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210화 — 그들은 모두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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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을 떠난 지 꽤 지난 뒤,
내 왕조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정말 웃었다.
상인은 진지했다.
“첫 왕이 오래 살았대.”
“얼마나.”
“아주.”
“그다음은.”
“아들이 같은 이름.”
아들?
내 딸은 왕 안 함.
“그다음도.”
“또.”
“몇 명.”
상인이 손가락을 세었다.
자료마다 다른 이유를 그 사람은 몰랐다.
그냥 자기 들은 이야기.
“첫 왕은 신이었다며.”
“그럼 아들도?”
“피가 약해졌대.”
180화 신격파 설명.
살아남았다.
나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왜 웃어.”
“이야기가 재밌어서.”
“진짜래.”
“그래.”
그들은 모두 나였다.
그 상인이 말한 첫 왕.
둘째.
셋째.
왕조.
모두 한 사람.
그런데 내가 사실을 말하면 누가 믿나.
“내가 그 왕이야.”
하면.
미친 여행자.
혹은 신 등장.
둘 다 싫다.
그래서 안 했다.
왕조 이야기는 나 없이 자랐다.
어떤 버전은 첫 왕이 강에서 태어남.
어떤 건 별에서.
어떤 건 죽은 왕 몸에서 새 왕이 나옴.
끔찍.
어떤 건 매 세대 같은 얼굴의 아들이 왕위를 이음.
그건 역사학적 설명과 신화 중간.
사람은 불가능을 가족으로 설명한다.
나중에 문자가 더 발달한 사회에서 내 옛 왕국 기록을 접했을 때도 비슷했다.
“같은 왕명이 반복.”
서기관은 말했다.
“왕조겠지.”
나는 물었다.
“한 사람일 수도?”
그가 웃었다.
“사람이 그렇게 살아?”
“그러게.”
좋은 답.
나는 왕이었던 사실을 점점 말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숨기는 느낌.
몇 년 지나 그냥 과거 직업.
누가 매번 자기 옛 직장을 말하나.
나는 여행자.
상인 보조.
언어 아는 사람.
때로 수로 일.
새 역할.
왕 경험은 도움이 됐다.
사람 읽기.
협상.
기록.
동시에 방해.
작은 일에도 국가 구조를 만들려고.
스스로 멈췄다.
한 숙소에서 물 저장 방식이 엉망.
“이거 나누고 기록하면.”
말하다 멈춤.
주인이 말했다.
“뭐.”
“아무것도.”
왕국 만들 필요 없음.
모든 문제를 제도로 만들지 않는 삶.
다시 배우기.
나는 북동쪽으로 갔다.
길은 마르고,
집은 벽돌이 많아졌다.
강은 달랐다.
사람 말도.
어느 큰 시장에서 처음 보는 수량 토큰을 봤다.
작은 진흙 조각.
양.
곡물.
빚.
세나가 떠올랐다.
그녀라면 바로 물었을 것이다.
“얼마나?”
나는 상인에게 물었다.
“이거 어떻게 써.”
그는 설명했다.
나는 오래 들었다.
왕이 아니라 학생.
좋았다.
왕국에서 백 년 넘게 살면
세상을 다 안다고 착각할 수 있다.
새 도시 하나가 그 착각을 바로 깨준다.
벽돌 굽는 냄새.
역청 비슷한 검은 냄새.
내가 모르는 신들 이름.
새 계약 방식.
사람들이 왕국 이름을 들어도 멀리 있는 나라 정도.
내 신화가 안 통하는 곳.
나는 다시 작아졌다.
그게 좋았다.
[기억]
어느 저녁 벽돌벽 위로 해가 졌다.
붉고,
먼지.
강가 녹청색과 다른 세계.
나는 푸른 펜던트를 만졌다.
색 하나만 옛날.
나머지는 새로웠다.
왕이었던 나는 뒤에 남았다.
완전히 사라지진 않는다.
몸 안에.
습관.
기억.
하지만 세상은 그 왕국보다 훨씬 넓었다.
그 사실을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 * *
줄리언은 스위스 보관소 셋째 날,
왕조 복원표 옆에 네렘의 초기 기록 사본을 놓고 있었다.
왕명 변화.
명확했다.
같은 긴 왕명 묶음 뒤
새 이름.
행정 표식도 일부 변한다.
“여기는 실제 정권 교체로 보는 게 자연스럽죠.”
줄리언이 물었다.
연구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최소한 기록 전통에서는.”
“전왕은.”
“사라집니다.”
“죽음 기록?”
“후대 자료만.”
서쪽으로 갔다.
별로 돌아갔다.
죽지 않는 자가 하늘로.
다양.
동시대에 가까운 자료는 놀라울 만큼 건조.
왕의 표식이 네렘에게 넘어감.
전왕의 왕명 종료.
그다음 빈칸.
줄리언이 말했다.
“시신이 없네요.”
연구자는 바로 답했다.
“고대 기록에서 시신 기록 없는 왕은 많습니다.”
“알아요.”
“무덤이 사라졌을 수도.”
“네.”
“상징적 서쪽 표현.”
“네.”
줄리언은 웃었다.
연구자가 같이 웃었다.
“제가 계속 반박부터 하죠.”
“좋아요.”
그게 필요했다.
보존 담당자가 금속 성분 분석 기록을 보여줬다.
왕의 금 띠로 추정되는 후대 유물.
정확한 원물인지 불명.
줄리언은 관심보다 펜던트를 생각했다.
가져오지 않은 파란 물건.
회고록은 말한다.
금은 남기고,
파랑은 가져갔다.
현대에 파랑은 있다.
그렇다고 증거?
아니다.
아버지가 고대 유물을 나중에 구입했을 수 있다.
복제품.
위조.
가족 유물.
모든 가능성.
줄리언은 메모했다.
금 띠: 현존 후보 유물의 진위 불확실.
푸른 펜던트: provenance 단절.
그리고.
두 물건의 분리 자체는 회고록 서사와 일치하나 독립 검증 불가.
연구자는 210화의 문장을 다시 봤다.
그들은 모두 나였다.
“만약 사실이면.”
처음으로 연구자가 말했다.
줄리언이 봤다.
“네.”
“역사학적으로 엄청난 문제가 아니라.”
잠시 생각.
“개인적으로 끔찍했겠네요.”
여러 왕으로 나뉜 자기 삶.
사랑한 사람은 각주.
자기 젊음을 기억하는 사람은 모두 죽음.
줄리언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관점은 생각 못 했다.
불멸의 증명보다.
한 사람의 기억.
호텔로 돌아와 회고록 다음 화를 열었다.
211화.
벽돌의 도시.
첫 문장.
왕을 그만둔 뒤 처음 배운 것은, 세상에 내가 모르는 장부가 너무 많다는 사실이었다.
줄리언은 웃었다.
초기 왕국 편은 끝났다.
아버지는 다시 학생이 됐다.
[기록]
내가 떠난 뒤 왕국은 무너지지 않았다.
네렘이 왕이 됐다.
이 한 문장을 쓰는 데 왜 이렇게 안도하는지 모르겠다.
당연해야 했다.
왕이 바뀌어도 나라가 계속되는 것.
평생 만들려고 한 구조.
실제로 됐다.
네렘이 잘했는가.
대체로.
내 방식과 달랐다.
중앙 업무를 더 줄였다.
외곽 대표 권한 확대.
왕궁 기록을 더 표준화.
나는 나중에 들었다.
처음에는 기분 나빴다.
내 방식 바꿨다고.
곧 웃었다.
정상.
후계는 복제가 아니다.
네렘 시대에도 전쟁.
가뭄.
실패.
있었다.
내가 있었다면 더 잘했을 거라고 생각한 적?
많다.
실제로는 모른다.
나는 돌아가지 않았다.
몇 년.
몇십 년.
그 나라 소식은 상인과 여행자를 통해 왔다.
어떤 사람은 나를 못 알아보고 말했다.
“우리 옛 신왕 이야기 알아?”
나는 물었다.
“어떤.”
“죽지 않던 왕.”
“죽었대?”
“서쪽으로 갔다던데.”
“그럼 안 죽은 거 아니야.”
“신은 죽는 게 아니잖아.”
나는 물을 마셨다.
논쟁 포기.
다른 여행자는 말했다.
“첫 왕 뒤에 둘째 왕도 같은 이름 썼대.”
나는 멈췄다.
“둘째?”
“응.”
그다음 셋째.
왕명 목록.
후대 기록자들은 내 긴 통치를 여러 왕으로 나누기 시작했다.
이유는 너무 합리적.
한 사람이 그렇게 오래 살 수 없다.
따라서.
같은 왕명을 쓴 여러 왕.
아버지-아들.
혹은 왕조.
어떤 기록은 일곱 명.
어떤 건 아홉.
어떤 건 열둘까지 나눴다.
시대 구분 따라.
초기 약속지기.
최고조정자.
첫 왕.
홍수 뒤 왕.
병 뒤 왕.
신성왕.
각 시기에 제도와 기록 양식도 달라서
다른 왕처럼 보일 만했다.
나는 어느 시장에서 왕 목록을 듣고 웃었다.
“왜.”
상인이 물었다.
“아무것도.”
그들은 모두 나였다.
이 문장을 지금 적는다.
그들은 모두 나였다.
첫 번째 왕도.
두 번째라고 불린 왕도.
백 년 뒤 같은 얼굴로 그려진 왕도.
신이 아니라고 쓴 왕도.
홍수를 멈췄다고 전해진 왕도.
서쪽으로 갔다고 기록된 왕도.
나.
한 사람.
그런데 이 사실이 후대 역사 해석을 틀렸다고 만들지는 않는다.
그들이 가진 자료로는 왕조가 더 합리적이다.
역사는 증거로 판단한다.
불가능한 전제를 먼저 넣지 않는다.
맞다.
나라도 그렇게 한다.
내가 떠난 뒤 나는 북쪽과 동쪽을 향했다.
강의 냄새가 바뀌었다.
흙 색.
사람 말.
곡물 모양.
집.
벽돌.
어느 지역부터는 돌보다 말린 진흙 벽돌이 더 많았다.
시장에는 내가 처음 보는 표식 방식.
작은 토큰.
수량.
빚.
계약.
세나는 봤다면 좋아했을 것이다.
그 생각을 했다.
아렘도.
테멘은 물부터 봤겠지.
나는 다시 왕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내 이름을 물으면 새 이름을 말했다.
처음에는 어색했다.
왕호가 너무 오래 붙었다.
새 이름으로 불렸을 때 한 박자 늦게 돌아봤다.
몇 번 지나 익숙해졌다.
사람은 이름을 바꿀 수 있다.
직위도.
삶도.
푸른 펜던트는 그대로.
금 띠는 멀리 남았다.
왕 지팡이도.
내가 가진 것 중 가장 오래된 건 왕권이 아니었다.
한 여자가 만든 작은 파란 물건.
좋았다.
길 위 어느 밤,
나는 불 옆에서 왕국 방향을 생각했다.
돌아가고 싶었다.
가지 않았다.
내가 떠나야 네렘 왕국이 자기 시간이 된다.
전왕이 계속 나타나면 역사가 나를 중심으로만 돈다.
나는 처음으로 내가 없는 역사를 허용했다.
이것이 퇴위보다 어려웠다.
왕관을 벗는 건 하루.
자기가 없는 세상을 인정하는 데는 더 오래 걸린다.
[기억]
그날 밤 하늘이 맑았다.
별.
불.
마른 흙 냄새.
정확한 위치는 모른다.
[모름]
다음 날 길은 동쪽으로 조금 꺾였다.
왕국에서 더 멀어졌다.
나는 따라갔다.
* * *
줄리언은 스위스 보관소에서 왕 목록을 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후대 복원표.
같은 왕명.
연속된 번호.
Ⅰ.
Ⅱ.
Ⅲ.
현대 편의 표기.
연구자가 말했다.
“실제 당시 숫자를 붙였다는 뜻은 아닙니다.”
“알아요.”
“동일 이름의 여러 왕으로 보는 모델.”
줄리언은 회고록 210화를 열었다.
이번에는 연구자에게 보여줬다.
한 문장만.
그들은 모두 나였다.
연구자는 오래 화면을 봤다.
“굉장히 좋은 문장이네요.”
“증거는 아니고.”
“전혀 아니죠.”
둘 다 웃었다.
연구자는 왕 목록을 다시 봤다.
“이걸 한 사람으로 만들면 재위가 너무 깁니다.”
“얼마나.”
범위.
자료 해석에 따라 다르지만,
한 인간 수명을 크게 초과.
줄리언이 물었다.
“완전히 불가능한가요.”
연구자가 그를 봤다.
“역사학에서요?”
“네.”
“불멸을 가정하지 않는다면.”
정확.
“왕조·왕명 계승·후대 합성이 훨씬 낫습니다.”
줄리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답.
그런데 보존 담당자가 또 하나의 자료를 가져왔다.
후대 왕 네렘과 관련된 기록.
왕위 인수.
이전 왕의 물건 목록.
금 띠.
지팡이.
공동 기록.
그리고 개인 소지품 항목에는 이상할 정도로 적은 것.
“전왕이 개인 물건을 거의 안 가져갔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보존 담당자가 말했다.
“어디로 갔다는 기록은?”
“서쪽.”
줄리언 심장이 뛰었다.
“죽었다는 뜻일 수도 있죠.”
연구자가 바로 말했다.
“매우 흔한 상징 해석이 가능합니다.”
“시신은.”
“확정된 건 없습니다.”
또.
회고록과 맞는다.
그리고 정상적 설명도 있다.
왕의 죽음을 서쪽으로 표현.
무덤 소실.
기록 누락.
줄리언은 메모했다.
‘서쪽으로 감’은 문자적 여행과 죽음 은유 모두 가능.
그 아래.
시신 부재는 불멸의 증거가 아님.
계속.
연구자가 물었다.
“왜 그렇게 반대 설명을 꼭 적어요.”
줄리언은 잠깐 생각했다.
“안 그러면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읽을 것 같아서.”
“아버지가 원하는 게 뭔데요.”
“모르겠어요.”
좋은 답.
호텔로 돌아가기 전,
줄리언은 마지막으로 초기 왕국 자료 상자를 봤다.
왕명.
세나 기록.
물길.
공동 장부.
신전.
모든 것이 닫혔다.
회고록에서는 한 사람이 길을 떠났다.
현대에서는 한 시대의 상자를 닫았다.
줄리언이 다음 파일 제목을 봤다.
211화.
벽돌의 도시
처음으로 완전히 다른 냄새가 날 것 같은 제목이었다.
그는 저장 버튼을 눌렀다.
초기 왕국 편은 끝났다.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