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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97화 — 법을 바꾸는 법

제국은 길을 따라왔다 · 97 / 20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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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라의 초안은 43쪽이었다.

카엘이 첫 장을 보고 말했다.

“너무 길어.”

“읽고 말해요.”

“제목부터 길어.”

공동체 지속사용권 및 집단재산의 법적 주체성에 관한 특례조례.

카엘은 웃었다.

“사람들이 이걸 읽겠어?”

“법률가가 읽어요.”

“사람은?”

“요약본 만들죠.”

카엘은 만족했다.

리사라는 세 가지를 제안했다.

1. 공동체 자체를 법적 권리주체로 인정.

2. 대표자 변경이 권리소멸로 이어지지 않음.

3. 토지 소유보다 사용권·통행권·목축권을 독립된 권리로 등록.

오르반은 초안을 읽고 오래 침묵했다.

“문제 많습니다.”

리사라가 말했다.

“어디?”

“거의 전부.”

둘은 밤새 논쟁.

책임.

채무.

세금.

대표.

탈퇴.

내부소수자.

카엘은 중간에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그러나 중요한 문제.

특히 내부소수자.

공동체 권리를 인정하면 공동체 지도자가 개인을 억압할 수도 있다.

자하르도 말했다.

“장로들이 항상 옳은 건 아닙니다.”

카엘은 그를 봤다.

강경한 케라 청년이 공동체 내부 문제도 인정.

좋은 신호.

최종안에는 개인 이의권 추가.

공동체가 토지를 임의매각할 수 없지만, 구성원 개인의 이동 자유를 막을 수 없음.

여성·가난한 가구도 회의 참여 기준을 각 공동체가 명시해야 법인격 인정.

장로 일부 반발.

“우리 관습에 왜 조건?”

리사라는 말했다.

“연방도 아니고 아직 왕국법 안에서 법적 권리를 요구하니까요.”

카엘은 흥미로웠다.

권리를 인정하는 대신 최소한의 개인권 보호.

완벽한 균형은 아니다.

사힌 왕실은 승인.

황실 법무원은 일부만 승인.

지속사용권 등록 가능.

공동체 법인격은 시범적·잠정.

카엘은 문서를 봤다.

“또 잠정.”

리사라가 말했다.

“그래도 처음보다 나아요.”

오르반도 동의.

카엘은 이번에는 ‘잠정’을 완전한 패배로 보지 않았다.

법은 한 번에 혁명적으로 바뀌지 않을 때도 있다.

선례 하나.

다음 판결.

다음 조례.

조금씩.

그런데 자하르는 말했다.

“우리는 원래부터 있었는데 왜 이제 잠정적으로 존재합니까?”

카엘은 웃을 수 없었다.

법이 새로 인정했다고 권리가 새로 생긴 것은 아니다.

그 차이를 기록에 남겼다.

본 조례는 기존 공동체 권리를 창설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행정적으로 확인한다.

리사라는 그 문장을 특히 중요하게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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