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45화 — 굶주린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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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를 사람들은 나중에 그냥 그렇게 불렀다.
굶주린 해.
공식 연호도 아니고.
정부 이름도 아니었다.
사람들이 붙인 이름.
봄에는 비가 없었다.
여름엔 병이 돌았다.
가을에는 곡물이 부족했다.
겨울에는 가격이 올랐다.
죽은 사람은 수만.
정확한 숫자는 끝까지 논쟁.
카엘은 가장 낮은 추정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마라벤은 다른 지역보다 나았다.
왕의 길.
항구.
비축창고.
학교 급식소.
병원.
그동안 만든 제도가 실제로 사람을 살렸다.
그래서 카엘은 더 괴로웠다.
더 많이 살릴 수도 있었던 것 아닌가.
수입선이 마침내 대규모로 도착한 날 사람들은 환호했다.
카엘은 부두에 나가지 않았다.
관저에서 장부를 봤다.
리사라가 찾아왔다.
“배 왔어요.”
“알아.”
“안 나가요?”
“무슨 얼굴로?”
리사라는 한동안 그를 봤다.
카엘이 말했다.
“최선을 다했어.”
말하고 바로 후회했다.
리사라 표정이 변했다.
“알아요.”
“리사라.”
“당신이 최선을 다했다는 건 알아요.”
그녀는 아주 조용히 말했다.
“그런데 죽은 사람들에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죠?”
카엘은 아무 말 못 했다.
리사라가 나갔다.
부부가 결혼 후 가장 멀어진 순간이었다.
카엘은 밤새 혼자 앉아 있었다.
탁자 위에는 수입곡물 보고서.
사망자 명부.
황실 징계통보.
모두 있었다.
카엘은 처음으로 자기 선의를 변명으로 느꼈다.
선의.
능력.
노력.
다 충분하지 않을 수 있었다.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는 결과도 따라왔다.
그 해 겨울 마라벤은 살아남았다.
하지만 카엘 안의 무언가 하나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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