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62화 — 누구의 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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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권 회의는 처음부터 엉망이었다.
사힌 왕실 대표.
아르케시아 법무관.
케라 공동체 대표.
마라벤 관청.
현지 사원.
마르코를 포함한 상인측.
한 방에 앉았다.
누구도 같은 법을 기준으로 말하지 않았다.
아르케시아 법무관이 먼저 말했다.
“귀금속은 상급군주의 권리입니다.”
사힌 왕실 대표가 반박했다.
“이 땅은 사하르 왕국입니다.”
“마라벤은 제국 보호특례령입니다.”
“보호가 소유는 아닙니다.”
케라 대표가 둘을 끊었다.
“산은 우리 소유도 아닙니다.”
카엘이 물었다.
“그럼?”
“우리가 씁니다.”
“그게 소유 아닌가?”
다렌이 케라어를 듣고 설명했다.
“산을 소유한다는 말 자체가 이상하답니다.”
카엘은 머리가 아팠다.
사원 대표는 광맥 근처 바위지대를 성스러운 장소라고 했다.
마르코가 물었다.
“정확히 어디까지?”
사원 대표는 손으로 넓게 가리켰다.
“저 능선 전체.”
마르코 얼굴이 굳었다.
리사라는 웃음을 참았다.
카엘은 회의를 멈췄다.
“한 명씩.”
그는 칠판에 적었다.
제국 — 귀금속 상급권.
사힌 왕실 — 왕국 광물권.
마라벤 — 봉토관리권.
케라 — 공동사용권.
사원 — 성지권.
투자자 — 아직 없음.
마르코가 말했다.
“마지막 줄 마음에 안 듭니다.”
카엘이 무시했다.
문제는 누가 ‘진짜 주인’인지 결정하는 게 아니었다.
각자의 권리가 얼마나 겹치는지였다.
리사라가 말했다.
“광산 자체와 땅 사용권을 나눠보죠.”
카엘이 고개를 돌렸다.
“어떻게?”
“은을 캐는 권리와 산을 걷고 목축하고 제사 지내는 권리는 다를 수 있어요.”
아르케시아 법무관이 반대했다.
“권리중첩은 분쟁을 만듭니다.”
리사라가 말했다.
“이미 겹쳐 있습니다.”
회의가 조용해졌다.
카엘은 그 말을 좋아했다.
법이 복잡성을 만들었다기보다 현실이 이미 복잡했다.
법은 그걸 억지로 하나로 만들려다 문제를 만들 수 있었다.
결국 임시원칙.
광맥 조사만 허용.
대규모 채굴은 최종합의 전 금지.
케라 목축·통행 유지.
사원 성지는 조사구역에서 제외.
광산 진입로는 기존 공동길 우선사용.
카엘은 합의문에 서명했다.
아르케시아 법무관은 마지막까지 불만.
“이러면 투자자가 불안해합니다.”
카엘이 말했다.
“아직 투자자도 없는데.”
마르코가 손을 들었다.
“여기 있습니다.”
카엘은 웃었다.
회의가 끝난 뒤 리사라가 말했다.
“잘했네요.”
“뭐가?”
“아무것도 결정 안 한 거.”
카엘은 기분 나빴다.
그런데 맞았다.
정보가 부족할 때 결정하지 않는 것도 결정이었다.
다음 주 시추조사 결과가 나왔다.
광맥은 예상보다 컸다.
보고서 마지막 줄.
상업적 대규모 개발 가치 높음.
카엘은 한숨을 쉬었다.
이제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고 버틸 시간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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