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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22화 — 좋은 숫자, 나쁜 해

제국은 길을 따라왔다 · 122 / 20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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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벤의 장부는 좋았다.

세입 증가.

광산 생산량 안정.

항구 거래량 최고치.

실업도 낮음.

카엘은 첫 페이지를 보고 안도했다.

두 번째 보고서는 달랐다.

농촌 작황.

북부 우박.

서부 강수량 부족.

남부 곡창지대 생산량 예상 하향.

“얼마나?”

베란이 말했다.

“아직 재난 수준은 아닙니다.”

마르코도 동의했다.

“수입하면 됩니다.”

카엘은 곡물비축량을 확인했다.

평년 기준 넉 달.

대기근 경험은 없지만, 과거 작은 흉년 때문에 창고를 늘려왔다.

리사라는 말했다.

“도시 인구가 예전보다 두 배예요.”

하심이 다시 계산했다.

넉 달이 아니라 두 달 반.

카엘은 얼굴을 찌푸렸다.

“왜 장부에 평년 기준 그대로 써?”

하심이 바로 고쳤다.

“죄송합니다.”

카엘은 화내지 않았다.

숫자는 같은데 조건이 바뀌었다.

좋은 제도도 업데이트하지 않으면 거짓이 된다.

곡물가격은 이미 오르고 있었다.

5%.

다음 주 8%.

상인들은 아직 패닉 아님.

카엘은 수입선을 알아보라고 했다.

마르코가 말했다.

“문제 없습니다.”

“확실해?”

“네르바 곡물 많습니다.”

카엘은 조금 안심했다.

그때 농민대표가 말했다.

“도시 가격만 보시면 안 됩니다.”

“왜?”

“농촌은 씨앗부터 부족합니다.”

카엘은 종자창고를 확인하게 했다.

생각보다 적었다.

지난해 생산량이 좋아 일부 비축을 시장에 풀었기 때문.

합리적 결정이었다.

그때는.

카엘은 바로 종자 반출 제한.

마르코가 물었다.

“시장곡물로 쓰면 가격 낮아집니다.”

“내년 농사 없으면 더 비싸지.”

카엘은 이제 장기와 단기를 같이 봤다.

그날 저녁 자미르가 농촌청원서를 들고 왔다.

세금 유예.

종자지원.

카엘은 일부 수용.

자미르가 말했다.

“빠르군요.”

“좋은 제안이면.”

“나를 싫어하실 줄 알았습니다.”

카엘이 웃었다.

“질문 싫다고 사람 싫어하면 관청 못 해.”

자미르는 처음으로 조금 웃었다.

둘은 아직 적이 아니었다.

오히려 서로 가능성을 보는 단계였다.

문제는 날씨였다.

비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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