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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43화 — 도적에게도 고향이 있다

제국은 길을 따라왔다 · 43 / 20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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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 소굴은 폐농장이었다.

전쟁 때 버려진 땅.

집은 무너졌지만 지하창고는 남아 있었다.

순찰대가 포위했을 때 안에는 스무 명이 넘게 있었다.

여자와 아이도.

카엘은 공격 명령을 멈췄다.

“가족인가?”

다렌이 말했다.

“일부는.”

리사라가 도적 측과 대화했다.

그들의 우두머리는 전직 하급장교.

이름은 라트.

라디르군 출신.

“항복하면?”

리사라가 물었다.

라트는 사면을 요구했다.

다렌이 화를 냈다.

“사람 죽였습니다.”

카엘도 같은 생각이었다.

문제는 안에 아이가 있다는 것.

정면공격하면 피해.

“살인자는 재판.”

카엘이 말했다.

“나머지는?”

리사라가 물었다.

“무기를 내려놓으면 조사 후 사면 가능.”

다렌이 말했다.

“다시 도적 되면?”

“그땐 더 무겁게.”

라트는 조건을 받아들였다.

포로 스물셋.

그중 살인 직접가담 확인 여섯.

강도만 한 사람 아홉.

가족과 동행자 여덟.

카엘은 처음으로 집단범죄를 개인별로 나눠 처리해야 했다.

귀찮았다.

시간도 많이 들었다.

다렌은 계속 묻었다.

“왜 다 따로 봅니까?”

카엘은 말했다.

“사람이 다르니까.”

다렌은 완전히 납득하지 못했다.

카엘도 어린 다렌에게 설명하기 어려웠다.

결국 살인자는 장기노역과 감금.

강도는 노역형 후 보호관찰.

가족은 자유.

문제는 노역 끝난 뒤였다.

돌아갈 땅도 일도 없다.

“또 도적 됩니다.”

하심이 말했다.

카엘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사면받은 사람 일부를 공공사업에 고용했다.

길 보수.

수로.

부두.

임금 지급.

다렌이 물었다.

“죄 지으면 일도 줍니까?”

카엘이 말했다.

“죄 안 지은 사람보다 더 잘해주는 건 아니야.”

“그래도.”

“굶기면 다시 훔칠 거다.”

다렌은 불편해했다.

카엘은 그 불편함을 이해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불공평해 보인다.

카엘은 그래서 피해자 유족에게 압류재산 일부를 보상으로 지급했다.

완벽하지 않았다.

누구도 완전히 만족하지 않았다.

한 달 뒤 사면된 도적 중 한 명이 다시 잡혔다.

말 절도.

다렌은 카엘을 찾아왔다.

“봤죠?”

카엘은 한숨을 쉬었다.

“봤다.”

“틀렸습니다.”

“한 명이.”

“또 생깁니다.”

“그럴 수도.”

다렌은 답답해했다.

카엘은 재범자를 더 무겁게 처벌했다.

다만 정책 자체는 폐지하지 않았다.

피해자 유족들은 사면정책에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죽은 철물상의 형은 관청에서 카엘에게 소리쳤다.

“내 동생 죽인 놈한테 땅과 일까지 줍니까?”

카엘은 대답하지 못했다.

그 남자 말이 틀리지 않았다.

“직접 죽인 사람은 사면하지 않았습니다.”

“같이 훔쳤잖습니까.”

“맞습니다.”

“그럼 왜?”

카엘은 장부를 꺼내지 않았다.

숫자로 설득하면 안 될 것 같았다.

“다시 훔치지 않게 하려고.”

남자가 비웃었다.

“내 동생 살리려고는 못 했으면서?”

카엘은 그 말을 그대로 들었다.

“맞습니다.”

리사라가 옆에서 카엘을 봤다.

카엘은 계속 말했다.

“그래서 보상도 하고, 재범은 더 무겁게 처벌합니다. 하지만 굶겨서 다시 도적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유족은 만족하지 않았다.

돌아가며 말했다.

“영주님은 가해자 걱정이 많군요.”

그 말은 카엘에게 오래 남았다.

그날 밤 카엘은 다렌에게 말했다.

“네가 왜 화났는지 알겠다.”

다렌은 조금 놀랐다.

“그럼 정책 바꿉니까?”

“아니.”

“왜?”

“이해한다고 동의하는 건 아니니까.”

카엘은 그 차이가 중요하다고 느꼈다.

정치에서 상대가 틀렸다고 생각해도,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면 다음 결정도 틀릴 수 있었다.

그해 사면된 열여섯 중 다시 범죄로 잡힌 사람은 셋.

나머지는 공사나 농장, 항구에 정착했다.

카엘은 숫자를 다렌에게 보여줬다.

“열셋.”

“셋은요?”

“실패.”

“그럼?”

“열셋 때문에 계속한다.”

다렌은 장부를 봤다.

카엘이 말했다.

“사람이 바뀔 수 있다고 믿는 정책은 몇 명이 안 바뀐다고 바로 버리기 어렵다.”

다렌은 오래 말이 없었다.

그는 훗날 반대로 생각하게 된다.

국가는 몇 사람의 선의를 믿기보다 최악의 경우를 막을 준비를 해야 한다고.

카엘과 다렌은 같은 경험을 보고도 다른 교훈을 가져갔다.

그 차이가 아직 싸움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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