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63화 — 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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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실 사절단은 마라벤 역사상 가장 화려한 행렬로 들어왔다.
은색 수레.
기병 스무 명.
법무관.
재무관.
광산기술자.
그리고 황실 문장을 단 특허상단 대표.
카엘은 성문에서 그들을 맞았다.
리사라가 옆에서 말했다.
“우리 관저 작아 보이겠네요.”
“원래 작아.”
“지붕은 이제 안 새니까 다행.”
카엘은 웃지 않았다.
사절단 우두머리는 발레드라에서 온 고위관료.
이름은 로데릭 벨.
태도는 공손했다.
그래서 더 부담스러웠다.
“마라벤의 성과는 황실에서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카엘은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특히 왕의 길.”
“사람들이 같이 만든 겁니다.”
로데릭은 잠시 웃었다.
“겸손도 미덕이지요.”
카엘은 굳이 반박하지 않았다.
본론은 저녁 회의.
황실 요구는 예상보다 구체적이었다.
1. 은 생산량 30% 황실 우선매입.
2. 황실 조폐원 기준가격 적용.
3. 광산 안전·품질 관리를 위한 제국 기술자 상주.
4. 광산경비대 일부 제국군 배치.
5. 특허상단에 20년 운영권.
카엘은 마지막 조항에서 눈을 들었다.
“20년?”
특허상단 대표가 말했다.
“초기투자 규모가 큽니다.”
“왜 당신들이 운영합니까?”
“기술과 자본이 있으니까요.”
마르코는 회의 뒤 카엘에게 말했다.
“틀린 말 아닙니다.”
“그래서 더 싫어.”
사힌 왕실에서도 별도 요구가 왔다.
광산수입 20%.
카엘은 계산했다.
황실 30.
사힌 왕실 20.
특허상단 운영수익.
마라벤은?
재정관 표정이 어두워졌다.
카엘은 로데릭에게 말했다.
“광산은 마라벤 영지 안입니다.”
“그래서 영주 몫도 있습니다.”
“몇 퍼센트?”
로데릭은 미소 지었다.
“협상해야겠지요.”
카엘은 그 말을 듣고 조금 안심했다.
강탈은 아니었다.
협상.
법.
계약.
전부 익숙한 방식.
하지만 힘의 크기는 달랐다.
마라벤은 작은 영지.
상대는 황실.
카엘은 자신이 마라벤 주민과 협상할 때 상대가 느꼈을 감정을 처음 조금 이해했다.
자기가 아무리 공정하려 해도, 결정권의 무게는 같지 않다.
리사라는 회의 뒤 말했다.
“이제 기분 알겠어요?”
“뭘.”
“작은 사람이 큰 사람과 협상할 때.”
카엘은 대답하지 않았다.
황실 사절은 적이 아니었다.
로데릭은 합리적이었다.
특허상단도 투자 없이는 광산을 열 수 없다는 현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어려웠다.
카엘은 그날 밤 마라벤 몫을 25% 아래로 내리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공동체기금 10%.
황실과 왕실 몫은 그 나머지에서 조정.
숫자를 적고 나자 웃음이 나왔다.
은을 캐기도 전에 100%가 넘었다.
리사라가 말했다.
“이제 정치 시작이네요.”
카엘은 은빛 돌을 집어 들었다.
“길 만들 때가 편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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