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71화 — 선택받았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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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다음 재임 검토에서도 나는 남았다.
그다음에도.
매번 만장일치는 아니었다.
기록에는 반대가 있다.
왕이 너무 오래 한다.
왕이 외부 관계를 너무 많이 독점한다.
왕을 바꾸지 않으면 후계 제도가 의미 없다.
맞는 말.
찬성도 있다.
전쟁이 안정됐다.
물길과 시장이 연결됐다.
외부 왕국들이 현재 왕을 안다.
불로왕이 장기 계획을 기억한다.
이것도 맞는 말.
사람들은 논의했고,
결국 나를 다시 선택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의례 담당자 하나가 공개 자리에서 말했다.
“사람의 선택이 계속 같은 곳으로 모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나는 바로 불편했다.
“무슨 이유.”
그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왕이 선택받았기 때문일 수도.”
“사람들한테?”
“그 이상.”
방 안이 조용해졌다.
155화에서 나눈 논쟁이 정치 제도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말했다.
“사람들이 선택한 것과 신이 선택한 것은 같은 말이 아니야.”
그는 반박하지 않았다.
“같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말이 능숙했다.
“다만 사람들이 묻습니다.”
또 사람들.
나는 지쳤다.
재임 검토를 만든 이유는 왕권을 약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매번 같은 왕이 살아남자,
일부 사람에게는 오히려 반대 증거가 됐다.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이 계속 고르는 사람.”
“병들어도 살아난 사람.”
“전쟁에서도 죽지 않은 사람.”
“후손은 늙는데 본인은 그대로인 사람.”
이걸 우연과 제도로만 설명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
나는 반대로 말했다.
“내가 계속 선택된 건 규칙이 잘 작동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익숙해서일 수도 있어.”
대표 하나가 웃었다.
“왕이 자기 정당성 깎네.”
“가능성 말하는 거야.”
또 다른 대표.
“그래도 매번 반대할 기회 있잖아요.”
“응.”
“그런데 계속 왕.”
맞았다.
정치적으로는 강한 정당성.
내가 원한 방식으로.
그게 종교적 정당성으로 번질 줄은 덜 생각했다.
라엔은 공개적으로 말했다.
“할아버지가 왕인 이유는 우리가 계속 왕으로 두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웃었다.
일부 의례 담당자는 말했다.
“그 선택도 뜻이 있을 수 있죠.”
라엔이 머리를 감쌌다.
메렌은 더 실용적이었다.
“그럼 왕 바꾸면 신 뜻 바뀐 겁니까?”
좋은 질문.
상대는 말했다.
“그럴 수도.”
끝이 없다.
나는 그날 정치 기록과 의례 기록을 분리해서 남기게 했다.
재임 검토 결과:
왕 유지.
이유:
공동체별 의견.
그 아래 종교적 해석은 별도.
섞지 않는다.
후대가 보면 둘 다 자료다.
중요한 건 당시 국가가
‘신이 왕을 선택했다’고 공식 선언하지 않았다는 것.
사람들이 그렇게 말한 적은 있다.
의례 담당 일부도.
왕 본인은 반대.
이 차이는 오래 가면 흐려진다.
그래서 지금 적는다.
재임 검토 뒤 시장에서 어떤 노인이 내게 말했다.
“왕은 선택받았으니 오래 사나 봐.”
나는 물었다.
“누구한테.”
노인은 하늘을 가리켰다.
“저기.”
나는 올려다봤다.
하늘.
아무 답도 없음.
“모르겠는데.”
노인이 웃었다.
“왕은 맨날 모른대.”
“진짜 모르니까.”
그는 만족한 얼굴로 갔다.
내 부정조차 겸손의 증거로 읽었을지도 모른다.
신화는 반박을 먹고 자란다.
정치 제도도 마찬가지로 예상 못 한 의미를 얻는다.
나는 왕을 바꿀 수 있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말했다.
바꿀 수 있는데도 계속 같은 왕이라면, 그게 선택의 증거다.
그 논리가 이후 수십 년을 따라왔다.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