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209화 — 왕은 서쪽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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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길을 걷기 전 마지막으로 한 것은 강물을 마시는 일이었다.
공식 의례 아니다.
그냥 목말라서.
사람들이 보고 의미를 붙였을 수 있다.
왕이 마지막으로 강의 물을 마셨다.
왕국을 축복했다.
아니다.
목말랐다.
이런 차이를 수없이 설명했는데,
떠나는 날조차.
나는 웃었다.
네렘이 물었다.
“왜.”
“나중에 저것도 의례 될까 봐.”
그가 강을 봤다.
“안 마실까요?”
“이미 마셨는데.”
둘 다 웃음.
떠나는 군중 속에는 반대자도 있었다.
나를 오래 비판한 경계파 노인.
그가 말했다.
“잘 가십시오.”
“좋아?”
“조금.”
“왜.”
“자연 질서.”
나는 웃었다.
“내 몸은 그대로야.”
“우리 나라 밖이면.”
“너무하네.”
그도 웃었다.
좋았다.
신격파 한 사람은 내 발 앞에 엎드려 길을 막았다.
“가지 마십시오.”
경비가 떼려 했다.
나는 막았다.
“왜.”
“왕이 떠나면 축복도.”
“나라가 당신들이 만든 거야.”
“왕이.”
“나 없을 때도 돌아갔어.”
그는 울었다.
설득 못 했다.
나는 지나갔다.
모든 사람을 납득시키고 떠날 수는 없다.
그게 퇴위.
사람들이 동의할 때만 떠나면 영원히 못 감.
어느 후손이 작은 꾸러미를 줬다.
음식.
“길에서.”
받았다.
왕실 선물 아니라 가족.
“고마워.”
그 아이—성인이었을 수도—가 말했다.
“다시 이름 바꿀 거야?”
“아마.”
“우리한테는.”
질문.
“나는 나야.”
그는 웃었다.
“그게 이름이야?”
“충분해.”
세나 같아졌나.
길을 걷다 무릎이 조금 아팠다.
오래 걸어서.
나는 기뻤다.
왕도,
신도 아니라,
그냥 걸으면 아픈 몸.
밤 숙소에서 발을 확인.
물집 비슷한 것.
회복은 빨랐지만.
살아 있는 증거.
사람이 따라오지 않는 첫날 밤,
펜던트를 꺼내 바닥에 놓았다.
불빛에 파란색.
네라.
세나.
딸.
라엔.
이름이 머릿속에 왔다.
죽은 사람을 한꺼번에 불러내면 견딜 수 없다.
하나씩.
네라가 말했다고 기억하는 문장.
잃어버리지 마.
나는 아직 갖고 있었다.
왕관은 두고.
금도.
지팡이도.
왕국 전체도.
이 작은 물건만.
어떤 선택이 더 중요한지 역사는 다르게 평가할 것이다.
나한테는 분명했다.
나는 왕이기 전에 사람이었다.
그걸 들고 떠났다.
며칠 뒤 어느 마을 벽에서 내 그림 비슷한 걸 봤다.
젊은 왕.
금 띠.
푸른 점.
나는 옆을 지나갔다.
아무도 나를 그림과 연결 못 했다.
여행 먼지.
평범한 옷.
왕관 없음.
상징이 사람보다 사람을 더 잘 알아보게 만드는 순간.
재미있었다.
나는 자유로웠다.
조금.
완전히는 아니다.
내 얼굴을 알아보는 지역도 있을 테고,
소문도.
하지만 첫날보다 멀리.
왕국 경계가 뒤로 갔다.
해가 지는 방향에서 나는 다시 북쪽 길로 꺾었다.
후대는 ‘왕은 서쪽으로 갔다’고 남긴다.
그 뒤 북쪽으로 꺾은 기록은 없다.
왜.
아무도 왕을 따라오지 않았으니까.
역사는 여기서 나를 잃었다.
나는 그때부터 다시
역사 기록보다 내 기억에 더 많이 의존해야 한다.
떠나는 날은 새벽이었다.
사람 몰리지 않게 하려고.
실패했다.
이미 길 양쪽에 사람이 있었다.
누가 시간 말했나.
왕궁 사람?
경비?
아무도 모른다.
나는 화내지 않았다.
마지막인데.
아니.
내겐 마지막 아닐 수 있다.
그 사람들에겐 마지막.
그 차이를 생각했다.
짐은 적었다.
물.
음식.
여행 도구.
칼.
옷.
푸른 펜던트.
금 없음.
왕 띠 없음.
지팡이 없음.
말도 처음부터 타지 않았다.
걷고 싶었다.
수십 년 전.
아니 백 년도 넘기 전.
이 정착지에 처음 왔을 때처럼.
그때는 외지인.
지금은 모두가 아는 얼굴.
사람들이 절했다.
울었다.
아이들은 구경.
어떤 사람은 내 발 앞 흙을 만졌다.
“하지 마.”
무심코 말했다.
그는 손을 뗐다.
아직도 왕처럼 말하고 있다.
습관.
네렘이 나왔다.
금 띠는 안 썼다.
좋았다.
“왕.”
내가 말했다.
그가 인상을 썼다.
“이제야.”
“기분 어때.”
“왕이 떠나는데 전왕이 농담.”
“익숙해져.”
사람들이 조금 웃었다.
나는 네렘에게 마지막 조언을 하고 싶었다.
백 개.
참았다.
“뭐 없어?”
그가 물었다.
“있어.”
“그런 얼굴.”
“안 할게.”
네렘이 웃었다.
“좋습니다.”
우리는 손을 잡았다.
왕과 전왕.
사실 그냥 두 사람.
“나라 잘.”
말하다 멈췄다.
또 소유처럼.
“당신 방식으로 해.”
네렘이 고개를 끄덕였다.
“왕도.”
그가 말했다.
“이제 당신 방식으로 사세요.”
가슴이 아팠다.
좋은 말.
가족 후손들도 있었다.
누가 누구의 몇 대인지 여기 다 적지 않는다.
나는 일부를 알았고,
일부는 희미했다.
이라 약속.
모두 추적하지 않는다.
한 아이가 물었다.
“다시 와?”
“모르겠어.”
주변 어른들이 울다가 웃었다.
내 대표 답.
나는 아이 머리에 손을 올리려다 멈췄다.
왕 축복처럼 보일까.
그냥 손을 흔들었다.
아이가 따라.
길로 나갔다.
서쪽.
왜 서쪽이었나.
처음 목적지는 완전히 서쪽만은 아니었다.
길을 돌아 북쪽·동쪽으로 갈 생각.
하지만 왕국 밖으로 빠지는 첫 큰 길이 서쪽 강변을 따라갔다.
그게 후대에 의미가 됐다.
서쪽.
해지는 곳.
죽은 자의 방향.
당시에도 일부 지역에서 그런 연상이 있었다.
사람들은 말했다.
“왕은 서쪽으로 갔다.”
사실.
그리고 점점.
“왕은 서쪽으로 돌아갔다.”
어디로?
신에게.
조상에게.
하늘에.
나는 그냥 길을 걸었는데.
조금 가다 뒤를 봤다.
왕궁.
정확히는 약속의 집에서 커진 건물.
벽.
시장.
강.
수로.
세나와 걷던 곳.
딸.
라엔.
테멘.
아렘.
하렌.
사람들이 다 겹쳤다.
왕국은 현재 건물보다 기억으로 더 컸다.
돌아갈까.
생각했다.
정말.
몇 걸음이면.
사람들이 좋아할 것.
네렘은 싫어할 것.
나도 다시 편해질 것.
나는 발을 앞으로 돌렸다.
걷는다.
뒤에서 누군가 소리쳤다.
무슨 말인지 정확히 기억 안 난다.
[모름]
아마 왕호.
나는 돌아보지 않았다.
몇 시간 지나 사람 수가 줄었다.
일부는 따라왔다.
순례처럼.
“돌아가.”
말했다.
“조금만.”
그들은 더 따라.
하루.
둘.
나는 화냈다.
“새 왕한테 가.”
어떤 사람은 울며 돌아갔다.
몇 명은 여행 자체가 목적이라고 했다.
막을 권리 없음.
나중에 갈림길에서 흩어졌다.
처음으로 아무도 나를 모르는 숙소 비슷한 곳에 도착한 건 며칠 뒤.
주인이 물었다.
“어디서.”
나는 왕국 이름을 말했다.
“뭐 했어.”
질문.
왕.
백 년 넘게.
말하면 끝.
“길 일.”
내가 말했다.
완전한 거짓말은 아니다.
길을 정말 많이 다뤘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녁을 줬다.
나를 몰랐다.
나는 먹었다.
아무도 절하지 않았다.
아무도 신인지 안 물었다.
그날 밤 오랜만에 잠이 잘 왔다.
왕은 죽지 않았다.
다만 서쪽으로 갔다.
그 뒤 사람들은 내 빈 무덤을 만들었는지,
처음부터 만들었는지,
기록이 갈린다.
[모름]
확실한 것은 시신이 없었다는 것.
당연하다.
나는 살아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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