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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45화 — 시장세

제국은 길을 따라왔다 · 45 / 20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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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벤 시장세는 낮아졌다.

그리고 세입은 늘었다.

카엘은 장부를 세 번 봤다.

“이게 맞아?”

하심이 고개를 끄덕였다.

“거래가 늘었습니다.”

세금 종류를 줄이고, 시장진입료를 낮추고, 영수증을 의무화한 뒤 상인이 늘었다.

마르코가 말했다.

“축하합니다. 이제 시장을 조금 이해하셨군요.”

카엘이 말했다.

“세율 내리면 세입이 항상 늘어?”

“아뇨.”

“그럼 왜 이번엔?”

“원래 세금이 너무 복잡했으니까.”

마르코는 숫자를 짚었다.

작은 상인은 예전엔 마라벤을 피했다.

통행세.

입장세.

자릿세.

검사료.

세리 뇌물.

지금은 단순했다.

“세금이 싸졌다기보다 계산 가능해진 겁니다.”

카엘은 그 말을 마음에 들어 했다.

예측 가능성.

법에서도.

시장에서도.

그러나 주변 영주들은 싫어했다.

상인들이 마라벤으로 몰리자 자기 시장이 줄었다.

그들은 통행세를 올렸다.

마라벤으로 오는 길마다 관문이 생겼다.

카엘은 화가 났다.

“내 시장세 내렸더니 저쪽이 올리네.”

리사라가 말했다.

“당신 영지만 세상이 아니니까.”

카엘은 사힌에게 광역 통행세 협약을 제안했다.

왕실도 관심을 보였다.

지역귀족들은 반대.

통행세는 중요한 수입이었다.

카엘은 회의에서 말했다.

“길마다 돈 내면 물건이 비싸집니다.”

귀족 하나가 답했다.

“우리 길을 쓰는데 왜 공짜입니까?”

“길을 관리하십니까?”

귀족은 잠시 말이 없었다.

카엘이 계속했다.

“세금 받으려면 길도 고쳐야죠.”

그 말은 의외로 먹혔다.

완전폐지는 실패.

대신 왕실 기준 상한.

한 구간에서 중복징수 금지.

징수지점 공개.

그리고 징수액 일부를 도로보수에 의무사용.

시장세 개편 뒤 카엘은 처음으로 주변 영주에게 비난편지를 받았다.

마라벤이 상인을 빼앗고 있다.

카엘은 리사라에게 물었다.

“상인은 사람이잖아. 어떻게 빼앗아?”

“세금 낮춰서 오게 했으니까.”

“그게 죄야?”

“저쪽 입장에서는.”

카엘은 답장을 썼다.

상인은 자유롭게 시장을 선택합니다.

리사라가 읽고 고개를 저었다.

“너무 제국식.”

“왜?”

“약 올리는 말.”

결국 문장을 바꿨다.

공동 시장협정을 논의할 의사가 있습니다.

카엘은 마음에 안 들었다.

하지만 회의는 열렸다.

주변 영주 셋.

상인대표.

사힌 왕실.

처음엔 서로 비난.

그러나 통행세와 시장일을 조정하면서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부분도 찾았다.

시장일을 서로 다른 날로 설정.

상인이 여러 시장을 돌 수 있게.

결과적으로 마라벤도, 주변 시장도 거래량 증가.

카엘은 놀랐다.

경쟁이 항상 한쪽 승리만을 의미하진 않았다.

마르코가 말했다.

“시장이 커지면 나눠먹을 것도 커집니다.”

카엘은 그 표현을 싫어하면서도 기억했다.

타협.

카엘은 만족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전보다 나았다.

마라벤으로 돌아오는 길에 리사라가 말했다.

시장세가 줄어든 대신 카엘은 위조저울 단속을 강화했다.

한 상인이 불평했다.

“세금은 낮추더니 규칙은 늘립니다.”

카엘은 말했다.

“돈 덜 받으니까 속여도 된다는 뜻은 아니지.”

시장 한가운데 공인추를 설치했다.

누구나 자기 저울을 비교할 수 있게.

처음에는 아이들이 장난감처럼 썼다.

며칠 뒤 상인들이 직접 확인하기 시작했다.

나이라 운송조합은 화물무게 분쟁에 공인추를 이용했다.

사소해 보였지만 효과는 컸다.

힘 있는 길드의 저울이 아니라 모두가 보는 기준.

카엘은 그걸 좋아했다.

법도 이렇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권력자가 말해서 맞는 게 아니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기준.

리사라가 말했다.

“그건 어렵죠.”

“왜?”

“사람은 저울보다 복잡하니까.”

카엘은 인정했다.

“사힌 전하 닮아가네요.”

카엘이 얼굴을 찌푸렸다.

“어디가.”

“완벽하지 않아도 받아들이는 거.”

“그거 칭찬 아니지?”

“아주 큰 칭찬인데요.”

카엘은 생각했다.

예전의 자기는 정답이 하나 있다고 믿었다.

요즘은 덜 나쁜 답을 고르는 날이 많았다.

그게 성장인지 타협인지 아직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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