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94화 — 처음 듣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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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벤 시장에서 처음으로 ‘제국’이라는 말이 욕처럼 들렸다.
카엘은 우연히 들었다.
케라 청년 둘이 술집 밖에서 말했다.
“제국 땅이라서 그렇다.”
예전에는 황실이나 제국은 멀리 있는 권위.
길.
법.
상인 보호.
군대.
이제 어떤 사람에겐 목책.
카엘은 불편했다.
그날 자하르가 시장광장에서 연설했다.
폭력선동은 아니었다.
“우리 땅을 등록하겠다고 했다.”
“등록 못 한다고 했다.”
“그래서 자기들이 관리했다.”
“관리한다고 빌려줬다.”
사실이었다.
사람들이 들었다.
케라뿐 아니라 사하르 노동자.
해방민.
일부 정착민.
카엘 경비대장은 해산시킬지 물었다.
카엘이 말했다.
“왜?”
“황실 비판입니다.”
“그래서?”
경비대장은 다렌을 봤다.
다렌도 애매한 얼굴.
카엘은 분명히 말했다.
“폭력 아니면 놔둬.”
오르반이 그 결정을 기록했다.
카엘이 물었다.
“중앙에 보고?”
“제 일입니다.”
“문제 되겠네.”
“아마.”
카엘은 그래도 바꾸지 않았다.
며칠 뒤 황실감사보고서에 한 줄.
마라벤에서 반황실 정치표현 증가. 지역정부는 비폭력 집회를 허용.
카엘은 그 문장을 읽었다.
“반황실?”
오르반이 말했다.
“분류상.”
“토지 돌려달라는 게?”
“황실 계약을 비판하니까요.”
카엘은 피식 웃었다.
분류는 현실을 바꿨다.
토지분쟁.
반황실 운동.
같은 사건이 다른 이름을 갖는다.
황실에서 카엘에게 치안강화 권고.
사힌은 별도 편지.
괜히 순교자 만들지 마라.
카엘은 사힌답다고 생각했다.
자하르 연설은 더 커졌다.
그는 독립을 말하지 않았다.
아직.
대신 이렇게 말했다.
“규칙을 쓰는 사람이 멀수록 우리 목소리는 작아진다.”
카엘은 그 문장을 하심에게서 전해 들었다.
이상하게 반박하기 어려웠다.
리사라가 물었다.
“왜 표정 그래요?”
“저 말이 틀린지 생각 중.”
“결론은?”
카엘은 한참 뒤 말했다.
“잘 모르겠어.”
리사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르겠다’가 이전과 달랐다.
카엘은 처음으로 제국의 선의나 능력이 아니라 거리 자체가 문제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직 작은 생각.
이름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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