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01화 — 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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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테론에서 온 소식지는 카엘을 영웅으로 만들었다.
동방의 건설자.
왕의 길.
노예시장 폐쇄.
은광.
학교.
마라벤의 성장.
기사에는 카엘 이름이 여러 번 나왔다.
리사라 이름은 한 번.
하심은 없었다.
베란도.
나이라도.
카엘은 처음에는 기분이 좋았다.
그 다음에는 불편해졌다.
“내가 혼자 한 것처럼 썼네.”
리사라가 소식지를 접었다.
“역사책 초안이 벌써 나왔네요.”
카엘은 비꼬는 말인지 물었다.
리사라는 웃었다.
“반쯤.”
황실은 마라벤을 모범 변경령으로 홍보했다.
다른 지역 관리들이 견학을 왔다.
그들은 세금장부를 보고.
노동계약을 보고.
학교와 주민대표회의도 봤다.
카엘은 설명했다.
“그대로 가져가지 마십시오.”
한 관리가 물었다.
“왜요?”
“여기는 마라벤입니다.”
“좋은 제도 아닌가요?”
“좋은 부분도.”
카엘은 케라 토지분쟁을 이야기했다.
임시관리지.
목책.
충돌.
상대는 메모했다.
그런데 보고서 초안에는 성공사례만 남았다.
카엘이 말했다.
“실패도 쓰세요.”
관리들은 난처해했다.
“황실 보고서는 성과 중심입니다.”
카엘은 그 문장을 싫어했다.
성과만 남으면 다음 사람은 같은 실수를 다시 할 수 있다.
그는 마라벤 자체 연감에 실패사례를 별도 기록하게 했다.
다리 붕괴.
홍수.
노예시장 폐쇄 뒤 채무노동.
케라 목책.
하심은 물었다.
“이걸 다 남깁니까?”
“남겨.”
“평판 나빠질 수 있습니다.”
카엘은 잠시 생각했다.
“좋은 평판보다 쓸모 있는 기록이 낫지.”
오르반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드물게 동의합니다.”
카엘이 웃었다.
그날 오후 황실에서 또 문서가 왔다.
카엘의 백작 승진 승인.
마라벤은 이제 황실이 자랑하는 동방 성공사례였다.
카엘은 기뻤다.
동시에 묘하게 불안했다.
제국은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보고 있었다.
다만 왜 했는지까지 보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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