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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90화 — 초원으로

제국은 길을 따라왔다 · 90 / 20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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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라 초원은 조용했다.

카엘 일행을 맞는 사람도 적었다.

예전 같으면 아이들이 다렌에게 달려왔을 마을.

이번에는 어른들이 아이를 집 안으로 들여보냈다.

카엘은 그 차이를 느꼈다.

장로회의는 밖에서 열렸다.

천막 안으로 초대하지 않았다.

카엘은 서서 기다렸다.

한 장로가 말했다.

다렌이 번역했다.

“당신은 우리 땅을 보러 왔습니까?”

잠시 멈춤.

“당신 땅을 보러 왔습니까?”

카엘은 대답했다.

“당신들이 쓰는 땅을 보러 왔습니다.”

장로는 웃지 않았다.

“전에 우리 땅이라고 했습니다.”

카엘은 기억했다.

왕의 길 협상.

그때는 존중했다.

이번에도 존중하려 했다.

그런데 결과는 목책.

“내가 잘못했습니다.”

주변이 조금 술렁였다.

리사라도 카엘을 봤다.

장로가 말했다.

“당신이 목책 세웠나?”

“아니.”

“그럼 왜 당신 잘못인가?”

카엘은 잠시 생각했다.

“그 목책이 세워질 수 있는 규칙에 내가 서명했습니다.”

장로는 침묵.

카엘이 계속했다.

“돌려놓고 싶습니다. 전부는 못 할 수도 있습니다.”

“왜?”

“계약이 이미…”

리사라가 카엘을 봤다.

카엘은 ‘합법’이라는 단어를 삼켰다.

“다른 사람 권리도 얽혔습니다.”

장로가 말했다.

“우리 권리는 먼저 있었는데.”

“맞습니다.”

그 한마디가 쉽지 않았다.

카엘은 케라 사람들이 쓰는 초원을 직접 며칠 동안 돌았다.

여름목초.

겨울목초.

물웅덩이.

장례길.

시장길.

지도에 없는 이동.

한 마을만 쓰지 않았다.

사람들이 서로 양보하고 교대.

관습을 어기면 공동체회의.

완벽한 사회는 아니었다.

부유한 목축가가 좋은 초지를 더 오래 쓰기도 했다.

가난한 집은 말이 적어 발언권도 약했다.

카엘은 그 점도 봤다.

“공동체라고 다 공평한 건 아니군.”

다렌이 말했다.

“당연하죠.”

카엘은 웃었다.

현지제도도 이상화할 수 없었다.

문제는 제국법이 그 복잡성을 아예 없는 것으로 취급했다는 것.

며칠 뒤 카엘은 협상안을 만들었다.

핵심목초지 반환.

이동로 영구보장.

상단 임대면적 축소.

케라 공동체 수익배분.

공동체 법인격 시범인정.

완벽하지 않다.

장로들은 논의하겠다고 했다.

젊은 케라 대표 하나가 카엘에게 말했다.

“훔친 땅 반 돌려주고 감사하라는 것인가?”

카엘은 대답하지 못했다.

그 질문은 93화에서 더 크게 돌아올 예정이었다.

카엘은 초원을 떠나며 목책을 다시 봤다.

왕의 길을 만들 때는 선을 옮겼다.

이번에는 선 하나가 사람들보다 먼저 그어졌다.

그 차이가 모든 것을 바꿨다.

END OF CHAP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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