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211화 — 벽돌의 도시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왕을 그만둔 뒤 처음 배운 것은,
세상에 내가 모르는 장부가 너무 많다는 사실이었다.
그 도시는 멀리서부터 흙빛이었다.
내가 떠나온 강 유역의 집들도 흙으로 지었다.
그래도 달랐다.
여기는 벽돌이 사람보다 먼저 보였다.
벽.
창고.
담.
수로 옆 단.
햇빛에 말린 진흙벽돌이 층층이 쌓여 있었다.
어떤 곳은 검은 물질을 틈에 발랐다.
냄새가 났다.
타는 기름 같기도 하고,
젖은 돌 같기도 했다.
나중에 역청 비슷한 물질이라는 걸 알았다.
그때는 그냥
도시 냄새였다.
강과 운하에는 갈대배가 움직였다.
곡물.
양털.
항아리.
사람.
가축까지.
육로보다 물길이 더 복잡했다.
나는 입구에서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사람이 많았다.
정말 많았다.
내 왕국 중심지도 커졌다고 생각했다.
여기서는 시장 하나가 내가 알던 작은 공동체 몇 개를 합친 것처럼 느껴졌다.
누구도 나를 보지 않았다.
좋았다.
누구도 절하지 않았다.
더 좋았다.
그리고 곧 곤란해졌다.
어디서 자야 하는지 몰랐다.
말도 완전히 통하지 않았다.
비슷한 소리 몇 개.
전혀 다른 말.
손짓.
수량.
가격.
왕이었을 때는 통역자가 있었다.
지금은 없다.
나는 숙소 비슷한 곳을 찾아 들어갔다.
문 앞에 큰 항아리.
안에서는 발효 냄새.
사람들이 그릇에 탁한 술을 마셨다.
주인 여자가 나를 위아래로 봤다.
이름은 탈라에 가까웠다.
[추정]
“자?”
그녀가 물었다.
나는 알아들었다.
“응.”
그녀가 손가락과 작은 점토 조각으로 값을 설명했다.
나는 이해한 척했다.
실수.
다음 날 다른 손님이 절반 정도 내는 걸 봤다.
“왜 나는.”
탈라가 웃었다.
“외지인.”
“외지인은 두 배?”
“말 못 하잖아.”
너무 당당해서 화가 덜 났다.
“사기잖아.”
그 단어는 못 알아들었다.
손짓으로 설명.
탈라가 말했다.
“어제 동의했어.”
정확했다.
나는 왕이었다면 시장 기준을 만들었을 것이다.
지금은 손님.
배운다.
그녀는 내 표정을 보더니 술 한 그릇을 더 줬다.
“이건.”
“공짜.”
“왜.”
“얼굴 재미있어.”
나는 기분이 나빴다.
술은 괜찮았다.
탁하고,
시고,
배가 찼다.
사람들은 갈대 비슷한 빨대를 넣고 마시기도 했다.
나는 흉내 냈다.
옆 사람이 웃었다.
“처음?”
“응.”
“어디서.”
나는 왕국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
방향만.
서쪽.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끝.
아무도 내 경력을 묻지 않았다.
왕이었냐고.
몇 년 살았냐고.
신이냐고.
그날 밤 바닥에 깐 자리에서 잠이 잘 안 왔다.
도시가 조용하지 않았다.
늦게까지 사람 소리.
가축.
물.
문 닫는 소리.
멀리서 망치.
왕궁 밤과 전혀 달랐다.
거기서는 내 주변이 조용해졌다.
여기는 아무도 내가 자는 걸 신경 쓰지 않았다.
나는 웃었다.
다음 날 일자리를 찾았다.
탈라가 물었다.
“뭐 할 줄 알아.”
질문이 어려웠다.
왕.
전쟁.
외교.
물길.
장부.
짐.
너무 많다.
“무거운 거.”
내가 말했다.
그게 제일 설명하기 쉬웠다.
탈라가 나를 창고 쪽으로 보냈다.
창고 주인이 팔을 봤다.
“들어.”
자루를 가리켰다.
나는 들었다.
그가 또 하나 올리려 했다.
같이 일하던 남자가 내 팔을 잡았다.
“하나.”
“두 개 가능해.”
내가 말했다.
그가 얼굴을 찌푸렸다.
“하지 마.”
왜.
곧 배운다.
왕을 그만둔 나는
그날 도시에서 짐꾼이 됐다.
기분이 이상하게 좋았다.
손에 먼지.
어깨에 자루.
누구도 내 표정을 읽지 않았다.
누구도 내 말을 왕명으로 듣지 않았다.
나는 다시 외지인이었다.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