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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73화 — 딸이 죽은 뒤에도

세상이 이름을 갖기 전에 · 173 / 37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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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마지막 병은 길지 않았다.

나이 든 몸.

열.

숨.

치료자들은 크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나는 이번에는 왕의 치료 재료를 전부 가져오라고 하지 않았다.

이미 배웠다.

그래도 아버지 마음은 달랐다.

“뭐 더 없어?”

치료자에게 계속 물었다.

“없습니다.”

“다른 사람.”

“봤습니다.”

“외부.”

“왕.”

딸이 내 말을 끊었다.

“그만.”

목소리가 약했다.

“아버지 또 그래.”

나는 입을 다물었다.

딸은 나를 오래 봤다.

“왕 얼굴 아직 그대로네.”

“조금 늙었을 수도.”

“거짓말.”

우리는 웃었다.

“무서워?”

내가 물었다.

딸은 생각했다.

“죽는 게?”

“응.”

“조금.”

“나도.”

“아버지가 왜.”

“당신 죽는 거.”

딸이 웃었다.

“그건 내 죽음이지 아버지 죽음 아니야.”

세나와 같은 선.

사람 삶을 내 불멸의 비극으로만 만들지 말 것.

“알아.”

“진짜?”

“노력 중.”

딸은 손을 내밀었다.

나는 잡았다.

손이 세나보다 조금 닮았다.

내 기억이 만든 것일 수도.

[추정]

“라엔.”

딸이 말했다.

“응.”

“왕 하고 싶대.”

“알아.”

“막지 마.”

“안 막아.”

“표정으로도.”

나는 웃었다.

“그건 어렵네.”

“연습해.”

끝까지.

“메렌도.”

“응.”

“왕가 아니라고 더 쉽게 고르지도 마.”

나는 놀랐다.

“내가 그럴 것 같아?”

“아버지는 공정하려다 역차별도 해.”

맞다.

딸은 내 기록을 다 읽었다.

가족은 무섭다.

“알겠어.”

“그리고.”

숨을 골랐다.

“나 죽으면 시장에 내 이름 붙이지 마.”

“왜 다들 그 말 해.”

“엄마 딸이잖아.”

우리는 웃었다.

딸이 죽은 건 이틀 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기록]

정확한 마지막 말은 남기지 않겠다.

가족 대화.

시장 사람들은 장례에 많이 왔다.

왕녀 장례라고 부르려는 외부 사절도.

나는 정정하지 않았다.

딸 마지막 부탁만 지켰다.

시장 이름 안 붙임.

별도 궁전 무덤 없음.

그녀가 일한 기록은 그대로.

라엔은 장례에서 거의 말을 못 했다.

어머니.

왕 후보가 아니라 아들.

나도.

왕이 아니라 아버지.

사람들은 또 내 얼굴을 봤다.

노년의 딸 옆 젊은 아버지.

이 장면은 숨길 수 없었다.

장례 뒤 어떤 젊은 사람이 말했다.

“왕은 아이도 먼저 보내네요.”

나는 대답했다.

“응.”

“어떻게 버텨요.”

“못 버틸 때도 있어.”

그는 이해 못 한 얼굴.

불멸자가 상실에 익숙할 거라는 생각.

아니다.

익숙해지는 건 장례 절차.

사람 잃는 건 매번 다르다.

그날 기록에 썼다.

내 딸은 나보다 먼저 늙었고, 나보다 먼저 죽었다.

아주 평범한 사실.

불멸자에게는 평범하지 않은 사실.

그리고 정치적으로도 큰 변화.

나를 왕이 되기 전의 아버지로 기억하던 가장 가까운 사람이 또 사라졌다.

라엔은 나를 할아버지로 기억한다.

딸은 나를 젊은 아버지로 기억했다.

그 차이는 크다.

신화는 증인이 죽는 속도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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