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tory Box
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43화 — 늦었다

제국은 길을 따라왔다 · 143 / 200약 8분0자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카엘은 농촌의 사망자 명부를 직접 보겠다고 했다.

하심이 말렸다.

“양이 많습니다.”

“그래서.”

장부는 세 권.

이름.

나이.

원인.

마을.

카엘은 첫 장부터 읽었다.

라사.

여섯 살.

영양실조와 감염.

메리드.

쉰둘.

열병.

사렌.

스물셋.

굶주림.

카엘은 손을 멈췄다.

사렌.

익숙한 이름.

난민캠프에서 태어난 아이 이름과 같았다.

동일인 아니었다.

그래도 기억났다.

죽음이 이름을 통해 과거와 연결됐다.

리사라가 말했다.

“그만 읽어도 돼요.”

“싫어.”

카엘은 계속 읽었다.

몇 시간.

눈이 아팠다.

머리가 멍했다.

“왜 이걸 다 읽어요?”

세렌이 물었다.

카엘은 딸에게 말했다.

“숫자로만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

세렌은 이해하지 못해도 고개를 끄덕였다.

현장시찰에서는 더 힘든 장면이 있었다.

어떤 집은 부모가 죽고 아이 둘만 남음.

에드윈이 보호소로 데려갔다.

다른 집은 노인이 손자 몫을 남기려고 자기 배급을 줄였다.

카엘은 추가 지급.

노인은 거절.

“내일도 다른 집 있습니다.”

리사라가 번역했다.

카엘은 억지로 줄 수 없었다.

그날 저녁 카엘이 말했다.

“우리가 너무 늦었어.”

리사라는 바로 부정하지 않았다.

“뭐가?”

“수출 막는 거. 배급 늘리는 거. 전부.”

“그때는 이렇게 될지 몰랐잖아요.”

카엘은 고개를 저었다.

“몰랐다는 게 결과를 바꾸진 않아.”

다리 붕괴 때 했던 말.

이제 훨씬 큰 규모.

카엘은 자신이 책임지는 범위가 얼마나 커졌는지 처음 실감했다.

영주가 된다는 건 사람을 구할 권한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구하지 못한 사람의 이름까지 자기 책임 안에 들어오고 있었다.

END OF CHAPTER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

다음 화

읽는 흐름을 끊지 않고 바로 다음 화로 이어집니다.

읽던 위치를 저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