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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90화 — 왕이 아니었던 나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었다

세상이 이름을 갖기 전에 · 190 / 37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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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깨달았다.

왕이 아니었던 나를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다.

정확히는,

살아 있는 사람 중.

내가 이 정착지에 처음 왔을 때.

아렘 창고에서 짐 나르던 사람.

테멘한테 혼나던 외지인.

약속지기라는 말도 없던 시절.

그걸 직접 본 사람.

없었다.

세나.

죽음.

딸.

죽음.

하렌.

아렘.

테멘.

라엔.

메렌.

모두.

젊은 관리에게 물었다.

“내가 왕 되기 전에 뭐였는지 알아?”

그가 웃었다.

“약속지기.”

“그 전.”

“물길 사람?”

“그 전.”

“외지인.”

기록으로.

“본 사람은?”

그가 주변을 봤다.

없다.

“그래서.”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게 바로 내가 두려워하던 순간.

사람들이 나를 인간으로 보지 않는 이유가 꼭 신앙 때문은 아니다.

왕이 아니던 나를 본 사람이 없기 때문.

태어날 때부터 왕.

부모도 왕이라고 말함.

조부모도.

왕은 늘 같은 얼굴.

그들에게 왕이 평범한 사람이었다가 직위를 얻었다는 사실은

역사 지식.

체험 아님.

한 아이가 궁전 앞에서 나를 봤다.

“왕은 언제부터 왕이었어?”

내가 말했다.

“중간부터.”

아이는 웃었다.

“무슨 중간.”

“내 삶.”

“왕 삶 전도 있어?”

“응.”

“뭐 했어.”

나는 생각했다.

농사.

가족.

사냥.

짐.

길.

“많이.”

아이에게 몇 개 말했다.

그는 믿기 어려운 얼굴.

“왕이 자루 날랐어?”

“응.”

“거짓말.”

주변 사람들이 웃었다.

나는 웃지 못했다.

아이가 악의 있는 게 아니다.

그의 세계에서 왕은 자루를 나르는 사람이 아니다.

내 과거가 사회 상상 바깥으로 밀리고 있었다.

교육 모임에서 초기 기록을 계속 가르쳤다.

48화 실패.

테멘.

세나.

아렘.

사람들은 배웠다.

시험 비슷한 데서도 답했다.

그래도 감각은 다르다.

“왕도 예전에 실수했다.”

이 문장은

“신이 인간의 모습으로 시험받았다.”

처럼도 해석될 수 있다.

내 인간성을 증명하려 남긴 실패가

신화 안에서 새로운 장면이 된다.

세렌의 후계 의례 담당자 하나가 말했다.

“왕의 초기 고난은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나는 바로 막았다.

“고난 서사 만들지 마.”

그는 당황했다.

“실제잖아요.”

“실제인데, 왕 되려고 겪은 거 아니야.”

내 삶은 왕의 준비 과정이 아니었다.

네라.

사무.

이라.

그 사람들은 내 왕권의 프롤로그가 아니다.

자기 삶.

이걸 지키고 싶었다.

가장 두려운 역사 왜곡 중 하나.

모든 과거를 현재 왕의 운명으로 읽는 것.

“어릴 때부터 선택받았다.”

아니.

나는 왕이 될 생각 없었다.

왕 자체가 없었다.

사람들은 운명 이야기를 좋아한다.

나는 우연과 선택과 실수를 기억한다.

그 차이를 기록으로 남겼다.

왕이 되기 전의 삶은 왕이 되기 위한 준비가 아니었다.

그리고.

나를 인간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죽었다고 해서, 내가 인간이 아니게 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문장.

아마 너무 좋은.

그래도 남겼다.

문제는 사회.

왕이 인간이라는 내 자기인식과,

사람들이 왕을 보는 방식 사이 거리가 벌어졌다.

일부는 여전히 그냥 오래 사는 사람.

많이.

일부는 축복.

일부는 신.

일부는 불길.

하지만 공통점 하나.

왕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이 문장은 모두 동의.

정치적으로도.

종교적으로도.

행정적으로도.

왕국의 시작과 내 존재가 겹치기 시작했다.

“왕 전에는?”

사람들이 물으면.

“옛날.”

그 옛날이 점점 신화 시대로 밀렸다.

나는 살아 있는 사람이면서

역사적 인물이 됐다.

이 상태가 신격화의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신이라고 불리는 순간이 아니라,

아무도 그가 평범한 인간이던 때를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

그 뒤로 왕을 인간으로 유지하는 일은

규칙보다 기억의 싸움이 됐다.

[기록]

후대 왕명 목록은 이 시기쯤부터 더 이상 초기 약속지기 이름과 현재 왕을 분리하지 않는다.

하나의 긴 왕명.

혹은 여러 왕이 같은 이름을 쓴 왕조.

자료마다 다르다.

현대 역사가에게는 후자가 훨씬 합리적이다.

나도 그렇게 읽었을 것이다.

한 왕이 여러 인간 세대를 지나 같은 얼굴로 통치했다는 설명보다.

* * *

스위스 보관소 둘째 날,

줄리언은 왕명 목록 전사본을 보고 있었다.

초기 부분은 불완전했다.

서로 다른 이름.

직위.

표식.

그다음 어느 시점부터 같은 왕명이 반복됐다.

연대 추정 폭이 너무 넓었다.

연구자가 말했다.

“여기서부터 왕조명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사람이 아니라.”

“보통은 그렇게 봅니다.”

줄리언은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합리적.

“얼마나 길어요.”

연구자가 범위를 설명했다.

자료층 기준으로 보면

정상적인 한 사람 통치로 보기 어려운 기간.

그렇다고 정확한 연속도 아님.

후대 복제.

연대 오차.

동일 칭호.

여러 가능성.

보존 담당자가 다른 조각을 가져왔다.

아주 작은 표식.

후대 번역 주석.

늙은 왕을 그린 것이 아니라, 오래된 왕을 그린 것일 수 있음.

흥미로운 문장.

줄리언이 물었다.

“무슨 뜻이죠.”

연구자가 설명했다.

왕을 늙은 얼굴로 묘사하는 관습이 거의 없다는 것.

항상 비슷한 젊은 유형.

“이상한가요.”

“꼭 그렇진 않습니다.”

이상화된 왕 이미지.

전형적.

실제 외모를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

또 정상적 설명.

줄리언은 웃었다.

아버지 기록은 계속 이상한 사실과 정상적인 해석 사이에 있었다.

그게 가장 견디기 힘들고,

가장 믿을 만했다.

확실한 기적 하나가 나오면 오히려 쉬울 텐데.

없다.

연구자는 한 자료를 가리켰다.

“다만 이 문구는 재미있네요.”

번역은 불확실.

대략.

왕 이전을 기억하는 자가 없음.

줄리언 손이 멈췄다.

회고록 190화와 너무 가까웠다.

연구자가 바로 말했다.

“통치가 오래됐다는 관용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알아요.”

“또는 왕조 전체를 한 왕으로 표현한 것.”

“네.”

“후대 찬양문일 수도.”

정상적 설명 셋.

줄리언은 메모했다.

자료 문구와 회고록 모티프 유사. 독립성 확인 필요.

아버지가 이 자료를 먼저 보고 소설을 썼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대체 설명.

버리지 않는다.

그날 호텔에서 줄리언은 190화를 다시 읽었다.

왕이 아니었던 나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 문장이 갑자기 정치가 아니라 공포처럼 느껴졌다.

한 사람이 오래 살아서 무서운 게 아니다.

사람들이 그 사람의 시작을 잃어버리는 것.

그때 인간은 신화가 된다.

191번째 기록 제목은 짧았다.

왕에게 처음 무릎 꿇은 아이.

줄리언은 노트북을 닫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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