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tory Box
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251화 — 서쪽 말은 바다 냄새가 났다

세상이 이름을 갖기 전에 · 251 / 370약 8분0자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서쪽 상단 책임자 바란은 말을 많이 했다.

카루보다.

“저 고개 넘으면 길 편해.”

“거짓말.”

옆 사람이 말했다.

“왜.”

“지난번 진흙.”

“지금은 말랐잖아.”

길 설명부터 논쟁.

나는 듣는 게 좋았다.

바란 일행 말은 이심에게 배운 것과 비슷하면서 달랐다.

같은 ‘물’인데 끝소리가 달랐다.

‘값’도.

어떤 단어는 전혀 다름.

나는 처음 며칠 입을 닫았다.

실수 줄이기.

바란이 말했다.

“말 못 해?”

“배우는 중.”

“어디 말.”

“여러 개.”

“그럼 왜 우리 말 못해.”

맞는 질문.

세상 언어가 많아서.

설명 불가.

“처음이라.”

그가 웃었다.

내가 언어를 빨리 배우는 편인 건 맞다.

하지만 빨리라는 것도 비교 대상이 필요하다.

현지 아이보다 느리다.

통역상보다.

수백 년 살았다고 처음 듣는 소리가 익숙해지는 건 아니다.

길은 산에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공기가 바뀌었다.

처음엔 습기.

그다음 냄새.

식물.

흙.

멀리서 오는 바람.

나는 멈췄다.

“왜.”

바란이 물었다.

“냄새.”

“뭐.”

“물.”

“강?”

“아니.”

바란이 웃었다.

“바다.”

심장이 뛰었다.

아직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냄새가 났다.

소금.

젖은 공기.

썩는 해초 비슷한 것.

정확한 단어를 그때 알았던 건 아니다.

그냥 강과 다르다는 건 알았다.

세나.

바다 아직 가고 싶어?

응.

가.

수십 년,

백 년 넘게 돌아왔다.

왕도 됐다.

퇴위도.

벽돌 도시.

구리 길.

이제 냄새.

바란이 말했다.

“처음이야?”

“제대로는.”

“별거 없어.”

카루와 같은 종류 사람.

상인은 바다를 낭만으로 안 본다.

길.

짐.

위험.

시장.

“배 타?”

내가 물었다.

“가끔.”

“무서워?”

그가 나를 봤다.

“가라앉으면.”

맞다.

바다의 가장 단순한 답.

그날 야영지에서 해안 쪽 사람을 몇 만났다.

옷이 조금 다르고,

말도.

생선 말린 냄새가 짐에서.

나는 새 단어를 배웠다.

바다.

소금.

배.

항구에 가까운 말.

발음이 자꾸 틀렸다.

한 아이가 웃었다.

나는 다시.

“이렇게?”

“아니.”

다시.

왕국에서 사람들은 내 말 실수를 참았다.

길에서는 아이가 바로 웃는다.

좋았다.

해안으로 내려가는 길은 공기뿐 아니라 사람 얼굴도 바꿨다.

산에서 보던 상인보다 피부가 더 그을린 사람.

바람에 눈을 좁히는 습관.

옷을 묶는 방식.

짐에 말린 생선.

소금 덩어리.

내가 모르는 생활이 물건 먼저 보였다.

어느 작은 마을에서 식사할 때 처음으로 생선을 너무 짜게 먹었다.

혀가 아플 정도.

“왜 이렇게.”

바란이 말했다.

“오래 가.”

소금.

보존.

길.

당연.

왕국에서도 소금 썼지만,

해안에서는 양과 쓰임이 달랐다.

생선은 내륙까지 가야.

사람이 바다를 먹는 방법.

나는 몇 번 물을 더 마셨다.

바란이 웃었다.

“바다 먹었네.”

“이게 바다 맛?”

“비슷.”

아직 물에 닿기도 전.

맛으로 먼저.

길 중간에는 바다에서 올라온 조개껍데기도 보였다.

아이 장식.

작은 거래.

나는 하나 집어 들었다.

속은 비어 있다.

“이게 바다에서.”

“응.”

“살아 있었어?”

“아마.”

작은 껍데기 하나가 바다 실재를 증명.

멀리 선보다.

나는 왕국에서 푸른 돌을 사람들이 신화로 만들던 걸 생각했다.

물건이 먼 세계를 압축한다.

조개 하나.

구리 덩어리.

목재.

사람은 자기가 못 본 곳을 물건으로 상상한다.

나도.

바다를 보기 전부터.

그날 밤 바란이 길 이야기를 했다.

서쪽 항구.

북쪽 항구.

더 남쪽 도시.

섬.

“섬이 뭐.”

나는 물었다.

그가 손으로 설명.

물 가운데 땅.

“큰?”

“여러.”

상상.

“사람 살아?”

“왜 안 살아.”

또 내 무지.

세상은 내가 모르는 기본 상식으로 가득.

그게 즐거웠다.

왕국에서 사람들은 나한테 기본을 물었다.

여기서는 내가.

한 젊은 상단원이 내 발음을 교정했다.

내가 다섯 번 틀리자 말했다.

“나이 먹으면 어렵다.”

나는 웃음이 터졌다.

“맞아.”

그가 의아.

내 얼굴.

나는 더 웃었다.

나이와 얼굴이 어긋나는 농담은

나만 진짜 뜻 안다.

공기에는 이미 바다 냄새가 섞여 있었다.

그 냄새만으로도 내 삶이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기분.

하지만 바다는 아직 보이지 않았다.

기대가 길어서 좋았다.

해 질 무렵 서쪽 하늘이 넓어졌다.

산과 산 사이.

아주 멀리 옅은 푸른 선.

바다인가.

구름인가.

확신 못 했다.

[모름]

바란은 바다라고 했다.

나는 오래 봤다.

푸른 펜던트를 만졌다.

그 색과 전혀 다르면서,

비슷하다고 느끼고 싶었다.

기억이 의미를 붙이는 방식.

“왜 목 만져.”

바란.

“습관.”

“거기 뭐 있어.”

“개인.”

그는 더 안 물었다.

좋은 길 사람.

공기에는 이미 바다 냄새가 섞여 있었다.

나는 그 냄새를 따라 내려갔다.

END OF CHAPTER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

다음 화

읽는 흐름을 끊지 않고 바로 다음 화로 이어집니다.

읽던 위치를 저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