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96화 — 서명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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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라는 자기 서명을 찾았다.
토지대장 초안.
79화.
공동체 등록.
미확정 처리.
그녀 이름이 있었다.
카엘이 말했다.
“당신 탓 아니야.”
리사라가 바로 말했다.
“그 말 하지 마요.”
카엘은 입을 다물었다.
“왜?”
“나도 만들었어요.”
“황실이 바꿨잖아.”
“우리가 빈칸을 만들었고.”
리사라는 문서를 넘겼다.
“‘미확정’이라고.”
카엘은 말했다.
“다른 방법 없었어.”
“찾다가 멈췄죠.”
그 말은 카엘에게도 아팠다.
둘은 서로를 탓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무거웠다.
좋은 사람 둘이.
좋은 의도로.
충분히 논의하고.
그래도 문제를 만들었다.
리사라는 케라 법과 관습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장로회의 참석.
혼인.
상속.
목축권.
분쟁.
사하르 법학자들도 불렀다.
오르반에게 제국의 법인격 사례를 요청.
마르코에게 길드·상단 공동소유 구조를 물었다.
“뭘 만들려고?”
카엘이 물었다.
“공동체가 사람이 아니어도 권리를 가질 수 있는 법.”
“가능해?”
“몰라요.”
카엘이 웃었다.
“당신도 그 말 자주 하네.”
리사라는 웃지 않았다.
“이번엔 꼭 찾아볼 거예요.”
그녀는 점점 단순 통역가나 영주부인이 아니라 법률가가 되어갔다.
카엘은 자랑스러웠다.
동시에 조금 두려웠다.
언젠가 리사라가 자신보다 법을 더 잘 알게 되면?
이미 그랬다.
카엘은 웃었다.
좋은 일이었다.
그날 부부는 늦은 밤까지 같은 탁자에서 다른 문서를 봤다.
카엘은 예산.
리사라는 법.
가끔 손이 닿았다.
아무 말 없이.
정치적 실패가 둘 사이를 갈라놓지 않았다.
오히려 서로 책임을 숨기지 않게 만들었다.
그게 둘 관계의 가장 강한 부분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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