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44화 —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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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벤 관청 벽 한쪽이 사망자 명단으로 채워졌다.
처음에는 아무도 원하지 않았다.
카엘도 망설였다.
“이걸 공개하면 사람들 더 불안해합니다.”
하심이 말했다.
“숨기면?”
“소문이 더 큽니다.”
리사라가 말했다.
결국 이름만 공개.
가족 동의 없는 상세원인 제외.
사람들이 와서 이름을 찾았다.
울고.
손으로 만지고.
어떤 사람은 틀린 철자를 고쳤다.
“우리 아버지 이름 이거 아닙니다.”
하심이 바로 수정.
카엘은 그걸 보며 생각했다.
죽은 사람도 기록에서 제대로 불려야 한다.
사망자 수는 만을 넘었다.
마라벤 영지 전체가 아니라 주변 사하르 지역까지 포함하면 훨씬 많았다.
카엘은 밤에 숫자를 보다가 문서를 덮었다.
“이제 숫자 의미가 없어지는 것 같아.”
리사라가 말했다.
“그래도 필요해요.”
“알아.”
숫자는 식량계획에 필요.
약.
장례.
구호.
세금.
하지만 너무 커지면 사람이 사라진다.
카엘은 이름과 숫자를 둘 다 남기기로 했다.
그날 자미르가 관청으로 왔다.
그의 동생 세리도 병원에 있었다.
감염병.
영양실조.
카엘은 처음 알았다.
“괜찮습니까?”
자미르는 짧게 말했다.
“모릅니다.”
둘은 정치 얘기를 하지 않았다.
며칠 뒤 세리는 죽었다.
자미르는 장례식에서 연설하지 않았다.
조용히 묻었다.
카엘도 참석했다.
둘은 눈만 마주쳤다.
자미르의 급진화는 그날 하나로 설명되지 않았다.
그는 이미 제도를 비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 비판은 더 개인적 무게를 갖게 됐다.
카엘도 마찬가지였다.
대기근은 둘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더 깊게 밀어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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