라벤 조례.
상업관습.
케라 공동체 규칙.
일광교 법정의 일부 권한.
사람들은 자기 사건이 어느 법에 걸리는지부터 몰랐다.
리사라가 말했다.
“이걸 정리하지 않으면 관료만 알아듣는 나라가 됩니다.”
카엘은 웃었다.
“아직 나라 아니야.”
“그건 나중 문제고.”
둘은 작업을 시작했다.
목표는 단순했다.
법을 하나로 만들지 않는다.
대신 어떤 사건에 어떤 법이 적용되는지 공개한다.
토지.
상속.
계약.
노동.
형사.
공동체 사용권.
세금.
절차.
모든 조항을 제국어와 사하르어로 동시에 작성.
중요한 부분은 케라어 요약본도.
카엘은 초안을 읽다 고개를 들었다.
“같은 뜻 맞아?”
리사라가 말했다.
“완전히 같을 수는 없어요.”
“법인데?”
“그래서 더 조심하는 거죠.”
어떤 단어는 제국어에만 있었다.
어떤 개념은 사하르어가 더 정확했다.
케라 공동사용권은 두 언어 모두 길게 설명해야 했다.
카엘은 처음엔 번거롭다고 느꼈다.
그러다 생각이 바뀌었다.
하나의 언어로만 쓰면 그 언어가 이해하는 방식으로만 법이 만들어진다.
둘로 쓰면 처음부터 질문이 생긴다.
이 개념은 정말 같은가.
그 질문이 법을 더 느리게 만들었다.
동시에 더 신중하게.
오르반도 검토에 참여했다.
“황실 승인 없이 ‘법전’이라는 명칭은 곤란합니다.”
카엘이 말했다.
“그럼?”
“정리집.”
리사라가 웃었다.
“권한보다 이름이 더 중요하군요.”
오르반은 무시했다.
최종 명칭은 건조했다.
마라벤 적용법 편람.
사람들은 그냥 ‘두 언어 법전’이라고 불렀다.
카엘은 마음에 들었다.
책이 처음 배포된 날, 학교 학생들이 시장에서 요약본을 읽어줬다.
노동자는 자기 계약조항을 찾고.
과부는 상속규칙을 봤다.
케라 상인은 통행권 부분을 확인했다.
카엘은 멀리서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법이 사람 위에 있는 게 아니라,
사람 손에 들어가야 한다고.
그 생각은 훗날 헌법을 쓸 때 그대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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