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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37화 — 한 명씩

제국은 길을 따라왔다 · 37 / 20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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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엘은 전면 노예제 폐지가 당장 불가능하다는 걸 인정했다.

인정하는 것과 포기하는 건 달랐다.

그는 우회하기 시작했다.

노예를 해방하고 자유계약 노동자로 전환한 소유주에게 세금감면.

해방노예 고용 길드에 시장사용료 할인.

교회와 공동으로 몸값기금.

도망노예 신분심사 무료.

마르코가 말했다.

“돈으로 노예를 없애시게요?”

“칼보다 싸면.”

“점점 상인 같아지십니다.”

카엘은 싫은 얼굴을 했다.

정책은 생각보다 효과가 있었다.

특히 작은 소유주.

노예 한두 명 가진 장인과 상인들은 해방을 선택했다.

관리비와 도주위험보다 자유고용이 더 편했다.

대농장주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도 한 달에 수십 명씩 자유인이 늘었다.

에드윈은 만족하지 않았다.

“사람을 소유한 자에게 혜택을 주는 겁니다.”

카엘은 말했다.

“사람이 풀려나잖습니까.”

“정의에 값을 붙이는 겁니다.”

마르코가 끼어들었다.

“값 붙였더니 사람이 풀리는데요.”

에드윈은 그를 노려봤다.

카엘은 둘 사이에 섰다.

“목적부터 보죠.”

에드윈이 말했다.

“방법이 목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카엘은 그 말도 기억했다.

그날 해방등록소에서 한 남자가 자유증서를 받았다.

이름은 라헴.

40대.

평생 염전에서 일했다.

문서를 받고도 읽지 못했다.

하심이 읽어줬다.

라헴은 계속 물었다.

“정말 끝입니까?”

리사라가 번역했다.

카엘이 말했다.

“예.”

“다시 잡혀가지 않습니까?”

“마라벤에서는.”

말하고 나서 카엘은 멈췄다.

마라벤에서는.

또 경계.

라헴은 그래도 울었다.

카엘은 그날 저녁 자유증서 양식을 바꿨다.

사하르어.

세금감면 정책을 악용하는 사람도 생겼다.

한 지주가 노예 열 명을 ‘해방’한 뒤 거의 같은 조건으로 장기계약을 맺었다.

세금은 감면.

실제 생활은 거의 변화 없음.

나이라가 이 사건을 관청에 가져왔다.

“이건 속인 겁니다.”

리사라가 번역했다.

카엘은 계약을 봤다.

법문상 문제는 적었다.

마르코가 말했다.

“허점을 잘 썼군요.”

카엘은 화가 났다.

“칭찬이야?”

“아뇨. 법을 고치려면 상대가 어떻게 이용하는지 알아야죠.”

카엘은 현장에 직접 갔다.

해방됐다는 노동자들에게 물었다.

“전과 뭐가 달라졌습니까?”

한 사람이 말했다.

“일요일에 나갈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

“아이를 팔 수 없답니다.”

또 다른 사람.

“계약 끝나면 떠날 수 있습니다.”

카엘은 멈췄다.

자기가 보기엔 거의 같은데, 당사자에게는 작은 차이가 중요했다.

“떠날 생각 있습니까?”

어떤 이는 예.

어떤 이는 아니오.

지주는 착취적이었지만 전부 거짓은 아니었다.

카엘은 세금감면 기준을 바꿨다.

해방증서만이 아니라 실질조건 확인.

이동권.

가족권.

계약종료권.

현금임금.

마르코가 말했다.

“행정비용 올라갑니다.”

“알아.”

“검사관도 필요하고.”

“알아.”

“돈…”

카엘이 그를 노려봤다.

“그 말 하면 쫓아낼 거야.”

마르코가 웃었다.

검사관은 해방노예 출신과 길드추천자를 섞어 뽑았다.

나이라도 자문역으로 참여.

카엘은 정책이 점점 복잡해지는 걸 봤다.

처음에는 한 문장이었다.

노예시장 폐쇄.

이제는 수십 장의 규칙과 사람과 예산.

좋은 의도는 간단했다.

좋은 제도는 그렇지 않았다.

제국어.

실질조건 검사제는 예상보다 더 큰 변화 하나를 만들었다.

처음으로 관청이 노동자의 숙소와 작업장을 정기적으로 보게 된 것.

광산은 아직 없었지만 염전과 창고 작업장은 환경이 나빴다.

물.

환기.

사고.

한 염전에서는 노동자들이 소금물 때문에 발 피부가 썩어 있었다.

지주는 말했다.

“원래 그런 일입니다.”

카엘은 화가 났다.

베란은 배수로를 고치면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비용이 들었다.

지주는 싫어했다.

카엘은 기준을 만들었다.

최소 식수.

상처 치료.

위험작업 휴식.

업주는 비용 증가를 이유로 반발.

마르코는 카엘 편이었다.

“사람이 계속 쓰러지면 숙련인력 다시 뽑는 비용이 더 듭니다.”

카엘이 웃었다.

“오늘은 에드윈 대신 당신이 인간존엄 말하네.”

“저는 비용 말했습니다.”

“결과는 같잖아.”

마르코는 어깨를 으쓱했다.

카엘은 이 순간들을 좋아했다.

서로 전혀 다른 이유로 같은 정책에 도달할 수 있었다.

도덕.

경제.

종교.

정치.

좋은 제도는 한 가지 이유로만 버티는 것보다 여러 이유로 지지될 때 더 강했다.

그 생각 역시 나중에 연방정치에서 중요해진다.

큰 문장.

그림표식.

글을 몰라도 자기 문서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검사관을 처음 뽑을 때 카엘은 제국계 서기관을 중심으로 하려 했다.

나이라가 반대했다.

“왜?”

리사라가 번역했다.

“현장 모르니까.”

카엘은 약간 기분이 상했다.

“서기관이 계약을 읽어야 하잖아.”

나이라는 말했다.

“노동자도 같이 가야 한다고.”

마르코도 의외로 동의했다.

“장부 보는 사람과 작업 아는 사람이 같이 다니는 게 낫습니다.”

그래서 2인 1조.

서기관 하나.

현장노동자 출신 하나.

첫 검사에서 바로 차이가 났다.

서기관은 임금장부 문제를 찾았다.

노동자는 위험한 발판과 식수부족을 찾았다.

둘 다 혼자서는 못 봤다.

카엘은 그 보고서를 보고 리사라에게 말했다.

“이런 방식 어디서 배웠지?”

“우리가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까. 내가 이런 생각 했나?”

“안 했죠.”

리사라가 웃었다.

카엘도 웃었다.

정책은 카엘 머리에서 완성돼 내려오는 것이 아니었다.

문제를 겪고, 사람들이 말하고, 서로 다른 지식이 섞여 만들어졌다.

카엘은 점점 자기 이름이 붙은 개혁을 불편해하기 시작했다.

‘카엘의 노동규칙.’

‘카엘의 세제.’

실제로는 수십 명이 만든 것이었다.

그 불편함은 300화 마지막의 한마디까지 이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만들었지.

리사라가 말했다.

“좋네요.”

“이번엔 조건 없지?”

“아뇨.”

카엘이 한숨을 쉬었다.

“뭔데.”

“위조하기 어렵게 해야죠.”

하심이 옆에서 말했다.

“인장 새로 만들겠습니다.”

카엘은 웃었다.

사람을 자유롭게 만드는 데도 행정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행정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종이, 인장, 서기, 기록보관소가 필요했다.

제국은 장부로 사람을 통제할 수 있었다.

동시에 같은 장부가 사람을 보호할 수도 있었다.

카엘은 그 양면을 점점 배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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