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93화 — 타협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최종안은 누구도 좋아하지 않았다.
카엘은 그래서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핵심목초지 70% 반환.
상단 창고·도로구역 유지.
케라 이동권 영구보장.
임대료 일부 공동체 직접배분.
공동시장 확대.
상단 임대기간 3년 연장.
황실은 계약안정성을 유지.
마라벤은 보상부담 일부만.
장로 다수는 수용.
젊은 케라파는 반대.
대표는 자하르라는 청년이었다.
“훔친 땅의 삼 할은 그냥 갖겠다는 겁니까?”
카엘은 말했다.
“이미 시설이 있습니다.”
“우리 허락 없이.”
“맞아.”
“그럼 왜 우리가 비용을 내야 합니까?”
카엘은 대답하기 어려웠다.
상단 대표가 끼어들려 하자 카엘이 막았다.
“계속 말해.”
자하르는 카엘을 똑바로 봤다.
“영주님은 항상 가장 현실적인 답을 찾습니다.”
“그게 나쁜가?”
“현실을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빼면.”
회의장이 조용해졌다.
카엘은 그 말을 오래 들었다.
현실.
계약.
투자.
시설.
이미 벌어진 일.
그 모든 것이 타협을 강요한다.
그런데 처음 잘못 만든 사람이 나중에 “이미 현실”이라고 말하면?
카엘은 불편했다.
리사라도 조용했다.
결국 투표 비슷한 공동체 결정.
장로회의 다수 수용.
젊은이 일부 퇴장.
협상은 성립.
목책 상당 부분 철거.
사람들이 환호.
카엘은 기뻐해야 했다.
실제로 기뻤다.
그런데 자하르와 젊은이들은 남아 있던 목책을 바라봤다.
카엘이 다가갔다.
“완전하진 않아.”
자하르가 말했다.
“그걸 우리한테 말하지 마십시오.”
“왜?”
“당신은 내일 관저로 돌아가니까.”
카엘은 할 말이 없었다.
타협은 정치적으로 성공.
폭력 막음.
목초지 대부분 반환.
법적으로도 선례.
그런데 일부 사람에게는 패배.
카엘은 그걸 지울 수 없었다.
리사라가 밤에 말했다.
“잘했어요.”
카엘이 웃었다.
“오늘은 그 말 듣기 싫은데.”
“그래도.”
“자하르 말도 맞아.”
“맞는 말이 여러 개일 수 있어요.”
카엘은 그게 정치의 가장 피곤한 점이라고 생각했다.
다음 날 마라벤 벽에 새 문구가 나타났다.
규칙은 우리 허락 없이 만들어졌다.
카엘은 떼지 말라고 했다.
그 문구는 한동안 남았다.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