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62화 — 왕의 피는 자격이 아니다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라엔 후보 등록 이후 가장 먼저 나온 말은 예상대로였다.
“그래도 왕 피잖아.”
어떤 사람은 장점으로 말했다.
어떤 사람은 비난으로.
둘 다 같은 문장.
나는 후보 평가 회의에 들어가지 않았다.
대신 규칙 만드는 회의까지만 참석했다.
후보 개인을 평가하기 전의 규칙.
무엇을 볼 것인가.
혈통?
아니.
공동 역할 경험.
외부 협상.
위기 대응.
기록 이해.
자기 분야 전문성.
다른 공동체와 같이 일해본 경험.
실수했을 때 고친 기록.
나는 마지막 항목이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완벽한 사람을 찾는 건 불가능하다.
틀렸을 때 어떻게 하는지.
한 대표가 말했다.
“전투도.”
경비 쪽.
시장 대표가 반대.
“왕이 장군만은 아니잖아.”
맞았다.
군사 경험은 하나의 요소.
필수는 아님.
또 다른 사람이 말했다.
“아이 있어야 하나.”
나는 바로 말했다.
“왜.”
“후계.”
회의가 이상하게 조용해졌다.
왕이 왕조를 만든다는 생각은 정말 빨리 자란다.
“필요 없어.”
기록자가 남겼다.
배우자 유무.
자녀 유무.
성별.
가문.
후계 자격과 직접 무관.
당시 사회 기준으로 완전히 모든 편견이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 사람들 마음에는 있었다.
그래도 공식 기준에는 넣지 않았다.
후보 기준을 정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왕에게 필요한 능력을 너무 많이 넣으려 했다.
전투.
기록.
농사.
물길.
시장.
외교.
치료 지식.
의례.
“이걸 다 잘하는 사람이 있어?”
내가 물었다.
사람들이 나를 봤다.
“왕.”
누군가 말했다.
나는 웃었다.
“나 다 못 해.”
“그래도 많이.”
그게 또 문제.
내가 너무 오래 살면서 여러 일을 경험했다.
후계 후보에게 같은 폭을 요구하면 누구도 못 따라온다.
불멸자의 경력을 인간 후보 기준으로 쓰면 불공정하다.
나는 항목을 줄였다.
자기가 모르는 걸 아는가.
전문가에게 맡길 수 있는가.
다른 공동체와 일할 수 있는가.
틀렸을 때 고칠 수 있는가.
이 네 가지가 오히려 중요했다.
경비 대표가 말했다.
“너무 추상적인데.”
맞았다.
그래서 실제 사건으로 본다.
첫 시험은 작은 홍수 대응이었다.
큰 재난은 아니었다.
비가 예상보다 많이 와 하류 창고 두 곳이 위험.
라엔은 현장에 있었다.
물길 담당과 바로 움직였다.
장점.
문제는 시장 쪽 운반 사람을 너무 늦게 불렀다.
창고 한 곳에서 일부 곡물이 젖었다.
그는 책임을 기록했다.
“내가 물만 봤다.”
좋았다.
메렌은 같은 시기 다른 구역에서 피난민 임시 숙소 조정을 맡았다.
사람 수 계산은 정확.
그런데 지역 노인들이 특정 건물을 쓰기 싫어하는 이유를 처음엔 무시했다.
그곳이 과거 장례 장소였다고.
신앙·감정 문제.
결과.
사람들이 입주 거부.
메렌은 직접 찾아가 듣고 장소 변경.
자기 기록에 적었다.
“수량만 맞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세나였다면 좋아했을 문장.
후보 평가 기록을 본 사람들은 각자 다르게 말했다.
“라엔은 현장형.”
“메렌은 기록형.”
나는 싫었다.
사람을 한 단어로 줄이는 것.
다음 사건에서는 반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그래서 기록 담당에게 말했다.
“성격표 만들지 마.”
“왜.”
“사람 바뀌어.”
“그래도 특징.”
“사건만.”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사람들은 별명을 좋아한다.
라엔 = 물의 사람.
메렌 = 장부의 사람.
나는 = 안 늙는 왕.
모두 일부 사실.
전부는 아니다.
후보 기준 논쟁 중 성별 문제도 실제로 나왔다.
어떤 오래된 대표가 말했다.
“메렌이 왕 되면 전쟁은.”
메렌이 바로 말했다.
“제가 직접 창 들겠다고 한 적 없습니다.”
사람들이 웃었다.
“왕은 전투 잘해야.”
“현재 왕은 뒤에서 지휘하라고 117화에 배웠잖아요.”
또 기록.
사람들이 내 과거를 이용해 서로 논쟁했다.
나는 가만히 있었다.
결국 성별은 기준에서 빠졌다.
실제 편견은 남아 있다.
문서 한 줄로 사람 마음은 안 바뀐다.
하지만 적어도 문서가 편견을 법으로 만들지는 않았다.
라엔은 왕가라 유리하고,
메렌은 외곽·여자라 불리할 수 있다.
반대로 메렌의 출신이 외곽 지지를 끌고,
라엔의 혈통이 오히려 반감을 만들기도.
사람 조건은 한 방향으로만 작동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점수표를 싫어했다.
사람은 표보다 복잡하다.
라엔 외에 실제 후보로 올라온 사람 중 하나가 메렌이었다.
[추정]
이 이름은 후대 전사본마다 조금 다르다.
다섯 번째 공동체 출신 여자.
북방위기 때 피난민 배치 기록을 맡았고,
이후 외교·공동부담 조정 일을 했다.
왕가와 혈연 없음.
큰 가문도 아니다.
처음에는 시장 기록자.
나마르 아래 대행 체제에서 능력이 드러났다.
메렌은 후보 제안을 받고 말했다.
“왜 저요?”
나마르가 대답했다.
“그러니까.”
그녀는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며칠 생각한 뒤 동의했다.
라엔과 메렌.
둘만 후보는 아니었다.
경비 출신 하나.
외교 담당 하나.
후보군은 여러 명.
중요한 건 왕가와 비왕가가 같은 표식판 위에 놓였다는 것.
사람들은 계속 비교했다.
“라엔은 왕 곁에서 컸잖아.”
장점.
“그래서 불공정하잖아.”
단점.
“메렌은 다섯 번째 마을이라 중심을 덜 알아.”
단점.
“그래서 외곽을 알지.”
장점.
똑같은 사실이 보는 사람에 따라 바뀌었다.
나는 이걸 좋아했다.
사람은 점수표 하나로 정리되지 않는다.
후보 평가도 승마 경기처럼 한 줄 순위가 아니었다.
각 분야에서 실제 역할을 맡겨보기.
회의.
외교.
재난.
지역 갈등.
그리고 사람들이 기록한다.
어떤 결정을 했는지.
왜.
나는 결과표를 보지 않으려 했다.
실패.
나중에는 읽었다.
왕이면서 나라 상황을 완전히 모르는 것도 이상하니까.
다만 의견 표시는 안 했다.
라엔이 첫 공동회의 진행을 맡은 날,
사람들이 내 얼굴을 계속 봤다고 한다.
나는 참석하지 않았는데.
정확히는 내가 없는 자리에서조차
“왕이 이걸 어떻게 볼까”
라는 말이 나왔다.
메렌이 말했다.
“왕은 여기 없어요.”
기록에 남아 있다.
그 한마디가 마음에 들었다.
라엔 첫 회의는 길었다.
너무 많은 사람 말을 다 들었다.
나를 닮았다.
메렌 첫 회의는 반대였다.
발언 시간을 잘랐다.
세나를 조금 닮았다.
둘 다 불만이 나왔다.
좋았다.
사람들은 실제 차이를 보기 시작했다.
“왕 손주.”
“다섯 번째 마을 여자.”
그런 분류만으로는 부족해졌다.
결정 방식.
말.
실수.
관계.
이걸 봐야 했다.
어느 날 라엔이 나를 찾아왔다.
“사람들이 자꾸 피 얘기해.”
“알아.”
“짜증나.”
“나도.”
“그럼 공식으로 말해.”
“뭘.”
그가 말했다.
“왕 피가 자격 아니라고.”
나는 웃었다.
“이미 규칙에 있어.”
“사람들이 규칙 다 읽어?”
세나가 하던 말.
맞았다.
다음 공동 식사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말했다.
왕의 피는 자격이 아니다.
그리고 바로 덧붙였다.
왕의 피라는 이유로 자격을 빼앗지도 않는다.
두 문장이 같이 있어야 했다.
사람들이 들었다.
누군가는 좋아했고,
누군가는 싫어했다.
적어도 기준은 명확했다.
문제는 165화에서 드러난다.
사람들이 왕의 피를 정치가 아니라 **물건처럼 가치 있게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