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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74화 — 라엔의 흰 머리

세상이 이름을 갖기 전에 · 174 / 37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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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엔 흰 머리를 처음 본 날,

나는 아무 말도 안 했다.

그가 먼저 말했다.

“봐.”

“뭘.”

머리를 가리켰다.

“드디어.”

웃었다.

나는 웃지 못했다.

라엔이 말했다.

“또 그 얼굴.”

“뭐.”

“내가 늙는 거 죄책감.”

“아니.”

“맞아.”

가족은 계속 나를 읽었다.

라엔은 후계 후보가 된 지 오래됐다.

왕위는 비지 않았다.

나는 재임 검토를 계속 통과했다.

그도 계속 자기 일을 했다.

물길.

재난.

공동회의.

후보 자격은 유지.

문제는 시간.

라엔은 늙고 있었다.

“언제까지 기다릴 생각이야.”

내가 물었다.

그가 화냈다.

“내가 기다리기만 하는 것 같아?”

아픈 말.

“아니.”

“나는 내 일 해.”

“알아.”

“왕은 되고 싶지만, 왕만 하려고 사는 건 아니야.”

맞다.

후계자를 왕위 대기실에 가두면 안 된다.

그래서 후보에게 별도 직위·궁전·군대 안 준 것.

그게 효과 있었다.

라엔은 자기 삶이 있었다.

배우자.

아이.

물길.

친구.

그럼에도 왕이라는 가능성은 계속 뒤에 있었다.

사람들이 그를 볼 때.

“다음 왕.”

라엔은 싫어했다.

어느 날 공개적으로 말했다.

“저를 다음 왕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왜.”

“자리 안 비었잖아요.”

사람들이 웃었다.

“언젠가.”

“언젠가가 언제인데.”

그 질문이 모두를 조용하게 했다.

불멸왕 아래 ‘언젠가’는 평범한 왕국과 다르다.

현왕이 죽을 때.

그 말이 의미 없음.

퇴위할 때.

내가 정해야.

재임 검토에서 떨어질 때.

사람들이 원해야.

모든 조건이 불확실.

라엔은 말했다.

“후보도 기간이 있어야 해.”

좋은 제안.

왕 후보 자격을 일정 순환마다 다시 확인.

원하면 내려올 수 있음.

오래 후보였다는 이유로 우선권 없음.

후보가 늙었다고 자동 승계도 없음.

메렌도 찬성.

“후보도 직위가 되면 안 돼요.”

맞다.

첫 후보 재검토에서 일부 사람이 빠졌다.

“이제 싫다.”

정상.

라엔은 남았다.

그때는.

집에 돌아와 물었다.

“왜 계속.”

“아직 하고 싶으니까.”

“나 때문에.”

“또.”

라엔이 한숨.

“할아버지 때문만 아니야.”

그는 왕국 자체에 관심이 있었다.

“이 구조 다음에 어디까지 갈지 보고 싶어.”

내가 했던 말과 닮았다.

끝을 보고 싶다.

권력의 유혹 중 하나.

긴 계획.

“그러다 나보다 먼저 죽어.”

말이 나왔다.

라엔이 조용해졌다.

나도.

미안하다고 하려는데 그가 먼저 말했다.

“그럴 수도 있지.”

너무 쉽게.

“싫지 않아?”

“죽는 거?”

“왕 못 해보고.”

라엔은 오래 생각했다.

“조금.”

그리고.

“근데 왕 안 해도 산 건 사는 거잖아.”

세나.

딸.

모두 같은 곳.

직위가 삶 전체가 아니다.

나는 왕이 된 뒤 그걸 자꾸 잊었다.

라엔 흰 머리는 후계 제도 실패의 증거가 아니었다.

그냥 사람의 시간.

문제는 왕을 기다리는 제도가 그 시간을 잡아먹지 않게 하는 것.

그날 기록에 썼다.

왕을 기다리다가 늙는 후계자를 만들지 말 것.

그 문장이 라엔에게 너무 늦지 않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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