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tory Box
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91화 — 왕에게 처음 무릎 꿇은 아이

세상이 이름을 갖기 전에 · 191 / 370약 8분0자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기억]

왕에게 처음 완전히 무릎을 꿇은 사람은 장군도,

사절도,

제사장도 아니었다.

아이였다.

먼 북쪽 마을에서 온 가족.

공동부담 문제로 대표단이 왕궁—나는 아직도 속으로 약속의 집이라고 불렀다—에 왔다.

대표들이 들어오기 전 바깥 마당에는 가족들도 있었다.

나는 회의 전에 잠깐 걸었다.

사람들이 고개를 숙였다.

어떤 사람은 더 깊게.

어떤 사람은 그냥 인사.

184화 이후 그 정도 다양성은 있었다.

한 아이가 나를 보자 움직임을 멈췄다.

아홉 살?

열 살?

[추정]

정확히 모른다.

아이 어머니가 뭔가 속삭였다.

아이가 갑자기 바닥에 엎드렸다.

무릎.

손.

이마까지 거의 흙에 닿았다.

나는 당황했다.

“왜 그래.”

아이 몸이 더 굳었다.

어머니도 긴장했다.

“일어나.”

아이는 안 움직였다.

내가 직접 가까이 갔다.

경비가 순간 움직였다.

손으로 막았다.

아이 앞에 쪼그려 앉았다.

“일어나도 돼.”

아이가 아주 작은 소리로 물었다.

“진짜요?”

“응.”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눈에 공포와 기대가 같이 있었다.

“뭐라고 들었어?”

어머니가 말리려 했다.

나는 아이에게 물었다.

아이가 말했다.

“왕은 땅보다 오래 살았다고.”

주변에서 웃음이 조금 났다.

나는 안 웃었다.

“땅보다는 안 오래 살았어.”

“강보다.”

“그것도 아니야.”

아이가 나를 자세히 봤다.

“근데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도 왕 봤대요.”

이건 가능했다.

그 아이 마을이 우리 연합에 늦게 들어왔어도,

교역 기록은 오래됐다.

“그럴 수도.”

“왕은 죽어요?”

바로.

아이 질문은 늘 중심으로 온다.

“모르겠어.”

아이가 놀랐다.

“왕도 몰라요?”

“응.”

그 대답에 아이가 조금 웃었다.

모르는 왕.

신화와 맞지 않았나 보다.

나는 손을 내밀었다.

아이는 잡았다.

손이 작았다.

사람 손.

내 손도.

“다음부터 저렇게 안 해도 돼.”

내가 말했다.

아이는 어머니를 봤다.

어머니가 당황했다.

“저희 마을에서는 왕께—”

“누가 정했어.”

“예전부터.”

예전.

몇 년?

누가 시작했나.

아무도 모른다.

왕에게 무릎 꿇는 예절을 공식화한 적은 없었다.

절하지 않았다고 벌주는 규칙도 없다.

그런데 먼 지역에서 ‘올바른 왕 인사법’이 독자적으로 만들어졌다.

중앙이 만든 적 없는 궁정 예절.

전승.

이게 더 무서웠다.

나는 대표 회의에서 이 문제를 꺼냈다.

“무릎 꿇으라고 한 적 있어?”

북쪽 대표들이 서로 봤다.

“아니요.”

“그럼 왜.”

나이 든 대표가 말했다.

“아이들이 왕 앞에서 버릇없이 굴면 안 되니까.”

“고개만 숙여도 되잖아.”

“왕인데.”

또 그 한마디.

나는 규칙을 다시 확인했다.

왕 앞에서 완전한 무릎꿇음 의무 없음.

하지 않아도 처벌 없음.

어떤 사람은 말했다.

“하고 싶은 사람은.”

“막진 않아.”

개인 선택.

단,

아이에게 강요?

부모 교육까지 국가가 통제할 수 있나.

나는 고민했다.

세렌이 말했다.

“왕을 만나기 전 예절 교육 자체는 어디든 합니다.”

“그런데 신처럼.”

“왕이 신이라고 가르쳤는지 확인해야죠.”

실제로 아이 어머니는 신이라고 말한 적 없었다.

“오래된 왕.”

“높은 왕.”

“예의를 지켜라.”

그게 아이 머리에서 신화와 결합.

누구 한 명 잘못도 아니다.

며칠 뒤 그 아이가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다시 나를 봤다.

이번에는 무릎 안 꿇었다.

어색하게 고개만 숙였다.

“잘했어.”

내가 말했다.

아이가 활짝 웃었다.

그리고 작은 말린 과일 하나를 내밀었다.

“이건 뭐.”

“왕 먹으라고.”

“너 먹어.”

“많이 있어요.”

받았다.

먹었다.

평범하게 달았다.

아이도 먹었다.

둘이 같이.

그 장면이 더 오래 남기를 바랐다.

무릎꿇은 왕과 백성이 아니라,

과일 나눠 먹은 두 사람.

하지만 후대 기록에는 전자가 더 잘 남는다.

왜냐하면 이상한 장면이 기록되니까.

평범한 장면은 잘 안 남는다.

나는 그래서 여기 적는다.

그 아이는 나를 사람으로 만나기 전에 신화로 먼저 배웠다.

그리고 직접 만난 뒤에는,

적어도 한 번은 나와 같은 과일을 먹었다.

END OF CHAPTER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

다음 화

읽는 흐름을 끊지 않고 바로 다음 화로 이어집니다.

읽던 위치를 저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