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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42화 — 다렌의 첫 제복

제국은 길을 따라왔다 · 42 / 20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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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렌은 카엘이 기억하던 아이가 아니었다.

키가 컸다.

어깨도 넓어졌다.

무엇보다 눈빛이 달라졌다.

“영주님.”

제국어 발음도 꽤 정확했다.

카엘은 웃었다.

“그 호칭 어디서 배웠어?”

“편지.”

“누가 가르쳤고?”

다렌은 리사라를 봤다.

“저분이.”

리사라는 모르는 척했다.

다렌은 케라식 외투 아래 짧은 검을 차고 있었다.

카엘이 말했다.

“군인 되고 싶다고?”

“네.”

“왜?”

다렌은 당연하다는 듯 답했다.

“지키려고.”

“누굴?”

다렌은 잠시 멈췄다.

“사람.”

카엘은 그 대답이 마음에 들면서도 조금 불안했다.

너무 단순했다.

자기도 스물넷에 비슷했다.

“일단 견습.”

다렌 표정이 굳었다.

“저 싸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 문제야.”

“왜?”

“싸우는 것 말고 배워야 하니까.”

카엘은 새 지방순찰대 견습복을 던졌다.

제국군 제복과 달랐다.

짙은 회색 천.

마라벤 표식.

사힌 왕실문장도 작게.

제국기 문양은 없었다.

다렌이 물었다.

“제국군 아닙니까?”

“마라벤 경비대야.”

“저는 제국군 되고 싶습니다.”

카엘은 잠시 그를 봤다.

“나중에 선택할 수 있어.”

“왜 지금 안 됩니까?”

“지금은 내가 네가 뭘 선택하는지 믿을 만큼 네가 세상을 본 것 같지 않아서.”

다렌은 기분 나빠했다.

“저도 어른입니다.”

“그래.”

카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내 말 안 듣고 제국군 지원하러 가도 돼.”

다렌은 예상 못한 표정이었다.

카엘이 덧붙였다.

“다만 여기서 1년 배우면 추천서를 써준다.”

다렌은 한참 생각했다.

“1년.”

“1년.”

“장부도?”

카엘이 웃었다.

“장부도.”

첫 훈련에서 다렌은 검술은 잘했다.

보고서는 형편없었다.

한 줄이면 되는 일을 세 줄.

사람 이름 철자도 자주 틀렸다.

그런데 현장감각은 좋았다.

마차꾼들이 알려준 매복지점을 보고 바로 문제를 찾았다.

“여기.”

그가 숲 가장자리를 가리켰다.

“말 많이 지났습니다.”

카엘은 바닥을 봤다.

자기 눈에는 그냥 흙.

다렌은 부러진 풀과 말똥을 확인했다.

“열 마리 이상.”

“도적?”

“아마.”

“왜?”

“마을 말은 여기 안 옵니다.”

카엘은 리사라를 봤다.

리사라가 웃었다.

“케라 사람은 말 흔적 잘 봐요.”

카엘은 인정했다.

순찰대는 매복했다.

그날 밤 실제로 도적 다섯 명이 지나갔다.

잡힌 사람 둘.

나머지는 도망.

포로를 조사하자 예상대로 해산병이었다.

사힌군 출신 하나.

라디르군 출신 하나.

카엘은 씁쓸했다.

전쟁에서는 적이었지만 지금은 같은 패거리.

“왜?”

리사라가 물었다.

포로가 대답했다.

땅이 없었다.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집이 불탔다.

군대에서 배운 건 싸움뿐.

길 위 상인이 가장 쉬운 먹잇감.

카엘은 그들을 바로 처형하지 않았다.

강도살인에 직접 가담했는지 조사.

다렌의 보고서 교육은 리사라가 맡았다.

첫날 제목부터 틀렸다.

도적 세 명 잡음.

리사라는 빨간 먹으로 고쳤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다렌은 불만이었다.

“잡았습니다.”

“그건 결과.”

“결과가 중요합니다.”

“다음 사람이 같은 길 순찰할 때 이유를 알아야 해요.”

다렌은 납득하지 않았다.

카엘이 끼어들었다.

“나도 옛날엔 그랬어.”

리사라가 바로 말했다.

“지금도 가끔 그래요.”

다렌이 처음으로 크게 웃었다.

며칠 뒤 다렌은 보고서를 다시 썼다.

짧고 서툴렀지만 정보는 정확했다.

어느 숲.

말 흔적.

사람 수.

무기.

도망방향.

카엘은 서명하면서 말했다.

“좋아.”

다렌은 표정이 밝아졌다.

“전투보다 어렵습니다.”

“그래서 배우는 거야.”

“왜 군인이 글을 써야 합니까?”

카엘은 잠시 생각했다.

“네가 본 걸 다음 사람이 볼 수 없으니까.”

다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대답은 마음에 든 듯했다.

그날 다렌은 자기 제복 소매에 마라벤 표식을 직접 꿰맸다.

제국 문장이 없다는 사실을 아직 조금 아쉬워했다.

하지만 점점 그 표식에도 애착을 가지기 시작했다.

한 명은 가담.

한 명은 최근 합류.

형량을 달리했다.

다렌은 불만이었다.

“도적입니다.”

“알아.”

“죽였습니다.”

“누가 죽였는지 확인해야지.”

“같이 다녔습니다.”

카엘은 다렌을 봤다.

“같이 다니면 같은 죄냐?”

다렌은 입을 다물었다.

카엘은 그 질문이 다렌에게 언젠가 더 큰 의미가 될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같은 깃발 아래 있었다는 이유로,

누구까지 같은 책임을 져야 하는가.

그 문제는 독립전쟁 뒤 다시 돌아온다.

그날 다렌은 첫 경비대 제복을 입었다.

거울도 없는 관청 창에 비친 자기 모습을 오래 봤다.

카엘은 멀리서 그걸 보며 미소 지었다.

아이 하나가 정말로 깃발 아래 들어왔다.

문제는 어느 깃발 아래 끝까지 서게 될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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