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tory Box
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54화 — 길을 만드는 사람들

제국은 길을 따라왔다 · 54 / 200약 8분0자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공사장에는 온갖 사람이 있었다.

새밭 정착민.

마라벤 노동자.

케라 목동.

세라노 기술자.

사하르 석공.

제국 측량사.

심지어 옛 도적도.

처음엔 서로 싸웠다.

언어.

임금.

작업방식.

식사시간.

카엘은 길보다 사람을 연결하는 게 더 어렵다고 생각했다.

가장 큰 문제는 하청.

마르코가 계약한 공사업체 하나가 노동자 임금을 두 달 밀렸다.

업체대표는 돈을 아직 못 받았다고 주장.

마르코는 이미 지급했다고 했다.

하심이 장부를 확인했다.

중간관리인이 빼돌렸다.

카엘은 즉시 체포.

그런데 돈 대부분은 이미 도박으로 사라졌다.

“누가 임금 줍니까?”

노동자들이 물었다.

법적으로 업체 책임.

업체는 파산 직전.

마르코는 말했다.

“계약상 저는 지급 완료.”

카엘은 그를 노려봤다.

“그래서 손 뗀다고?”

“법적으로는.”

“사람은?”

마르코도 불편한 표정.

결국 카엘은 공공기금에서 임금을 먼저 지급하고, 업체·보증인에게 장기구상권.

마르코도 일부 손실 부담.

그는 한숨을 쉬었다.

“친구 할인 너무 큽니다.”

카엘이 말했다.

“우리가 친구였나?”

“이제는 맞는 것 같은데.”

리사라는 그 말을 듣고 웃었다.

임금사건 뒤 카엘은 하청노동자 보호조항 추가.

원청도 임금지급 확인책임.

마르코는 너무 강하다고 반대.

카엘이 말했다.

“내 이름으로 한 공사잖아.”

리사라가 그를 봤다.

“그 말 기억해요.”

“왜?”

“나중에.”

카엘은 또 불길했다.

공사는 계속됐다.

베란은 물길을 따라 도로 높이를 조정.

제국 측량사는 더 곧은 선을 원함.

둘이 싸움.

카엘은 직접 현장을 봤다.

베란이 흙을 손으로 쥐었다.

“여긴 물 먹습니다.”

측량사는 계산표.

“기초석 넣으면 됩니다.”

“비쌉니다.”

“더 튼튼합니다.”

베란은 웃었다.

“물이 옆으로 가면 다른 데 무너집니다.”

카엘은 결정하지 않았다.

둘에게 시험구간 두 개를 만들게 했다.

작은 비가 왔다.

제국식 구간은 튼튼.

베란 방식은 더 싸고 물빠짐 좋음.

공사장에는 작은 도시가 생겼다.

천막.

임시대장간.

주방.

진료막사.

술집.

도박판.

카엘은 도박을 금지하려 했다.

마르코가 말했다.

“완전히 금지하면 숨어서 합니다.”

리사라가 동의.

카엘은 합법구역 하나를 두고 판돈 상한.

외상도박 금지.

노동자 임금 압류 금지.

자기가 영주가 아니라 여관주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실제 사고는 도박보다 술에서 많았다.

싸움.

칼부림.

결근.

다렌이 경비를 맡았다.

처음엔 너무 엄격했다.

술 취한 노동자 둘을 감옥에 넣음.

카엘이 물었다.

“죄가 뭐야?”

“싸웠습니다.”

“다쳤나?”

“아니요.”

“그럼 하루 임금 벌금이나 청소.”

다렌은 불만.

“군대면 태형입니다.”

“여긴 군대 아니야.”

이 말은 자주 반복됐다.

마라벤은 제국군 주둔지가 아니라 사람들이 사는 곳.

질서가 필요하지만 군율은 아니다.

다렌은 서서히 구분을 배웠다.

그는 훗날 제국군에 들어간 뒤 오히려 그 차이를 더 선명하게 기억한다.

공사현장은 다렌에게도 학교였다.

카엘에게도.

큰 차이 없음.

카엘은 둘을 섞었다.

주요교량과 급경사는 제국식 석재.

공사장 임시도시에서 에드윈은 작은 진료막사를 열었다.

첫 환자는 칼에 베인 노동자.

둘째는 술병.

셋째는 허리.

에드윈이 말했다.

“전쟁보다 공사가 사람 많이 망가뜨립니다.”

카엘은 놀랐다.

“그 정도?”

“매일 일하니까요.”

카엘은 작업사고 기록을 만들게 했다.

낙상.

절단.

수레사고.

열병.

숫자를 보니 무시할 수 없었다.

안전규칙이 생겼다.

높은 곳 밧줄.

야간작업 제한.

폭우 작업중지.

노동자들은 처음엔 귀찮아했다.

특히 숙련공.

“평생 이렇게 했습니다.”

카엘은 말했다.

“평생 안 죽었으니 앞으로도 안 죽는다는 뜻은 아니지.”

몇 달 뒤 낙상사고가 줄었다.

카엘은 만족.

그런데 공기 지연.

마르코가 불평.

카엘은 말했다.

“살아서 늦게 끝내는 게 낫다.”

이 원칙은 다리붕괴 사건에서 더 큰 시험을 받게 된다.

습지는 베란식 배수·다짐.

둘 다 불만.

둘 다 자기 방식 일부 채택.

카엘은 말했다.

“좋네.”

리사라가 물었다.

“뭐가?”

“다들 기분 나빠.”

“그게 좋은 기준인가요?”

“요즘은.”

공사현장에는 하나의 언어가 아니라 손짓과 숫자와 습관이 섞였다.

왕의 길은 한 문명이 다른 문명에게 준 기술로 만들어진 길이 아니었다.

여러 사람이 자기 것을 조금씩 내놓아 만든 길이었다.

카엘은 그 사실이 좋았다.

END OF CHAPTER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

다음 화

읽는 흐름을 끊지 않고 바로 다음 화로 이어집니다.

읽던 위치를 저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