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tory Box
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53화 — 비싼 존중

제국은 길을 따라왔다 · 53 / 200약 8분0자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왕의 길 예산은 계속 불어났다.

우회.

다리.

배수.

토지보상.

장례숲.

마을진입로.

카엘은 최종 견적을 보고 한동안 말이 없었다.

“처음보다 삼 할 비쌉니다.”

재정관이 말했다.

“알아.”

“줄여야 합니다.”

마르코도 이번에는 동의했다.

“어디서?”

회의가 시작됐다.

석재 대신 목재교량.

폭 줄이기.

배수로 축소.

휴게소 감소.

카엘은 하나씩 검토했다.

베란은 배수로 축소를 강하게 반대.

“비 오면 길 없어집니다.”

“얼마나?”

베란은 과거 홍수흔적을 보여줬다.

카엘은 바로 철회.

마차꾼조합은 폭 축소 반대.

수레 두 대가 지나갈 수 없으면 병목.

목재교량은 초기비용 싸지만 유지비 큼.

결국 싸게 만들면 나중에 더 비싼 항목도 있었다.

카엘은 지쳤다.

“그럼 뭘 줄여?”

리사라가 말했다.

“완공식.”

카엘이 그녀를 봤다.

“뭐?”

“황실에서 보낸 계획에는 기념탑도 있던데요.”

마르코가 웃음을 터뜨렸다.

카엘은 문서를 뒤졌다.

정말 있었다.

도로 시작점 기념문.

황제문장.

사힌 왕문장.

카엘 가문문장.

석조.

비쌌다.

“없애.”

왕실관리의 얼굴이 굳었다.

“상징성이 있습니다.”

카엘이 말했다.

“길 자체가 상징이면 안 됩니까?”

관리인은 불만.

사힌에게 보고.

며칠 뒤 답.

없애도 된다. 대신 왕실문장은 다리에 하나.

카엘은 웃었다.

“전하가 많이 변했군.”

리사라가 말했다.

“처음부터 이런 사람이었어요.”

예산은 조금 줄었다.

그러나 부족.

마라벤 주민대표회의에서 자발적 노동 분담안이 나왔다.

농한기 농민.

길드.

상인.

카엘은 강제부역이 될까 우려했다.

“자발적이어야 해.”

하심이 말했다.

“마을에서 사실상 강제로 보내면?”

또 문제.

카엘은 노동 대신 돈을 낼 선택.

노동하면 임금 또는 세금공제.

전면 무상노동 금지.

마을대표가 말했다.

“옛날엔 영주 길은 그냥 나갔습니다.”

카엘이 말했다.

“그래서 이번엔 안 그러려고.”

실제 참여는 많았다.

왜냐하면 길이 생기면 자기 마을에도 이익.

특히 오렘 상인들은 적극적.

케라 공동체도 약속한 구간에 인력 제공.

공사비가 내려갔다.

자발적 노동제도는 이름과 달리 완전히 자발적이지 않을 위험이 있었다.

한 마을에서 가난한 농민만 공사에 나가고 부유한 집은 돈을 냈다.

농민들이 불만을 제기했다.

“부자는 돈 조금 내고 우리는 몸으로 냅니다.”

카엘은 계산해봤다.

실제로 현금납부액이 노동가치보다 낮았다.

그는 바로 기준을 바꿨다.

노동일당을 시장임금 기준으로 환산.

돈 낼 사람도 같은 가치.

가난한 사람은 노동하고 임금 일부를 현금으로 받을 수도 있게.

부유한 집도 돈이 더 듦.

불평이 나왔다.

카엘은 말했다.

“같은 길 쓰잖습니까.”

한 지주가 대답했다.

“내 수레는 적게 다닙니다.”

마르코가 끼어들었다.

“그럼 통행량만큼 낼까요?”

지주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

카엘은 웃었다.

공공사업 비용을 공평하게 나누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다.

토지.

소득.

사용량.

누가 더 많이 혜택 받는가.

정답 없음.

결국 영주세입 + 지역분담 + 상인투자 혼합.

완벽하지 않았다.

다만 누구 한쪽이 전부 내지 않았다.

카엘은 그런 구조를 좋아하게 됐다.

여러 사람이 비용을 나누면 권리도 여러 사람이 주장할 수 있다.

그게 때로 귀찮았지만, 안전하기도 했다.

마르코는 계산 후 말했다.

“우회비용 거의 상쇄됐습니다.”

공사분담 기준을 놓고 주민대표회의에서 가장 격렬하게 싸운 건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아니었다.

길 가까운 마을과 먼 마을.

가까운 쪽은 더 많은 혜택.

먼 쪽은 왜 같은 돈 내냐고 반발.

카엘은 사용량 기준을 생각.

하지만 앞으로 누가 얼마나 쓸지 모름.

결국 기본부담은 영지 전체.

직접 편익이 큰 구간은 지역추가분담.

상업길드는 별도 투자.

마을 대표 하나가 말했다.

“복잡합니다.”

카엘이 말했다.

“공평한 게 대체로 복잡하더군.”

리사라가 웃었다.

“그 말 꽤 영주 같네요.”

카엘은 마음에 안 들었지만 인정했다.

단순한 세금은 행정하기 쉽다.

그러나 현실의 차이를 무시할 수 있다.

복잡한 제도는 공정해질 수 있지만 사람을 지치게 한다.

그 사이 균형도 통치의 일부였다.

카엘이 웃었다.

“존중이 생각보다 안 비싸군.”

리사라가 고개를 저었다.

“처음부터 그렇게 계산하지 마세요.”

“농담.”

“당신 농담은 미래에 정책 됩니다.”

카엘은 웃었다.

도로 첫 삽을 뜨는 날 아무 기념탑도 없었다.

대신 노동자들에게 삽이 지급됐다.

카엘도 하나 들었다.

몇 번 흙을 퍼보더니 허리가 아팠다.

다렌이 웃었다.

“영주님 약합니다.”

카엘이 삽을 던질 뻔했다.

왕의 길 공사는 그렇게 시작됐다.

웅장한 선언보다.

허리 아픈 첫 삽으로.

END OF CHAPTER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

다음 화

읽는 흐름을 끊지 않고 바로 다음 화로 이어집니다.

읽던 위치를 저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