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41화 — 최후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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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실은 이번에는 경고가 아니라 날짜를 적어 보냈다.
열흘.
그 안에 수출계약을 정상화할 것.
카엘은 문서를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리사라가 말했다.
“이제 선택하라는 거네요.”
오르반은 표현을 고쳤다.
“선택이 아니라 명령입니다.”
“차이가 있습니까?”
“법적으로는.”
카엘은 웃지 않았다.
항구에서 절반을 막은 지 일주일.
도시는 조금 숨을 돌렸다.
그러나 농촌은 여전히 나빴다.
병원 사망자도 늘었다.
카엘은 비상재난 조항을 다시 읽었다.
즉각적 생명위험.
임시징발.
사후보상.
문제는 ‘임시’와 ‘즉각적’의 범위였다.
황실은 이미 카엘 해석을 과도하다고 보고 있었다.
오르반이 말했다.
“정면거부하면 감사 차원이 아닙니다.”
“해임?”
“가능.”
“체포?”
“아직은 아닙니다.”
카엘은 창밖을 봤다.
사람들이 관청 앞에서 죽 기다리고 있었다.
배급표.
약.
물.
그는 생각했다.
작위를 잃는 것과 사람을 잃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무거운지.
답은 쉬웠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카엘 하나가 해임되면 정책도 끝날 수 있다.
리사라가 말했다.
“그래서 합법적으로 반항해야죠.”
카엘이 그녀를 봤다.
오르반도.
세 사람은 밤새 문서를 뒤졌다.
제국재난법.
항구특례.
군수법.
사하르 왕실법.
마라벤 자치조례.
법은 서로 겹쳤다.
그리고 아주 작은 틈이 있었다.
지역행정관은 재난으로 인한 민생 붕괴가 장기 세수와 치안을 위협할 경우, 계약물자의 강제 현지매입을 실시할 수 있다.
징발이 아니라 구매.
보상채권도 가능.
오르반이 말했다.
“이 조항은 원래 홍수 뒤 목재 같은 데 쓰던 겁니다.”
카엘이 웃었다.
“곡물도 물자잖아.”
오르반은 한숨.
“각하는 정말…”
“됩니다?”
오르반은 오래 생각했다.
“싸울 수는 있습니다.”
카엘이 말했다.
“그럼 충분해.”
리사라는 카엘을 봤다.
“이번엔 정말 선 넘는 거예요.”
카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그날부터 카엘은 황실명령을 거부하지 않았다.
대신 법의 빈틈을 최대한 넓게 썼다.
합법적인 반항.
그게 앞으로 카엘 정치의 첫 번째 언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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